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5. 16. 선고 2016나69321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12. 2. 6.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5. 3. 20.까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으나, 2015. 3. 26. 퇴직연금으로 3,258,801원을 수령하였을 뿐, 퇴직 후14일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피고로부터 나머지 미지급된 임금 3,024,978원 및 퇴직연금 미적립금 2,194,064원 합계 5,219,042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내지 3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5,219,042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부터 14일이 경과한 날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5. 4. 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의 근로계약상 퇴직금은 연봉 총액에 포함시키기로 약정하였고, 피고와 각 50%씩 부담하기로 하고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원고가 퇴직 후 퇴직연금을 수령하였거나 원고와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중간정산 형식으로 퇴직금을 이미 지급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남아있지 않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명시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는 것이며,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과가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는 이미 수령한 퇴직연금 중 피고가 실질적으로 부담한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을 청구하고 있음은 명백하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나.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 등 채무가 남아있더라도, 원고의 연봉액을 초과하여 지급한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받아야 하므로,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의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앞서 본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이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기초로 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월 급여에 퇴직금 명목의 돈을 가산하여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우영(재판장) 정종건 지은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