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6. 29. 선고 2016노641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F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실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건축설계업을 경영하였다.

피고인은 2013. 5. 24.경 수원시 권선구 E, 5층 이 사건 회사에서 2013. 2. 12.부터 2013. 5. 10.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2013. 2.분 임금 4,970,000원, 2013. 3.분 임금 8,700,000원, 2013. 4.분 임금 8,700,000원, 2013. 5.분 임금 2,900,000원 합계 25,27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이 2013. 2.경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F에게 이 사건 회사에서 대출 관련 업무를 담당해 달라고 하였고, 직원들에게도 F를 소개해 주었던 사실, ② 2013. 5. 8. F에게 근로기간을 2013. 2. 12.부터 2013. 12. 31.까지로, 월급을 870만 원으로 기재한 이 사건 회사 명의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해 준 사실, ③ 피고인이 2013. 3. 30. F에게 입사연월일을 2013. 3. 30.로, 직급을 재무기획 부사장으로 기재한 이 사건 회사 명의의 재직증명서를 발급해 준 사실, ④ 피고인이 2013. 4. 1. F에 대하여 4대 보험 자격 취득 신고를 하였다가 2013. 4. 3. 자격 상실 신고를 한 사실, ⑤ 피고인이 2013. 4.경 이 사건 회사의 비용으로 차량을 렌트하여 F에게 사용하도록 해 주었던 사실, ⑥ F가 실제로 대출 알선을 위하여 업무를 추진하였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F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근로계약서의 작성 일자 등에 비추어 보면, F가 이 사건 회사 관련 업무를 시작할 무렵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고, 급여나 근무기간에 대해서도 당시 명확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②

F는 법정에서 "직원 채용, 거래처 관리, 매출 관리 등 제반업무를 수행하기로 하고 채용되었다"라고 진술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수행한 업무에 대해서는 "대출을 알아보거나 피고인이 사기 친 곳에 가서 돈을 받아다 주는 일을 하였고, 처음에 시키겠다고 한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는바, F가 실질적으로 수행한 업무는 대출 알선을 위한 일이 전부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F는 위와 같은 일을 수행함에 있어 피고인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받지는 않았고, 출·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매일 출근하지도 않았다. 피고인과 F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면, F가 사무실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고, 오히려 F가 일정을 정하여 피고인에게 통보하거나 은행에 갈 때 챙겨야 하는 서류들에 대하여 지시를 한 적도 있었다.

④

이 사건 회사는 2013. 4. 급여대장에 기재된 근로자들에게 대체로 급여를 지급하였으나, F에게는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F는 급여대장에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

⑤

F는 2013. 2.경부터 2013. 5. 10.경까지 한 번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나, F가 2013. 4. 4. 피고인에게 보낸 "제가 경비 쓴 거 800만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 등을 보면, 업무를 추진하면서 개인적으로 지출한 비용을 보전해 줄 것을 요구하였을 뿐, 임금을 지급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

⑥

F는 2014년경 수원지방검찰청에 '피고인이 경비를 사용하면 정산해 주겠다고 기망하여 경비 37,803,752원을 사용하도록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취지로 피고인을 고소하였는데, 수원지방검찰청 검사 G는 2015. 5. 14. '증거에 따르면,「F가 이 사건 회사에서 실질적으로 한 일이 대출을 알아보는 것이 전부였던 사실, 이 사건 회사가 F에게 돈을 송금할 때 적요 란에 "F금융컨"이라고 기재한 사실, F가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정기적으로 출근한 바 없었던 사실, F가 피고인으로부터 월급을 받은 바 없고 대출 미성사로 분쟁이 생기기 전까지는 월급 미지급에 대한 항의도 전혀 없었던 사실, 당시 이 사건 회사는 재무상황이 열악했음에도 F가 아닌 직원들에게는 월급을 지급한 사실, F가 피고인에게 "대출이 성사될 경우 경비를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과 F의 관계는 "정식 고용관계"라기보다는 "대출알선, 즉 금융컨설팅을 의뢰한 관계"라고 판단된다'는 등의 이유로 F의 진술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혐의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증거판단을 토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재남(재판장) 김선희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