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3. 11. 11. 피고에게 고용되어 현대백화점 C점 신축공사 중 건축설비 및 소방설비 시공 도면 작성 업무를 하다가 2015. 6. 17.에 퇴직한 사실, 원고는 현재까지 피고로부터 8,661,614원의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8,661,614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15. 7. 2.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특정 현장의 용역 업무 중 일부에 대하여 프리랜서 계약을 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지 않는 등 그 업무 형태 등에 비추어 피고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등 참조).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한라건설과 사이에 현대백화점 C점 신축공사 중 건축설비 및 소방설비 시공도 작성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현장에 투입할 인원수를 산정하여 그에 따라 소요되는 인건비를 반영한 용역대금을 약정하였는데, 원고의 업무내용, 근무시간과 장소는 위 용역계약내용에 따라 정해지게 된 것일 뿐, 원고가 한라건설과 사이에 별도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그 업무내용 등이 정해진 것이 아닌 점, ② 원고의 업무내용이 도급계약과 같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계약된 것이 아니고, 원고의 업무내용은 피고 소속의 다른 도면 작업자들과의 업무분장으로 인하여 피고에 의하여 조정되어야 할 사항일 뿐, 원고가 한라건설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지도 않았으며, 원고의 업무에 대한 대가도 한라건설이 기성금을 지급하는 시기나 금액과는 무관하게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기로 약정된 점, ③ 원고는 한라건설이 협력업체인 피고를 위하여 마련해 준 사무실로 매일 출근한 점, ④ 원고의 출퇴근 내역과 담당하였던 업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독자적으로 제3자를 고용하여 도면 작성 업무를 대행하게 하거나 피고 이외의 다른 회사로부터 다른 업무를 도급받아 처리하는 등 피고와는 독립적으로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⑤ 원고는 피고의 설계사업부 차장 직함을 부여받기도 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처음 일할 때부터 2014년 9월경까지는 일용근로자로 하여 세무신고를 하기도 한 점, ⑥ 피고의 실제 운영자인 D은 위와 같이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약식명령이 발령되었다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6고정679호로 정식재판청구되었는데, 위 법원은 2016. 10. 11. D에게 벌금 1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D이 수원지방법원 2016노7420호로 항소하였다가 2017. 6. 9. 항소가 기각되었고, D이 대법원 2017도10025호로 상고하였으나 기각되어 2017. 10. 10. 위 판결이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래니(재판장) 박성민 차주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