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수원시 개인택시조합에 소속된 개인택시운송사업자로서 B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피고는 2016. 10. 25.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이하 '여객자동차법'이라 한다) 제23조 제1항 제9호(이하 '이 사건 쟁점조항'이라 한다)에 의거하여 아래의 내용을 포함한 '택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자 · 운수종사자에 대한 개선명령 및 준수사항 알림'(그 중 아래의 개인택시 부제 운행과 관련된 부분을 이하 '이 사건 개선명령'이라 한다)을 원고를 비롯한 개인택시운송사업자 등에게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7. 1. 6. 03:40경 수원 남부경찰서 사거리에서 승객을 태워 용인 방향으로 운행하는 영업행위를 하였다가 소위 '부제 위반'으로 적발되어, 피고가 행정처분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절차를 거춘 후 2017. 2. 16. 원고에게 과징금 1,200,000원의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음, 갑 1, 2, 을 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이 이 사건 쟁점조항은 위헌이고,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개선명령도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된 것이므로, 이 사건 개선명령 위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쟁점조항은 개선명령을 할 수 있는 사항으로 '안전운송의 확보와 서비스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규정하고 있는바, 그 의미가 너무 광범위하여 위 규정만으로는 어떤 조치가 서비스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지 여부를 가늠할 최소한의 근거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위 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피고가 이 사건 쟁점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다른 별도의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명령'의 형식으로 '택시 부제 운행'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법이 예정한 개선명령의 내용상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위법하고,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할 때에는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입법자가 법률로써 스스로 규율하여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 또는 의회유보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이 사건 개선명령은 법인이 운행하는 일반택시에 비하여 개인택시에 대하여 더 많은 운휴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개인택시운송사업자들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을 하고 있어 평등원칙에 위반한다.
판단
명확성의 원칙의 위반 여부
명확성의 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인바, 만일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일반적·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0. 6. 24. 선고 2007헌바101 결정 등 참조).
이 사건 쟁점조항 자체는 자동차운송업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을 규정하고 이에 위반되는 행위의 정지 기타 필요한 조치를 명령을 할 수 있게 한 근거 규정이지 그 자체가 구성요건이 되거나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법치국가원칙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명확성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인 점(적법절차나 형사처벌에 관련된 보다 엄격한 의미의 명확성원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아니다), 자동차운송사업은 공중의 편의와 복리를 위하여 긴요한 것이면서도 동시에 그 운행에 따라서는 위험성과 공익에 해로운 상황이 늘 따르는 영역이고 그러한 상황은 때와 곳에 따라 다양하여 시의적절하게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미리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다 규정하기란 실제에 있어서는 전문성 · 기술성 · 시의성에 비추어 어려운 작업인 점, 이 사건 쟁점조항의 적용을 받는 사람들은 일반 국민들이 아닌 자동차운송사업 종사자들인 바, 자동차운송사업자 등은 건설교통부장관의 면허나 등록을 받도록 되어 있으므로 사업면허를 받았거나 사업등록을 한 운송사업 종사자들로서는 이 사건 쟁점조항에서 말하는 '안전운송의 확보와 서비스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가 대강 어떠한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점, 택시 부제 제도는 '차량정비 및 운전자의 과로방지' 등을 위한 것으로서 '안전운송의 확보와 서비스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는 점, 이러한 택시 부제 운행은 1978.경부터 수십 년간 서울특별시 등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해 온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쟁점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법률유보원칙 등의 위반 여부
이 사건 쟁점조항은, 건설교통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여객을 원활히 운송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안전운송의 확보와 서비스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훈령인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 (2015. 12. 14. 제625호) 제9조 제1항 본문은 "관할관청은 차량정비 및 운전자의 과로방지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택시에 부제를 두어 정기적으로 운휴토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 여객자동차법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질서를 확립하고 여객의 원활한 운송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종합적인 발달을 도모하여 공공복리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을 더해 보면, 이 사건 개선명령은 여객자동차법의 목적 및 위임에 따라 건설교통부장관이 정한 택시제도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요령 제9조 제1항에터 잡아 발하여진 것으로서 그 법령상의 근거가 있다.
한편 장·단기적인 교통정책의 수립, 택시운전자의 근로조건의 유지·향상,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입 감소 및 서비스 질의 하락 방지 등 택시 부제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상의 목적이 충분히 인정되고, 그 부제 방법은 조 편성에 따른 운행일과 휴무일의 지정[일반택시는 10부제(9일 운행 1일 운휴 반복), 개인택시는 3부제(2일 운행, 1일 운휴 반복)]으로서 위와 같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인 점, 개인택시운송사업자 등이 불가피한 사유로 운행일에 근무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전신고 혹은 사후 신고를 통하여 운휴일에 일정시간 대체근무를 실시할 수 있는 규정이 보완 되어 있는 점 등에 더하여 이러한 택시의 운행부제에 관련된 문제는 장·단기적인 교통정책방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상당히 기술적·전문적·정책적인 판단을 요하는 분야로서 이에 관한 행정처분은 운수행정을 통한 공익실현과 아울러 합목적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보다 구체적 타당성에 적합한 기준에 의하여야 할 것이므로 반드시 의회에서 제정한 형식적 법률로 규정할 필요성은 없는 점을 감안해 보면, 택시 부제에 의하여 원고를 포함한 개인택시운송사업자들이 운송수입의 감소로 인하여 일부 경영상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이 사건 쟁점조항이나 이에 근거한 이 사건 개선명령이 법률유보원칙이나 의회유보원칙에 위반된다거나 원고 등 개인택시운송사업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평등원칙의 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택시의 운행부제에 관련된 문제는 장·단기적인 교통정책방향, 교통의 수요와 공급, 택시운송사업자의 경영실태, 운전자의 근로조건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한 상당히 기술적·전문적·정책적인 판단을 요하는 분야로서, 이에 관한 행정처분은 운수행정을 통한 공익실현과 아울러 합목적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보다 구체적 타당성에 적합한 기준에 의하여야 할 것이므로 그 범위 내에서는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개인택시와 일반택시(법인택시, 이하 '법인택시'라고만 한다)를 구분하여 부제를 달리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개인택시운전자는 운송사업자이면서 사업자가 직접 운전도 하는 운수종사자로서 이중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반면 법인택시의 경우에는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가 구분되어 있는 점, 이에 법인택시운전자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외에 근로조건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을 받고 있는 반면 개인택시의 경우 1일 근무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아 근무시간이 자유로운 점, 개인택시운전자는 개인택시면허의 양도·양수, 상속, 대리운전제도 등 법령상의 혜택이 있으나 법인택시운전자는 그러한 혜택이 없는 점, 개인택시의 차령이 법인택시의 차령에 비해 장기간이어서 자동차의 차령제한에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개인택시와 법인택시는 그 운전자의 법률상의 지위, 면허의 재산적 가치, 근로조건, 운행여건 등에 있어 차이가 있고, 개인택시운전자에 대하여는 법인택시운전자와 달리 운전자의 과로방지를 위한 별도의 조치도 필요하다 할 것이어서, 피고가 개인택시와 법인택시를 구분하여 부제 운영을 차별적으로 취급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재량의 범위 내에 속하는 합리적 차별로서 이를 자의적 취급이라고 할 수 없다. 띠라서 이 사건 개선명령이 평등원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강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