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록상 소명되는 사실
채무자는 에너지이용 합리화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제45조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 운영법'이라 한다) 제5조 제3항 제2호 (나)목에 해당하는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채권자 A 노동조합(이하 '채권자 조합'이라 한다)은 채무자 소속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는 노동조합이고, 채권자 B, C은 각 채무자의 직원이다.
채무자는 2016. 5. 27. 이사회를 열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채무자 보수규정, 연봉제규정(이하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이라 한다)의 개정안을 의결하였다.
1급, 2급 직원에게만 적용되던 연봉제 규정을 3급 이하의 직원에게도 적용되도록 보수규정 전문을 개정한다. 기본급의 명칭을 기본연봉으로 변경하고, 경영평가 성과급, 내부성과급, 급여성 성과급을 성과연봉으로 설정한다.
기본연봉의 인상률을 최고, 최저 등급자간 3%(±1.5%)의 차등이 있도록 설정하고(5급 이하의 경우 적용되지 아니함), 성과연봉의 최고, 최저 등급자간 차등폭을 최대 2배로(최저 66.5%, 최고 133.5%) 설정한다.
개정규정은 2017. 1. 1.부터 시행한다.
채무자는 위와 같이 보수규정 등을 개정하면서 채권자 조합이나 채무자 소속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신청의 적법여부
채무자 주장의 요지
채권자 조합은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안을 직접 적용받지 않고 단순히 간접적, 사실적 관계만을 맺게 될 뿐이므로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할 적격이나 신청의 이익이 없다. 또한 근로자인 채권자 B, C의 경우, 설령 개정규정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라 하더라도 개정안 자체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며 위 채권자들에게는 종전의 보수규정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그 효력의 무효확인 등을 구할 당사자적격이 없다. 또한 보수규정의 개정에 따른 급여의 차액을 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구할 수 있으므로, 개정된 보수규정 등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따라서 이를 본안으로 하는 이 사건 신청도 부적법하다.
이 사건 신청의 적법성
채권자 조합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채권자 조합 자신이 개정 보수규정 등을 적용받아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이 되거나 시간외 근무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채권자 조합은 채무자와 체결한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보수규정 등의 개정에 관하여 사전에 합의할 권리가 있음에도 채무자가 일방적으로 보수규정 등을 개정하여 그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으로서 이와 같이 채무자가 개정한 보수규정 등의 효력정지를 구하고 있다. 따라서 채권자 조합의 주장의 당부를 떠나 채권자 조합에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할 채권자적격이나 신청의 이익 자체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적법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면 해당 근로자는 그 취업규칙이 자신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종전 규정의 적용을 받을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본안으로 하여 개정된 보수규정 등을 임시로 근로자인 채권자들에게 적용하지 아니하는(즉 위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그 효력을 임시로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채무자의 주장과 같이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음에도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부정될 여지가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정된 채무자의 보수규정 등은 2017. 1. 1.부터 시행될 예정이고, 근로자인 채권자들의 임금이 위 개정에 따라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워, 현재로써는 그 지급을 구하는 이행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극히 곤란하다. 따라서 채무자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채권자 B, C에게 개정된 보수규정 등이 자신들에게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신청은 모두 적법하고, 이에 관한 채무자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신청이유의 요지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은 다음과 같은 절차상하자 내지 무효사유가 있으므로 효력이 없고, 채권자들은 그 무효확인 등을 구할 권리를 피보전권리로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채무자는 공공기관운영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에 해당하고, 공공기관운영법 제19조는 원격통신수단에 의한 이사회결의에 관한 상법 제391조 제2항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원격통신수단에 의한 이사회결의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채무자는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에 관한 이사회결의를 하면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은 순차적 서면결의 방식으로 결의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을 결의한 이사회결의는 무효이다.
이 사건 보수규정 등에 성과연봉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은 취업규칙에 관한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채무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채권자 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채무자는 이와 같은 동의 없이 개정을 하였으므로 이러한 개정은 무효이다.
채권자 조합과 채무자가 체결한 단체협약 제7조 제2항은 임금 및 퇴직금 등 근로조건에 관련된 규정 등의 제정 및 계폐의 경우에 채권자 조합과 합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채무자는 채권자 조합과 합의 없이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에 관한 이사회결의를 하였고,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를 위반한 것이므로 이러한 개정규정은 효력이 없다.
판단
이사회 서면결의가 위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법률상 이사회의 결의를 요하는 사항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이사회의 결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 이사회결의를 요하는 사항에 관하여 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결의사항의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후 미리 작성한 이사회 회의록에 날인받는 방식으로 의결을 하는 이른바 서면결의 방식에 의한 이사회결의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다2554 판결 등 참조).
채권자들의 주장과 같이 공공기관운영법 제19조 제5항은 이사회 회의에 관하여 상법 제391조 제2항을 준용하고 있고, 상법 제391조 제2항은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수단에 의하여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공공기관 이사회의 경우에 원격통신수단으로 그 회의 및 결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한 근거규정이고, 이러한 규정이 서면결의를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 채무자의 정관 제9조 제4항에는 '이사회에 부의할 사항 중 의장이 경미하다고 인정하거나 긴급을 요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통신수단 또는 서면으로서 재적이사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된 사실이 소명되고, 이러한 사실에 공공기관운영법 제16조 제1항 제8호에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정관에 이사회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채무자가 서면결의 방법을 통해 이사회 결의를 한 것은 법령과 정관에 근거를 둔 것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단체협약 및 근로기준법 위반 주장에 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 또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현상의 진행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권리자에게 현저한 손해 또는 급박한 위험이 발생될 수 있어 장래 확정판결을 얻더라도 그 실효성을 잃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권리자에게 임시의 지위를 주어 그와 같은 손해나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보전처분으로서, 본안소송에 의하여 권리관계가 확정될 때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잠정적인 처분이다. 이러한 가처분을 해야 하는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이해득실 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단체협약에서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치거나 그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취업규칙상의 근로조건을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러한 동의나 협의 또는 의견청취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하였다고 하여 그 취업규칙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는 취업규칙에서 규정하는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이 단체협약에 정하여진 그것에 반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단체협약상의 의견청취절차규정 등에 관하여 위 조항이 적용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누300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채무자가 보수규정 등을 개정함에 있어 채권자 조합과 사전에 합의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는 그러한 개정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내용은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일정한 성과평가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는 것으로서, 채권자들이 그 개정을 문제 삼는 주된 이유는 근로자인 채권자들을 비롯한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이 감소될 위험성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보수규정 등 개정에 의하여 실제로 임금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하여 근로자인 채권자들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초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보수규정의 개정내용에 따르면 저성과자로 평가된 근로자들의 경우 개정 전 보수규정 등에 의할 때보다 임금액이나 임금 상승률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채무자가 불이익하게 보수규정 등을 변경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기획재정부는 2016년 2월 채무자와 같은 준정부기관의 경영평가에 성과연봉제 조기 이행여부를 반영하여 조기 이행된 경우 가점을 부여하고, 잔여 재원의 한도 내에서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인센티브방안'을 발표한 사실, 또한 기획재정부는 2016년 5월 성과연봉제를 이행하지 않는 준정부기관에 대해 총인건비를 동결하고 경영평가 성과급을 감액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관리방안'을 발표한 사실이 소명된다. 이러한 사실에 기획재정부장관은 공공기관운영법 제48조 제1항에 따라 준정부기관인 채무자의 경영실적을 평가하고, 같은 법 제48조 제9항에 따라 경영실적 평가결과 인건비 과다편성, 경영지침 위반으로 경영부실을 초래한 준정부기관에 대해 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향후 경영책임성 확보 및 경영개선을 위하여 필요한 인사상, 예산상 조치 등을 취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기획재정부의 지침은 채무자에게 구속력을 가질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가 성과연봉제 확대시행을 거부할 경우 총인건비 동결, 경영평가 성과급 감액 등으로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이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채권자들이 제기한 본안소송에서 이 사건 보수규정 등의 개정이 무효로 확인되는 경우에도 준정부기관인 채무자가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개정 전 보수규정 등을 적용하여 지급하였어야 할 보수와 이미 지급한 보수와의 차액을 정산하여 지급할 경제적 능력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액수 또한 과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근로자인 채권자들의 생계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는 등 금전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가처분으로 즉시 개정된 보수규정 등의 효력을 정지하여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7. 1. 26.
판사 하태흥(재판장) 황인준 인진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