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5년경부터 2006년경까지 B와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
C가 소유하고 있던 성남시 분당구 D 잡종지 358㎡에 관하여 2000. 12. 27. B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는데, 2002. 8.경 위 토지 지상에 별지 1 목록 제2항 기재 건물이 신축되어 2002. 9. 23. B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위 토지는 이후 지목변경 및 분할을 거쳐 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 토지가 되었다(이하 별지 1 목록 제1, 2항 기재 부동산을 통틀어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원고는 B와의 사실혼 관계가 파기되자 이 사건 부동산을 B에게 명의신탁하였음을 이유로 B를 상대로 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및 별지 1 목록 제2항 기재 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서울동부지방법원 2013가합8258호), 원고의 명의신탁 주장이 받아들여져 2014. 12. 18. 'B는 C에게 별지 1 목록 제1항 기재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원고에게 별지 1 목록 제2항 기재 건물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어 그 무렵 확정되었다.
피고는 2015. 10. 14.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B에게 명의신탁하였다(이하 '이 사건 명의신탁'이라 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3조, 제5조에 따라 과징금 197,776,60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명의신탁은 원고와 B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당시 조세 포탈, 강제집행면탈 등의 목적 없이 이루어진 것인데, 종중 및 배우자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 소정의 '배우자'를 법률상의 배우자로 한정할 경우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이유 없이 차별하여 헌법상 보장된 인간의 존엄, 행복추구권, 평등권 및 재산권을 침해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부동산실명법 제8조의 부부간 특례조항은 사실혼 관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명의신탁에도 위 특례조항이 적용되어 과징금이 부과되어서는 아니 된다.
설령 이 사건 명의신탁이 과징금의 부과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부과되는 세금을 모두 납부하여 왔는바, 원고에게는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없었으므로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에 따라 과징금의 50%를 감경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징금을 감경하지 않고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거나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의 '배우자'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도 포함된다는 주장에 관하여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는 배우자의 명의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등기한 경우로서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부동산실명법 제5조의 과징금 부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데, 위 조항의 '배우자'에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1999. 5. 14. 선고 99두35 판결 참조).
사실혼 배우자 사이에서도 위 특례를 인정한다면 공부상으로나 외관상으로 쉽게 확인이 안 되는 사실혼 관계를 가장하여 명의신탁을 행하는 탈법행위를 막기가 어려우므로 특례대상은 법률혼 관계의 부부 사이의 명의신탁에 한정하여야 할 필요가 크고,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사실혼을 선택한 경우 명의신탁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한 결과 부과되는 공적 규제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고용보험법 등 각종 사회보장법에서 사실혼 배우자를 배우자로 인정하여 일정한 범위 안에서 법률혼에 준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사실혼에 대하여 혼인의 효과 가운데 신고를 전제로 하는 것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조세나 과징금 부과 등의 공법 관계에서는 획일성이 요청되므로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헌법재판소 2010. 2. 28. 선고 2009헌바400 결정 참조). 또한 위 조항은 부부 사이의 재산이 누구의 것인지를 구별하기가 곤란하고 명의신탁을 허용하더라도 법의 제정취지에 크게 반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법률상 배우자의 명의로 부동산의 물권을 등기한 경우 법의 적용을 배제한 것으로서 사실혼 관계에 대하여도 이를 허용할 때에는 입법취지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는 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다른 한편,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를 법률혼과 완전히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오히려 법률혼 제도를 지나치게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점, 사실혼 당사자들이 그 의사에 따라 법률혼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과 법률관계의 명확성을 위하여는 법률혼 제도의 우선적인 보호가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2호의 배우자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헌법상 보장된 인간의 존엄, 행복추구권, 평등권 또는 재산권 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과징금 감경사유의 존부
부동산실명법 제5조 제3항,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의 규정에 의하면, 명의신탁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과 관련하여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과징금의 100분의 50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하고, 이는 임의적 감경규정이므로 감경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 부과관청이 이를 고려하고도 감경하지 아니한 채 과징금 전액을 부과하였더라도 이로써 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5두325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한 취득세 및 재산세를 납부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명의신탁자가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납부하였다고 하여 조세포탈 및 법령에 의한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없었다고 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에게 부동산실명법 시행령 제3조의2 단서에서 정한 감경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도록 등기하게 함으로써 투기·탈세·탈법행위 등을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부동산실명법의 취지와 명의신탁 재산의 가액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과징금 감경에 관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거나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민석(재판장) 김유진 박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