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2. 22. 선고 2017나63054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주식회사 C은 2014.경 D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장 신축공사')를 소외무한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무한건설')를 수급인으로 하여 발주하였고, 무한건설은 소외 E에게 이 사건 공장 신축공사 중 철골구조물 공사(이하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를 시공하여 줄 것을 의뢰하였으나, E는 건설업 면허가 없었기 때문에 위 철골구조물공사를 하도급받지 못하였다.

나.

이에 E는 원고의 소개로 만나게 된 피고와 면허대여 계약을 체결하며, 피고가 무한 건설로부터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를 도급받으면 E가 실제 시공을 맡기로 합의하였다. 다만 피고는 법률상 금지되어 있는 면허대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하여, 총 14개 동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공사 대상 중 가장 규모가 큰 제11동을 직접 시공하기로 하였다.

다.

이에 따라 무한건설과 피고는 2015. 1. 9.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에 관하여 피고를 수급인으로 하는 내용의 재하도급 공사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그 실제 시공은 E가하였다.

라.

원고는 2015. 1.경부터 3.경까지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 현장에 철강재를 공급하고 아래와 같이 5회에 걸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마.

또한, 원고는 2015. 2.경부터 같은 해 6.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자재를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입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크레인 용역비 27,225,000원(부가세 포함)과 인건비 합계 36,880,000원, 단열내화 자재에 필요한 피복페인트작업비 7,342,000원(이하 '이 사건 용역비 등'이라 한다)을 그 용역을 수행한 업체들에 직접 지급하였다.

바.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289,0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9호증의 각 기재, 을 제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증인 E, F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세금계산서 발행분 353,705,246원을 포함하여, 총 462,276,464원 상당의 철강재를 공급하였고, 그 중 289,000,000원만을 지급받았으므로 그 잔액인 219,504,110원을 지급받아야 하나, 그 중 64,705,247원만을 청구한다.

또한, 원고는 피고를 대신하여 이 사건 용역비 등을 지출하였으므로, 피고는 그 합계인 71,447,500원(27,225,000원 + 36,880,000원 + 7,342,000원)을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36,152,747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철강재를 공급하거나 공사대금을 배분받아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E를 피고에게 소개한 장본인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의 면허대여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의 실질적인 주체이거나, 피고가 아닌 E에게 철강재를 공급하였을 뿐, 피고와는 철강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의 면허대여자에 불과하고, 공사로 인한 실질적인 이해관계는 E와 원고에게 있었으므로, 피고와 원고 등의 내부관계에서 크레인 용역비와 인건비, 피복페인트작업비는 원고 혹은 E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비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원고는 총 462,276,464원 상당의 철강재를 공급하였다고 주장하나, 그 금액을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

3.

판단

가.

철강재 대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 현장에 289,000,000원을 초과하는 철강재를 공급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0호증의 기재는 그 제출의 시기나 경위 등에 비추어 쉽사리 믿기 어렵고, 갑 제2, 3, 11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철강재 공급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급대금에 관한 원고 주장의 비일관성과 뒤늦은 거래명세표 제출

원고는 소장 제출 당시부터 제1심 변론종결시까지 일관되게 이 사건 공사현장에 철강재 353,705,246원을 공급하였다고 주장하며 그에 부합하는 거래명세표로 갑 제2호증을 제출하였다.

그런데 이 법원에 이르러 피고가 2017. 10. 16.자 준비서면으로 원고가 제출한 거래명세표 중 상당부분이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다는 점을 지적하자, 원고는 2017. 11. 29.자 서면에서 기존 거래명세표의 증거력을 방어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2017. 12. 5.자 서면으로 원고의 위 반박 내용의 모순을 지적하자, 원고는 2017. 12. 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진술하지 않음)와 2018. 1. 4.자 준비서면을 제출하며, 기존에 제출한 거래명세표 중 일부가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다는 점을 시인하고, 사실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공급한 자재는 총 462,276,464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 갑 제10호증 각 거래명세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당초 공급대금이라고 주장한 353,705,246원과 이 법원에 이르러 주장한 462,276,464원은 무려 1억원 이상의 차이가 있어, 원고의 당초 주장이 단순한 착오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갑 제10호증을 누락시키고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거래명세표를 일부 제출한 이유에 대하여 '이 사건 소송 당시 원고의 경리 업무 담당자(원고의 장남)가 자녀 출생 등으로 바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이는 선뜻 납득할 수 없다. 오히려 갑 제10호증이 사후적으로 작출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거두기 어렵다.

②

피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반입되는 철강재를 확인하지 못하였음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영상, 증인 E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원고가 납품한 철강재의 수량과 단가를 확인한 것은 E였고, 피고는 면허대여자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손익 귀속의 주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피고가 최초 답변서 제출 당시부터 제1심 변론종결시까지 일관되게 '원고와 E는 사실상 동업자로서 이 사건 공사로 인한 손익의 공동 귀속주체이다'라고 주장한 점, 원고가 당초 '원고가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로 인한 이익의 50%를 배분받기로 하였다'라고 주장하다가(소장, 2016. 6. 3.자 준비서면), 나중에는 'E가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로 인한 이익의 50%를 배분받기로 하였다'라고 주장하는 등(2016. 8. 30.자 준비서면) 원고의 이해관계와 E의 이해관계를 엄밀히 구별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 점, E의 증언에 의하면 E와 원고는 3년 간의 거래관계로 친분이 있었던 반면 E와 피고는 이 사건 공사로 처음 만난 사이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E가 원고와의 친분 또는 이해관계로 인하여 엄격하게 철강자재의 수량과 단가 등을 확인하였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③

E의 증언의 신빙성 여부

증인 E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원고가 353,705,246원의 철강재를 공급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렇다'라고 대답하며, 이를 알고 있는 경위에 대하여 '자신이 직접 공사현장에서 보았기 때문'이라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이 법원에서 위 금액을 뒷받침하는 갑 제2호증의 기재 중 상당 부분이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하거나 철강재 거래가 아닌 명목으로 작성된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E의 위 증언은 서면 증거에 반하여 신빙성이 약하다. 또한, 위와 같은 E의 증언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462,276,464원은 부풀려진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 E의 증언은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하다.

④

위와 같이 갑 제10호증과 증인 E의 증언을 믿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철강자재공급량을 직접 뒷받침하는 자료는 갑 제2호증으로 제출된 거래명세표 66매(각 거래명세표를 일시순으로 '이 사건 2-1 거래명세표', '2-2 거래명세표' 등으로 칭한다)밖에 없다.

그런데 그 중 2-40 내지 53 거래명세표는(거래가액 총합 27,908,155원) 그 작성일시가 이 사건 공사보다 전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과 무관하고, 2-61 내지 66거래명세표(거래대금 총합 122,956,746원)는 그 내역이 철강재 공급이 아닌 '식대, 인건비, 장비대, 가불' 등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철강재 공급대금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없다. 갑 제2호증으로 뒷받침되는 총 거래대금에서 위 각 금액을 공제하면 202,840,345원(353,705,246원 - 27,908,155원 - 122,956,746원)인데,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289,000,000원을 하회하는 금액이므로, 더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자재대금이 남아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용역비 등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가 원고의 용역비 지출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취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피고가 원고와의 관계에서 이 사건 용역비와 같은 공사비용을 부담할 의무가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데 기초사실, 갑 제2, 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E 및 F의 각 증언에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및 E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비용을 지출할 의무를 지는 쪽은 원고 혹은 E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용역비 등 지출로 인하여 피고가 어떠한 이익을 누렸다고 할 수 없다.

①

일반적으로 공사비용을 부담하는 주체는 공사로 인한 손익의 귀속주체인데, 피고는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에 관하여 E에게 면허를 대여한 자에 불과하므로 그 손익 귀속주체가 아니었다.

②

원고는 E와 피고 사이의 면허대여계약을 알선했던 사람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의 실제 손익 귀속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자신이 이 사건 철골구조물 공사로 인한 이익을 피고로부터 배분받기로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위 주장대로라면 원고는 이 사건 공사로 인한 이익은 수취하면서 비용은 모두 피고에게 부담시키기로 했다는 것인데, 이러한 계약 내용은 원고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으로서 거래 경험칙에 비추어 극히 이례적이다.

④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단순히 자재 공급자에 불과하여 피고와의 내부 관계에서 아무런 비용부담 의무가 없었다면, 원고가 스스로 이 사건 용역비 등을 지출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공사업자가 하수급인 기타 근로자에게 하도급대금이나 노무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 하수급인이나 근로자는 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이나 근로기준법에 따라 그 직상수급인에게 이를 청구함으로써 구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고, 자재 공급자에 불과한 자가 공사업자의 변제를 대신 변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한, 자재공급자에 불과한 자가 공사업자의 일시적인 자력 부족 등을 이유로 공사비용을 대위변제한다면, 그 대위변제의 범위는 공사업자의 일부 비용에 국한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것인데, 원고는 통상적인 자재공급자의 대위변제 범위를 넘어서 이 사건 공사비용을 광범위하게 지출하였다.

원고는 '원고가 소개를 하였으니, 원고가 지급하면 후에 피고가 원고에게 한꺼번에 지급해주겠다'라는 피고의 약속을 믿고 이 사건 용역비 등을 지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단순히 E를 소개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의무도 없이 이 사건 용역비 등을 지급하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⑤

피고가 이 사건 철골 구조물 공사 중 직접 시공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앞서 본 기초사실과 증인 F의 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 중 제11동 부분을 원고가 직접 시공한 것은 면허대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고, 나머지 부분은 E의 공사지체로 인해 피고가 무한건설로부터 독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직접 시공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 및 E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불가피한 직접 시공으로 발생한 공사비용 외에 나머지 공사비용까지 부담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용역비 지출 등으로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취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도록 한다.

판사 최창석(재판장) 정덕기 김재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