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산하 단위노동조합인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의 지부로서, D 주식회사에 소속된 차량을 운행하는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원고들은 피고의 조합원들이다.
이 사건 규약 개정
피고는 2004. 4. 12. 임시대의원대회 소집공고를 하고, 같은 달 19.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지부 운영규약과 D지부 선거 및 투표관리규정의 각 개정안을 재적 대의원 23명 전원 출석, 출석 대의원 23명 중 19명 찬성으로 가결(이하 '이 사건 규약 개정'이라 하고, 이를 통하여 개정된 규약을 '개정 규약'이라 한다)하였는데, 그 주요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총회의 기능에 관하여,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를 두며, 총회의 기능에 관한 규정은 대의원대회에 준용하고, 대의원대회의 결의사항은 총회에서 결의된 것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으로 개정하였다.
임원선출에 관하여, 조합원 재적 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하였던 것을, 재적 조합원 또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는 것으로 개정함으로써, 대의원들의 간접선거를 통한 지부장 선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 사건 지부장 선거
피고는 2016. 5. 21.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대의원 29명 전원 참석 및 전원 찬성으로 E를 지부장으로 선출(이하 '이 사건 지부장 선거'라 한다)하였다.
원고들의 주장 요지
2004. 4. 19.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총회의 고유한 권한으로 규정되어 있는 지부장 선거를 대의원들에 의한 간접 선거로 변경한 이 사건 규약 개정은 아래와 같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과 피고의 규약에 위배되어 무효이며,무효인 규약에 근거하여 2016. 5. 21. 대의원대회에서 실시된 이 사건 지부장 선거 역시 무효이다.
노동조합법상 총회 및 대의원대회의 권한과 임원의 선출에 관한 규정들은 강행규정이며, 노동조합법의 규정 체계와 내용의 해석상 대의원대회가 총회의 결의 없이 총회의 고유 권한인 규약 개정과 임원 선출을 대의원대회의 권한으로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대의원대회는 규약에 총회의 고유권한으로 명백히 구분된 사항에 관하여 대의원 대회 결의만으로 이를 개폐할 수 없는바, 이 사건 규약 개정 전 피고의 규약(이하 '개정전 규약'이라 한다)상 지부장 선출 권한은 총회의 고유권한으로 명시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 규약 개정은 결과적으로 대의원대회를 총회의 우위에 두는 것이 되어 피고의 규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피고는 이 사건 규약 개정 전까지 20여 년간 문제없이 조합원들의 직접 투표 방식으로 지부장을 선출했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대의원에 의한 간접 투표로 변경하였고, 이로 인하여 비밀투표, 자유선거의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으며 지부장 선출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사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판단
이 사건 규약 개정이 노동조합법에 반하는지
우선 이 사건 규약 개정이 총회의 고유 권한인 규약 개정과 임원 선출을 대의원대회의 권한으로 변경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개정 전 규약 제9조에서 지부의 기관으로 대의원대회를 두고 있고, 제12조에서 총회의 기능으로 조합 운영세칙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제2호)과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제3호)을 두는 동시에, 제19조에서 대의원대회의 심의·의결사항으로 조합 운영세칙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제1호)과 임원선출(제3호)을 규정하고 있고, 제26조에서 지부장을 임원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규약 개정을 통하여 당초 총회의 권한이었던 규약 개정과 임원 선출을 대의원대회의 권한으로 변경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대의원대회에서 규약 개정과 임원 선출을 심의·의결하는 것이 노동조합법에 반하는지를 보건대, 노동조합법은 제16조 제1항에서 "다음 각 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규약의 제정과 변경에 관한 사항', 제2호에서 '임원의 선거와 해임에 관한 사항'을 들고 있고, 동조 제2항에서 "총회는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규약의 제정·변경, 임원의 해임, 합병·분할·해산 및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제17조 제1항에서 "노동조합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그 규약에서 총회와 별도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대회를 두고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의원대회는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해진 사항에 관하여 의결할 수 있다 할 것이다.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개정된 규약 제12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7조 제1항 규정에 의거 총회를 갈음할 대의원대회를 두며, 동법 동조 제4항에 따라 동법 제17조 제1항의 총회의 기능을 대의원대회에 준용하며, 대의원대회 결의사항은 총회에서 결의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총회의 기능으로 지부 운영세칙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제1호),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제3호)을 두고 있으며, 제30조에서 '임원선출은 재적조합원 또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대의원대회는 총회와 대등하게 규약을 개정하고 임원을 선출할 권한을 가진다 할 것이고, 대의원대회가 그와 같은 권한을 갖는 것이 노동조합법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규약 개정이 피고의 규약에 위배되는지
이 사건 규약 개정이 당초 총회의 고유권한으로 명백히 구분한 지부장 선출 권한을 대의원대회의 권한으로 변경한 것인지를 보건대, 개정 전 규약이 총회의 기능과 대의원대회 심의·의결사항으로 각 임원선출을 규정하고 있었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다.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개정 전 규약 제26조가 조합장(개정 규약에서 그 명칭을 '지부장'으로 변경한바, 이하 '지부장'이라 한다), 부조합장, 회계감사를 조합의 임원으로 규정하면서, '부조합장과 회계감사는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한다'고 정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선출의 편의를 위하여 부조합장과 회계감사의 선출을 대의원대회의 고유권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일 뿐, 이와 달리 지부장 선출을 총회의 고유권한으로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아울러, 개정 전 규약에는 규약 개정의 절차나 방법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고, 달리 규약 개정에 있어 대의원대회 결의 외에 총회 결의가 필요하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규약 개정이 자유선거의 원칙 등에 반하는지
살피건대, 개정 규약이 재적 조합원 또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지부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규약 개정에 관하여 대의원 23명 전원이 출석하여 그중 4명이 찬성하지 않은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개정 규약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통하여 조합원 30명당 1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되, 30명에 부족할 시 15명 이상이면 1명을 추가 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개정 규약은 비밀·자유선거를 통하여 선출된 민주적 정당성이 있는 대의원들에 의하여 지부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할 것이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실제 비밀투표나 자유선거의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지부장 선출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사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권(재판장) 이승훈 김경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