주문
피고인 A을 징역 2년 6개월에,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20,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합257
판결선고
2018. 2. 6.
수원지방법원
제15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A은 2017. 12. 1.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2017. 12. 9.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 A은 주식회사 B의 대표이고, 피고인 주식회사 B는 해외자원 및 유전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피고인 A의 범행
관세법위반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물품 수출신고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피고인은 러시아 국적의 E(같은 날 기소중지)으로부터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등 의무이행을 위해 대한민국 외국환법규상 지급 및 영수에 제한이 있는 이란 거주자에게 비료를 수출하면서 수출 가격을 부풀려 책정한 다음 이란 거주자로부터 수출대금을 영수하게 되면 차액 중 일부를 나눠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수출물품의 가격을 조작하기로 모의하였다.
피고인은 2013. 9. 16.경 부산 중구 중앙동에 있는 부산세관에서 생활폐수 및 음식물쓰레기 등을 정화처리하여 생산한 성분불상의 액체비료 500,000kg을 이란 소재 'F'사로 수출하면서, 사실은 위 액체비료의 시가가 15억 원 상당임에도 불구하고 490억 원인 것처럼 허위의 신고서를 작성하여 수출신고번호 G로 신고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물품의 수출신고를 할 때 부당하게 재산상 이득을 취득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신고하였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은 2013. 7. 2.경부터 피해자 주식회사 B를 설립하여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회사의 자금관리 및 집행 등의 업무에 종사한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3. 8. 16.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위 피해회사 명의의 우리은행 예금 3,000만 원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할 마음을 먹고, 사실은 피해회사가 H에 물품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물품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의 회계처리를 한 후 이를 피고인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로 송금하여 개인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13. 12. 4.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22회에 걸쳐 합계 951,507,000원을 임의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중이던 피해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의 범행
피고인의 대표인 A이 위 1의 가항과 같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수출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I의 진술기재[증인 I은 주식회사 B에 근무하던 직원으로서 피고인들과의 인적관계, 당시 이 사건 액체비료 수출업무에서의 역할 등에 비추어 허위진술을 할 동기가 없는 등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제4회 공판조서 중 증인 J의 진술기재
K, I, L, J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출입국 실적 및 외국인 신원정보 조회자료(E), 관련업체정보(B, M, N합자회사, H, O), 케이앤지코리아(주) 및 관련업체(P, Q, R) 기업정보, 타발송금자(S회사) D&B 보고서, 이란 관련 지급 및 영수 신고허가절차, 관련자 외환거래내역(당/타발) 및 송금 증빙자료, (주)B 수출신고서 및 관련자료(무역서류, 현품사진, 이메일 등), 확인서(10억 원 영수관련), (주)B 10억 원 영수관련 우리은행 검토자료, 이란 구매자 'F회사' D&B 보고서, 케이앤지코리아(주) 수출신고서 및 관련자료, 케이앤지코리아(주) 수출물품 분석의뢰서 및 회보서, (주)O 및 (주)B 세적자료, 관세청통합정보시스템 추출 액체비료 수출단가 비교자료, 각 E 제출 이메일, E 작성 메모 및 번역자료, 압증 제14호 E 휴대전화 저장자료 주요 출력물, 압증 제15호 'E-mail(T) Back-up DVD' 중 주요 출력물 및 번역자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시료분석결과 회신공문,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 중 관련규정 발췌, 한국은행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절차(발췌), A이 우리은행에 제출한 지급요청서, 관련계좌(우리은행 U) 입출금 거래내역 정리자료, 수사보고(부산세관 추송서류 제출)
A의 법인소득 유용(개인계좌 영수) 내역, 수사보고[피의자 A 계좌(농협) 확인], 수사보고(피의자 자료 제출), 수사보고(B 분개장 첨부 및 피의자 A의 법인자금 사적유용 의심내역 정리), 수사보고(법인자금이 유입된 피의자 A 명의 농협, 외환은행 계좌 거래내역서 첨부), 수사보고(피의자 A의 급여 수령내역 파악), 수사보고(B가 H에 지급한 매입대금 파악)
자술서 및 관련자료, O 제출 고소장 및 관련자료
각 조사보고, 각 압수조서
판시 전과 : 범죄경력 조회회보서, 판결문[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단3673, 8247(병합),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노1005]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 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 횡령의 점, 포괄하여), 구 관세법(2014. 1. 1. 법률 제 121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70조의2, 제241조 제1항, 형법 제30조(수출신고시 가격조작의 점, 징역형 선택)
피고인 주식회사 B : 구 관세법 제279조 제1항, 제270조의2, 제241조 제1항
경합범처리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경합범가중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경합범 가중]
작량감경
피고인 A :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의 유리한 정상 참작)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의 유리한 정상 참작)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B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은 이란 소재 회사와 이 사건 액체비료의 수출거래를 하면서 시장조사 결과 도출된 가격으로 수출대금을 합의하였고 합의된 가격으로 수출신고를 하였는바, 수출신고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신고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에게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목적도 없었다.
피고인 A이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A의 횡령범행에 관하여는 '피해회사', 관세법위반 범행에 관하여는 'B'라고 한다)의 법인자금을 사용한 것은 피해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피해회사를 위한 것이었으므로,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
판단
피고인 A이 이 사건 액체비료의 가격을 조작하여 수출신고를 하였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이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E과 함께 이 사건 액체비료의 가격을 조작하여 490억 원이라는 부풀린 가격으로 수출신고를 하였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액체비료의 수출내용과 수출경위 등]
피고인 A은 2013. 6.경 지인을 통하여 이란에 수출할 물품을 물색하고 있던 E을 알게된 후 E과 함께, 환경컨설팅 및 관련 엔지니어링 사업 등을 영위하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O(이하 'O'라고만 한다)가 보유하고 있던 유기성 폐기물 및 비료가공 기술을 이용하여 사막화방지 효과가 있는 액체비료를 이란에 수출하는 사업을 하기로 하였다.
피고인 A은 E의 해외자금을 차용하여 B를 설립하고, B를 통하여 이란 소재 F회사(이하 '이 사건 수입회사'라고 한다)에 이 사건 액체비료를 수출하는 내용의 수출계약을 체결하였다. E은 B의 지분 절반을 소유하였고, 피고인 A은 대표이사로서 B를 운영하였다. 이후 피고인 A은 2013. 9. 16.경 부산세관을 통하여 이 사건 액체비료를 수출하였다.
이 사건 수출계약의 내용은 B가 이 사건 수입회사에 액체비료 500톤을 총 490억 원(kg 기준 98,000원)에 공급하는 것이었다. 피고인 A은 E을 만난 지 3개월 만에 490억 원 상당의 물품을 공급하는 이 사건 수출을 진행하였다.
이 사건 수입회사는 이란 소재 유제품 생산업체로서, 석유산업을 영위하는 러시아 회사 V과 공동으로 이 사건 액체비료를 수입하는 것이었고, 이란으로 수입된 이후에는 이란국영석유회사(National Iranian Oil Company, NOIC)가 사용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이란국영석유회사는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로 인하여 한국으로부터 지급받은 원유판매대금을 이란중앙은행 서울지점 등에 예치된 상태로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이 사건 수출계약서에는 수출대금의 지급 및 영수방법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고, 다만 견적송장(profroma invoice, 증거기록 195쪽)에 이 사건 액체비료의 선적 전에 선급금으로 수출대금의 30%를 지급하는 내용의 조건이 부가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은 이란으로의 수출품에 대하여 선적 전 대금지급을 금지하는 규제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규제내용은 대 이란 수출업자로서 반드시 파악하고 있어야 할 내용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은 490억 원 상당의 이 사건 액체비료를 수출하면서 해상운송보험에 가입하는 등 파손, 멸실에 대비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는 대한민국과 이란과의 관계, 수출경로, 거래규모 등에 비추어 지나치게 이례적이다.
이 사건 액체비료 수출에 필요한 서류가 위조된 정황도 존재한다. 전략물자관리원의 '이란교역 및 수출비금지 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하여 B가 2013. 9.경 제출한 이 사건 액체비료에 대한 성분검사표(증거기록 283쪽)에 의하면, 주식회사 H(이하 'H'라고만 한다)가 이 사건 액체비료를 제조·가공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검사표의 작성일자가 2012. 8. 22.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H는 2013. 8. 8.경 이 사건 수출 직전에 설립된 회사라는 점에서 성분표의 기재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위 성분검사표의 내용은 이 사건 액체비료의 선적 전 부산신항 부두에 야적된 샘플에 대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성분분석결과(증거기록 288, 290쪽)와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위 성분분석표와 같은 날짜에 같은 등록번호로 경북 김천시 소재 비료 등 제조업체인 Q이 발급받은 성분검사표(증거기록 284쪽)가 존재하고 그 내용도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H가 제조·가공한 것으로 기재된 성분검사표는 사실은 Q이 제조·가공한 액체비료에 대한 성분분석표를 기초로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 사건 액체비료의 제조, 가공 및 유통과정, 액체비료의 성상 및 상태 등]
이 사건 액체비료는 O가 서울시 송파구 소재 폐수정화시설[O가 주식회사 W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과 X 분뇨처리장(O가 Y영농조합법인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에서 나온 폐수를 바탕으로 경남 김천 소재 Q에서 제조·가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액체비료는 2013. 8. 16. O에서 H로(증거기록 217쪽 물품공급약정서), 2013. 8. 20. H로부터 B로(증거기록 220쪽 제품구매 및 공급계약서) 전전 유통되었다. H는 2013. 8. 8. 이 사건 수출 직전 오로지 이 사건 액체비료의 수출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대표이사는 K의 딸 Z로 등재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K이 운영하는 회사이다. 피고인 A은 H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로는 Q이 이 사건 액체비료를 제조·가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H가 이를 제조·가공한 것처럼 기재된 성분검사표가 작성되어 전략물자관리원에 제출되었다.
이 사건 액체비료의 공급대금은 B의 수출대금 490억 원(1kg 기준 98,000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O의 대표인 K은 1kg 기준 3,000원(500톤 기준 15억 원)으로 가격을 정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 A이 B의 차용금과 이 사건 액체비료 거래관련 재무정보를 기재한 서류(증거기록 957쪽)에 의하면 이 사건 액체비료의 contract amount가 15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 A은 B가 H로부터 1kg 기준 30,000원(500톤 기준 150억 원)의 가격으로 이 사건 액체비료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하고 그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B와 H 사이의 2013. 8. 25.자 부속합의서(증거기록 363쪽)와 K이 작성한 2014. 1. 2.자 확인서(증거기록 507쪽)를 근거라고 한다. 그러나 피고인 A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150억 원에 공급받은 이 사건 액체비료를 3배가 넘는 490억 원에 수출한 것으로 귀결될 뿐이다.
피고인 A은 이 사건 액체비료가 이란의 유전지대의 복원을 목적으로 한 사막방지용 토지개량제로서 '첨단 환경사업', '반도체사업에 버금가는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해당하기 때문에 수출가격이 적절한 시장가격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립농업과학원 AA과 AB 연구원은 성분분석결과 이 사건 액체비료로 유전지대를 복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고 가격도 지나치게 고가로서 경제성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점, ㉯ 이 사건 액체비료의 원재료 출처인 O의 송파사업장 조사 결과 이 사건 액체비료의 원재료는 정화된 폐수 정도에 불과한 것이고 평상시에는 이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점, ㉰ 이 사건 액체비료의 효능에 관하여 공공기관이나 외부기관에서 행한 신뢰성 있는 연구결과가 존재하지 않고, 국내외에서 판매된 것도 이 사건 이란으로의 수출건이 유일한 점, ㉱ 이 사건 액체비료의 연구·생산자인 K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액체비료는 어떠한 인증도 받은 사실이 없는 제품이며 연구단계에 있는 제품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인 A은 이처럼 과학적 효능이 입증되지도 않은 이 사건 액체비료를 490억 원에 이 사건 수입회사에게 판매하였는바, 피고인 A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500톤 수출시마다 490억 원의 매출에서 매입원가 150억 원, 세금 70억 원 등을 제외한 270억 원 상당의 순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이 정도의 수익규모는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2013. 9.경 B에 입사하여 이 사건 액체비료 수출업무를 담당한 I은, 피고인 A이 이 사건 액체비료의 수출가격을 O에게는 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618쪽), 피고인 A이 이 사건 액체비료의 수출가격을 원재료 공급자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은 그 가격이 아무런 근거 없이 부풀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피고인 A과 E의 관계]
피고인 A은 E으로부터 이란 소재 이 사건 수입회사에 대한 정보를 듣고 거래를 진행하였을 뿐 이 사건 수입회사와 직접 접촉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은 직접 거래대상 기업 정보수집, 신용확인, 면담 및 서신교환, 계약내용의 확정, 대금의 지급과 영수 등 일체의 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수출입 관련 업무 진행은 전적으로 E을 통하였을 뿐이다. 피고인 A이 공인회계사라는 점, 수출대금이 490억 원이 넘는 대규모의 거래인 점, 피고인 A이 E을 만난지 3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점, 아무런 협의도 없이 E에게 모든 업무를 의존한다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 A이 대외적 업무를 E에게 맡겼다고 하더라도 B의 대표이사로서 그 명의로 수출계약을 한 위 피고인의 책임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은 B 설립 당시 E을 통하여 해외기업으로부터 자본금을 차용하였기 때문에 E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였다고 하나, 차용금과 물품대금은 완전히 다른 것일 뿐만 아니라, 차용금은 7억 원 상당에 불과하였고, 그것에 비하여 이 사건 거래는 수출입이 엄격히 규제되는 이란과의 거래라는 점, 490억 원에 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의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기타 사정]
피고인 A은 이 사건 수입회사로부터 선적전 지급받기로 한 선급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그 이후 2013. 10. 18.까지 우리은행 여의도광장지점으로부터 수출대금으로 10억 원을 영수하였을 뿐 나머지 대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수입회사에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 이후 피고인 A이 2013. 12. 30. 이란으로부터 10억 원의 bankslip(이체확인증)을 받기는 하였으나, 이를 포함하더라도 피고인 A이 지급받은 금원은 수출대금 490억 원에 심각하게 미달한다. 피고인 A은 위 10억 원의 송금이 취소되어 이를 종국적으로 지급받지도 못하였다.
이 사건 수출계약서에 의하면 이 사건 액체비료의 운임지급을 FOB방식으로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B는 2013. 9. 23. 1억 1,000만 원의 운임을 부담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A은 E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거나, 피고인 A, 이 사건 수입회사, E 사이에서 상호간 채권채무의 상계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하나,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이 사건 액체비료는 그 무렵 이란항에 도착하였으나, 서류상의 화주와 실질 화주가 일치하지 않아 화주에게 인도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부두에서 보관중인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대한민국에서 대금 영수에 문제가 발생하자 이란 수입자가 자신들은 본건 거래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등 정상적인 거래상대방이라면 취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고 있다.
피고인 A에게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관련법리
관세법 제270조의2는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신고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바, 그 문언 및 일반적인 허위신고의 경우와는 별도로 위 부당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 취득의 목적 하에 물품의 가격을 허위로 신고하는 행위에 관한 처벌규정을 따로 두어 무겁게 처벌하고자 하는 입법취지, 관세포탈을 직접 초래하는 수출입 물품가격의 허위신고에 대해서는 위 가격조작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관세법 제270조)을 따로 두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부당하게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물품의 가격을 조작하여 신고하는 행위'란, 널리 수출입 물품의 가격을 조작함으로써 그 조작된 신고가격을 이용하여 재산의 국외도피 및 역외탈세를 하거나, 매출 과다계상으로 주가를 조작하거나, 가격조작으로 인한 차액을 이용하여 비자금을 조성·착복하거나, 또는 수출입물품에 대하여 지원되는 정부예산이나 공공기금, 수출채권에 대하여 이루어지는 금융기관 대출금 등의 금원을 편취하는 등 부당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득의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그로 인하여 수출입물품가격 신고제도의 적정한 운영을 해하고 그에 관한 일반 공중의 신뢰를 침해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이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에게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자금을 부당하게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할 목적이 있었음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란국영석유회사는 한국으로 원유를 수출하고 그 대금을 이란중앙은행을 통하여 지급받았는데,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로 인하여 이란중앙은행의 서울지점에 예치된 상태로 원유대금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있다.
이 사건 수출거래의 상대방은 F회사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이란국영석유회사가 최종적으로 납품받을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전략물자관리원에서 발급하는 '이란교역 및 투자비금지 확인서' 심사과정에서 이 사건 액체비료의 실제 납품처가 금융제재대상자인 이란국영석유회사로 확인된다면 비금지확인서가 발급될 수 없고 이란으로의 수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피고인 A은 2013. 11.경 E, 중국인 AC, 러시아어 통역인 AD, 중국어 통역인 I이 있는 자리에서, AC가 E에게 중국 물품을 이란으로 수출하여 이란자금을 영수한 후 그 자금을 홍콩이나 싱가폴 등 제3국으로 옮기고자 하는 계획을 설명하는 것을 듣고, 이란으로 물품을 수출한 후 국내에 동결되어 있는 이란자금을 수출대금 명목으로 지급받는 방식에 관하여 알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I이 작성한 통역내용은 아래와 같다.
「○ 1단계 : 보세구역의 A무역회사가 있다. A회사는 쿤룬은행에 계좌를 개설한다. A와 이란회사는 무역협약을 맺고 초기자본 10만 달러로 상품은 E이 결정한다. 가령 동(COPPER)과 같은 것이다.
2단계 : 심천보세구역에 무역회사 B가 있다. B회사는 심천은행과 거래를 한다. A회사는 비용을 받아 B회사로 넘기고, B회사는 다시 홍콩이나 싱가폴의 계좌로 그 비용을 넘긴다(E).
3단계 : 만일 1, 2단계가 성공하여 A회사와 이란회사의 수입금액이 100만 달러에 달하면 은행과 세관의 인맥을 통해 계약액을 1,000만 달러로 바꿔 2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E은 이 사건 외에도 여러차례에 걸쳐 물품의 수출입을 통하여 대한민국내 은행에 예치된 이란자금을 인출하여 유통시키는 행위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은 사막화방지 효능이 전혀 입증되지 않은 이 사건 액체비료를 490억 원이라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수출하였다. 피고인 A이 이 사건 이전에 특별히 비료나 환경컨설팅 관련업에 종사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데, 이란자금의 영수가 아니라면 E을 만난지 불과 3개월 만에 이 사건 수출거래를 진행하게 된 다른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A에게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횡령죄에서 불법영득의사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처럼 권한 없이 스스로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한다. 따라서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재물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와 달리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물에 대하여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3도658 판결).
업무상횡령죄에 있어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불법영득의 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현되었을 때 업무상횡령죄는 성립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 3. 14. 선고 95도59 판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이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인바, 법인의 운영자 또는 관리자가 법인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법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거나 개인적인 용도로 착복할 목적으로 법인의 자금을 빼내어 별도로 비자금을 조성하였다면 그 조성행위 자체로써 불법영득의 의사가 실현된 것이고, 이때 그 행위자에게 법인의 자금을 빼내어 착복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는 그 법인의 성격과 비자금의 조성 동기, 방법, 규모, 기간, 비자금의 보관방법 및 실제 사용용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6도6994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이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에게 피해회사의 자금횡령에 관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은 피해 회사의 법인자금 중 2013. 8. 16.부터 같은 해 10. 8.까지 13회에 걸쳐 2억 6,500만 원을 피고인 A의 개인계좌에 이체한 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였고, 2013. 8. 19.부터 같은 해 10. 18.까지 7회에 걸쳐 4억 9,500만 원을 피고인 A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M의 채무상환을 위한 비용 또는 피고인 A이 N 합자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비용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2013. 12. 4. 약 1억 9,000만 원을 피고인 A의 개인기부금 명목으로 사용하였는바, 단순히 피해 회사의 자금을 별도로 보관한 것에 그치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에 소비한 이상 불법영득의사가 확정적으로 외부에 표현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은 이 법정에서, N 합자회사는 피해 회사의 원재료 공급처이므로 N 합자회사와 관련된 금원은 피해 회사를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당시를 기준으로 N 합자회사가 피해 회사와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어 N 합자회사에게 지급된 금원이 피해 회사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므로, 일부 환경·비료 등 연관된 업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피고인 A이 피해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은 피해 회사가 자신의 명의로 기부금을 지급한 부분에 관하여는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인 A은 당시 피해 회사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피해 회사 명의의 기부금이 피해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어 그러한 사정만으로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은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회계처리를 하였고 회계상 특별한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인 A이 불법영득의사로 피해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이상 그 자금에 관하여 회계처리를 어떻게 하였는지 여부는 횡령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관련 회사들이 사실상 피고인 A의 1인 회사라 하더라도 각각 독립된 별개의 권리주체로서 그 이해관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닌바, 피고인 A이 본인의 계좌 등으로 이체한 금원이 피해회사의 업무와 관련이 있거나 이익이 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 횡령금을 개인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또다른 회사 운영에 사용하였다는 사정은 횡령범죄 인정에 영향이 없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피고인 A : 징역 1년 6개월 ~ 16년
피고인 주식회사 B : 벌금 5,000만 원 이하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피고인 A : 징역 1년 6개월 이상[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관세법위반죄가 있으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의 양형기준 하한만을 적용함]
[권고형의 범위]
제3유형(5억원이상~50억미만) > 감경영역(1년6개월~3년)
[특별감경인자]
실질적 1인 회사나 가족회사
피고인 주식회사 B :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음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 A :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피고인 주식회사 B : 벌금 2,000만 원
[피고인 A]
피고인 A은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액체비료를 이란에 수출하면서 수출가격을 부풀려 허위신고하였다. 피고인 A과 이 부분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이는 E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은 적어도 E의 제안 등이 상당히 비정상적임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부풀린 수출가격에 상응하는 액수의 동결된 이란자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만연히 그와 같은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 A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자금 약 9억 5,000만 원을 횡령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범행의 수단과 방법, 경위, 피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 A의 죄질은 가볍지 않다.
다만, ① 피고인 A이 실제로 수출대금으로 지급받은 것은 10억 원에 불과하고 그밖에 위 수출과정에서 큰 이익을 취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A이 범행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였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③ 횡령범행은 사실상 1인 회사에 대한 범행으로서 주주들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횡령금 중 일부는 또다른 회사 운영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피고인 A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법인 피고인 및 기타사유]
그밖에 피고인 A의 직업,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과 방법, 경위, 피해의 정도, 피고인 A과 피고인이자 피해회사인 주식회사 B와의 관계, 피고인 A의 이 사건 범행이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야 하는 점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민(재판장) 추진석 박상권
별지
각주1) H 계좌에서 Q으로 2013. 8. 29.부터 9. 17.까지 4회에 걸쳐 3,370만 원이 지급되었는바, 이는 O가 송파사업장에서 생산된 폐수를 Q으로 운반한 후 Q에서 유황제 등을 첨가하여 제조·가공하는데 소요된 비용으로 볼 여지가 크다.
각주2) 위 확인서에 '500톤에 대한 매입대금 중 15억 원을 우선적으로 분할하여 상환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15억 원이 공급대금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임을 전제로 하는 내용이다.
각주3) Free on Board. 수출업자가 물품을 지정선적항에서 수입업자가 지정한 본선에 수출통관을 마친 물품을 인도하는 조건으로, 수입업자는 본선에 물품이 인도된 이후의 모든 비용 및 위험을 부담한다(네이버백과사전 참조).
각주4) 회사의 대표이사가 보관 중인 회사 재산을 처분하여 그 대금을 정치자금으로 기부한 경우 그것이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면 그 이사에게 횡령죄에 있어서 요구되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나, 그것이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보다는 후보자 개인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나 기타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졌다면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횡령죄의 죄책을 면하지 못한다(대법원 2005. 5. 26. 선고 판결).
각주5) 피고인 A은 2013. 9.경부터 2013. 12.경까지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 합계 1,280만 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2014. 10. 16.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각주6)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액체비료는 하수도처리장을 통하여 계속적으로 순환하는 정화된 폐수에 일정한 가공을 거쳐 생산되었으므로, 이 사건 액체비료의 물품원가를 산정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