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7. 12. 8. 선고 2017노694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G를 제외한 나머지 6명(O, K, P, J, N, L)은 실제 주식회사 E(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의 이 사건 지원과제에 투입되었고,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G가 남편이자 과제책임자인 H의 말을 믿고 실제 지원과제에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점, 회사 직원로부터 보조금에서 지급된 급여 중 일부를 다시 돌려받은 것은 당시 회사 사정이 어려워 고통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자금을 기부 내지 대여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횡령의 범의가 없었다.

또한, 피고인은 직원들로부터 다시 돌려받은 돈을 이 사건 지원과제의 수행 등 회사 운영을 위해서만 사용하였으므로, 불법영득의사도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원으로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5. 12. 17.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2015. 12. 25.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판결이 확정된 위 각 죄와 이 사건 업무상횡령죄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에 의하여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아래 항에서 살펴본다.

3.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회사의 경영자가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되어 있는 자금을 지출하는 경우 그 용도 외의 사용은 그것이 회사를 위한 것이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된다(대법원 1997. 4. 22. 선고 96도8 판결 참조).

또한, 횡령죄에 있어서의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사실상 또는 법률상 처분하는 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타인으로부터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그 제한된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사용이 개인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는 물론 결과적으로 자금을 위탁한 본인을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그 사용행위 자체로서 불법영득의 의사를 실현한 것이 되어 횡령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36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다가 위 관련 법리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해 회사는 중소기업청과 ㈜포스코 간의 민·관 공동투자기술개발사업의 이 사건 지원과제인 'F 개발의 수행책임자로 선정되어 위 지원과제 수행에 필요한 정부·민간 보조금으로 877,500,000원을 피해 회사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송금받았다.

②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운영요령,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사업비 집행기준 등에 의하면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보조금을 다른 용도의 자금과 분리하여 관리하고, 기술개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협약 시 사업계획서에 명기되어 있더라도 기술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거나 과대책정 등 부적절하게 사용하여서는 안되는바, 이러한 제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조금은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이다.

③

K, L, O, P는 이 사건 지원과제 개발기간이 시작된 이후 신규로 채용된 자들로서, 수사단계 및 원심 법정에서 회사 측의 요청(K는 피고인의 요청 때문에 반납하였다고 진술하였다)으로 자신의 계좌로 지급받은 급여 중 일부를 회사에 다시 반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들은 인턴 기간 이후에도 정식 직원으로 된 이후에도 지급받은 월급 일부를 회사에 계속 반납하였던 점, 중소기업청에 제출한 이 사건 지원과제사업에 대한 계획서에 과제책임자로 명시되어 있었고, 실제로 위 지원과제 개발의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하였던 H도 검찰에서 "피고인이 위 신입사원들에게 연봉을 높여 계약한 후, 그 연봉 중 일부를 회사에 쓰는 것으로 협조를 구했다고 말하여 이들 4명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도 검찰에서 "위 신입사원을 채용한 후 그들로부터 연봉 일부를 반환받아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한 점, 이 사건 지원과제 개발기간 동안 직원들의 임금이 상당 부분 미지급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회사 직원들이 회사 사정으로 자발적으로 기부 내지 대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 사건 지원과제 수행을 위하여 채용된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고 그 차액을 돌려받아 이를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위 보조금을 횡령하였다는 봄이 상당하다.

④

이 사건 지원과제는 피해 회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던 기술력을 기반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과제이었고, 개발된 지원과제가 적합판정을 받으면 주식회사 포스코에서 이를 구매하기로 예정되어 있어, 이 사건 지원과제 개발에 영업업무가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관련성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H는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J는 영업이 주된 영업이었고 이 사건 과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J는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피해 회사의 자회사인 'R'에서 피고인의 권유로 피해 회사로 입사하였고, 피해 회사에 입사하면서 급여가 증가하였는데, 급여 중 일부를 회사에 반납하였으며, 피해 회사뿐만 아니라 이전 회사에서도 영업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개발과제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업무를 담당하였던 J에게 이 사건 보조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위 보조금을 횡령하였다고 보인다.

⑤

N는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지원과제와 관련하여 데이터 관리 시스템에 대한 자료수집, 경쟁사의 백업·복제 솔루션 자료 수집 및 보고서 양식 수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N도 이 사건 지원과제 개발기간이 시작된 이후에 채용된 자로서, 검찰에서 "위 업무는 이 사건 지원과제 개발보다는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필요한 자료이고, 이 사건 지원과제의 책임자인 H로부터 업무를 지시받은 사실이 없었으며, 피고인의 지시하에 일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N는 급여계좌로 이용한 자신의 기업은행계좌로 회사로부터 월 530여만 원의 급여가 지급되었으나, 실제로는 위 급여 통장을 피고인에게 맡긴 것이고, 회사로부터 자신의 외환은행계좌로 매월 100만 원씩만 받았던 점, H는 검찰에서 "이 사건 지원과제와 관련하여 N에게 업무를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은 적이 없었고, 평상시에는 사무실에서 볼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던 점, 피고인은 검찰에서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하여 N에게 신규직원으로 등재하겠다고 부탁하고, 책정된 급여 중 100만 원만 실제 지급하고 나머지는 피해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개발과제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업무를 담당하였던 N에게 이 사건 보조금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처럼 하고, 실제로는 급여 상당부분을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위 보조금을 횡령하였다고 보인다.

⑥

H는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G가 지원과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피고인이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던 점, 피고인도 검찰에서 "G를 채용할 당시 G가 연구과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H에게 밀린 급여가 있었고 H가 급여를 달라고 요구를 하여 처인 G를 포스코 과제의 신규직원으로 채용하여 급여를 지급하였다. G로부터 지급받은 급여 중 일부를 돌려받아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한 점, G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지원과제와 관련하여 근무한 사실은 없었고, 남편인 H의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직원으로 채용되었다"고 진술한 점, H는 이 사건 지원과제 개발책임자이고, 피해회사의 운영규모 및 직원 수 등에 비추어 위 지원과제가 회사의 중요한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당시 지원과제의 성공적인 완료를 위해서 H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지원과제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 않은 G에게 이 사건 보조금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그 중 일부를 돌려받아 회사 운영비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위 보조금을 횡령하였다고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이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