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러시아인으로 기타(G-1) 비자를 통해 임시 체류허가를 받아 한국에 거주하면서 피고가 운영하는 화성시 C에 위치한 'D' 작업장에서 프레스기계 조작 작업을 해 왔다.
위 프레스기계는 풋스위치를 밟으면 작동하도록 되어 있는 기계로, 원고가 하던 프레스기계 조작 작업은 물건(철판 등)을 프레스기계에 넣고 풋스위치를 한 번 밟고 바로 뗀 후 물건이 성형이 되면 풋스위치를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을 빼내는 것이었다.
원고는 2018. 4. 19. 이어폰을 낀 상태로 위와 같은 작업을 하던 중 우측 제2수지(오른손 검지) 중위지골이 절단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당하였다.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로 5,421,600원, 장해급여로 14,367,340원 합계 19,788,94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적정한 휴게시간을 제공하는 등 근로자의 건강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였고, 프레스기계는 위험하고 큰 소음이 발생하는 기계이므로 이를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당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피고 작업장 근로자들에게 적정한 휴게시간을 보장하였고, 특히 원고는 흡연자로 휴게시간 외에도 수시로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여 왔으며,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원고에게 작업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주의를 주었고, 귀마개, 장갑, 마스크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였는바, 이 사건 사고는 전적으로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작업을 하던 원고의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일 뿐 피고에게는 그에 대한 책임이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는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상하여야 할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를 근로복지공단이 보험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직접 전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생활보장적 성격 외에 근로기준법에 따른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대한 책임보험적 성질도 가지고 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재해보상책임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사망'이 있으면 발생하는 무과실책임인 반면 위 보험급여는 실제 손해를 기준으로 보상하여 주는 것이 아니므로 실제 손해가 보험급여를 초과하는 경우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으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피고의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에게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적정한 휴게시간을 제공하지 않았다거나 원고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당한 조치(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별다른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는 등 피고가 사용자로서 어떠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혜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