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6. 7. 14. 선고 2016노891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변호인의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0. 3. 4.경 G 등에게 충북 음성군 D에 있는 E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고 한다)을 양도하기로 하였으나 양도대금을 받지 못하여 2011. 3. 14.경 G 등을 이사진에서 해임하고 AC, AD 등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하여 이들로 하여금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이 사건 병원을 경영하도록 하였는데, 충주세무소에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1. 4. 30.자로 이 사건 병원을 직권으로 폐업시킨 것일 뿐이다.

피고인이 2010. 10. 15.경 피해자와 이 사건 병원 부속 장례식장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할 당시에 피해자를 기망하여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하지 않았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하였다.

나.

양형부당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의 재단이사장으로서 임대차보증금의 수익자가 아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보증금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종전의 임차인의 보증금 4억 원을 반환해주었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로 인한 이 사건 병원의 수익은 1억 원에 불과한 점,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매각대금 등 전 재산을 처분하여 이 사건 병원의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세무소의 직권 폐업조치에 따라 부득이 피해자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대법원 2014. 1. 16. 선고 2013도9644 판결,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4도909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장례용품 생산 및 판매를 하는 주식회사 Y를 운영하다가 2004. 3.경 폐업 중인 병원을 인수하여 이 사건 병원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재직해왔다.

②

이 사건 병원 주변에 새로 병원과 장례식장이 생기면서 2009년경부터 이 사건 병원에 당기 순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2010년 봄경부터 이 사건 병원의 수익이 급감하였다.

③

피고인은 2010. 3.경 G에게 이 사건 병원을 105억 원(부채 75억 원 포함)에 양도하기로 하였으나, G는 2010. 9. 30.경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하고 양도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④

2010. 10.경부터 이 사건 병원의 간부급 직원들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었고, 2010년 하반기에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 등 의료종사자들이 개원 예정인 AE병원 등으로 이직을 하였다. 2010. 12.경부터 임금 체불이 상당히 증가하여 이 사건 병원 근로자들이 2011. 1.경부터 이 사건 병원을 상대로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한 지급명령 등을 받기도 하였고, 2010. 9.경부터 세금이 체납되었다.

⑤

피고인은 2010. 9.경 피해자와 이 사건 병원 숙직실에서 만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조건에 관하여 논의하였는데, 피고인은 보증금 5억에 월 차임 300만 원을 제시하였다가 피해자를 소개한 협력병원 직원 I이 피고인을 많이 도와주었다면서 월세를 150만 원으로 감해주겠다고 하였다.

⑥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의 이사장으로서 이 사건 병원을 대표하여 2010. 10. 15. 피해자 F, F의 처 AF와 사이에 장례식장 건물에 관하여 보증금 5억 원, 월 차임150만 원, 계약기간 2010. 12. 5.부터 2년으로 정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개인적으로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책임지겠다는 서류를 작성해달라고 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장례식장 영업이 잘 되고 병원도 문 닫을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병원을 계속 운영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⑦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될 무렵 이 사건 병원의 채무는 우리은행 대출원금 33억 원 및 매월 원리금상환액 약 4,000만 원, 의료기기 등 납품업체에 대한 채무 15억 원 이상, 기타 이 사건 병원 인수시 발생한 채무 30억 원 정도가 있었다.

⑧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계약 당일 계약금 1억 원, 2010. 12. 6. 잔금 4억 원, 합계 5억 원을 받아 4억 원은 이전 임차인에게 보증금으로 반환하였다.

⑨

2011. 4. 12.경 이 사건 병원의 부지 및 건물에 관하여 경매가 개시되었고, 2011. 4. 30. 충주세무소는 세금 체납과 더불어 '이 사건 병원이 2010년경부터 사업 부진 및 화재로 경영난을 겪었고 2011. 3.경까지 경영진의 전면 교체를 계획하였으나 시행되지 않았으며 2011년 의사 대부분이 퇴사하였고 이 사건 병원 1층 일부 내부 공사만 진행되다가 중단되었으며 실제 의료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유로 직권으로 이 사건 병원의 사업자등록을 말소하였다.

⑩

피고인은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 15명에 대한 임금 약 1억 8,000만 원을 체불하여 2014. 2. 14. 청주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8월 및 벌금 10만 원에 징역형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3)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2009년경부터 이 사건 병원의 수익이 감소되어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을 양도하려고 하였으나 양도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경영 악화로 세금이 체납되고 직원들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목적물인 장례식장의 운영 및 임대차보증금 반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 사건 병원의 재정 상태나 매각 계획 등에 관하여 전혀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개인적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책임지겠다는 서류를 작성해달라고 하자 피해자에게 "장례식장 영업이 잘 되고 병원도 문 닫을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 병원을 계속 운영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는바, 피해자가 이 사건 병원의 재정 상태나 매각 계획 등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계약 체결을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이 사건 병원의 재정 상태와 매각 계획 등을 피해자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지 않아 피해자로 하여금 이 사건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믿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5억 원을 지급하도록 한 이상,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편취 고의 또한 인정할 수 있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은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병원의 재정 상태와 매각 계획 등을 고지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부속 장례식장 건물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5억 원을 지급받아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세무서의 부당한 폐업 조치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가 보증금을 지급하고 몇 달 만에 이 사건 병원이 폐업되어 현재까지 5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을 엄벌해 달라고 탄원하고 있는 점, 당심에서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밖에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전후의 정황, 피해정도, 기타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피고인의 성행, 환경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형법 제51조 소정의 여러 가지 사항들을 참작하여 보면, 항소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여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재훈(재판장) 윤이나 이종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