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들의 업무 등]
피고인 A는 2015. 10. 6.부터 2016. 12. 22.까지 평택시 C 소재 여객운송업체인 피해자 D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회사의 운영에 관한 총괄적인 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인 B는 2015. 10. 6.부터 2018. 10. 2.까지 같은 회사에서 상무로 근무하면서 자금 관리, 지출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재판진행경과]
이 사건 회사 소속 운전기사 29명은 2012. 8. 20.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운전기사들에 대한 제 수당 및 퇴직금 산정에 있어 기본 시급만을 기준으로 하지 말고, 근속수당, 승무수당, 근무급 수당, 하계휴가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산정한 제 수당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한 다음 계속근로 연수를 곱한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2014. 6. 18. 위 법원은 '이 사건 회사는 운전기사들에게 근속수당, 승무수당, 근무급수당,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산정한 제 수당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한 다음 계속근로 연수를 곱한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이에 이 사건 회사는 2014. 7. 11.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고, 2015. 10. 30. 위 법원은 '근속수당, 승무수당, 근무급 수당,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속하지 아니하므로 이를포함시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필요가 없고, 이를 기초로 산정한 제 수당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였고, 위 운전기사 중 20명은 2015. 11. 14. 대법원에 상고하여 현재 재판진행중이다.
[범죄사실]
이 사건 회사 정관은 '주요 자산의 취득 및 처분에 관한 사항'(제41조 제10항), '주요 소송의 제기 및 화해에 관한 사항'(제41조 제11항)에 관하여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규정하였으며 위와 같이 위 소송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근속수당, 승무수당, 근무급 수당,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속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포함시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필요가 없고, 이를 기초로 산정한 제 수당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를 위하여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피고인들로서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운전기사들에게 근속수당, 승무수당, 근무급 수당,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여서는 아니되며, 그 지급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아니하고, 2016. 6. 22.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서 운전기사 대표 E 외 3명과 근속수당, 승무수당, 근무급 수당,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함부로 합의하였고, 그 합의에 따라 그 무렵부터 2016. 7. 하순경까지 운전기사 139명에게 총 300,370,04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운전기사 139명에게 300,370,04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이 사건 회사에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판단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인 F 외 21명(최초에는 29명이 소를 제기하였으나 7명은 소를 취하하였다, 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은 2012. 8. 20.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2가합3458호로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하며 임금지급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4. 6. 18. 근속수당, 상여금, 승무수당, 근무급수당(이하 '이 사건 각 수당'이라고 한다)이 각 통상임금에 해당하고, 하계휴가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회사에 2009년 7월분부터 2012년 8월분까지의 기간 동안 이 사건 각 수당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제수당과 이 사건 근로자들이 위 기간 동안 지급받은 제수당의 차액(이하 '추가 법정수당'이라고 한다)의 지급을 명하는 한편, 이 사건 근로자들 중 퇴직한 근로자에 대해서는 재산정된 제수당액을 포함하여 재산정된 퇴직금과 기지급된 퇴직금의 차액을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심 판결'이라고 한다).
이 사건 회사는 위 제1심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4나32955호로 항소하였다. 이에 위 항소심 법원은 2015. 10. 30. 이 사건 각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제1심 판결의 내용과 같이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과적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심 판결'이라고 한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제2심 판결에 대하여 대법원 2015다69846호로 상고하였고, 현재 위 상고심이 계속 중에 있다.
한편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 G 외 77명은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13가합883호로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위 ①항 기재 주장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며 2009년 7월분부터 2013년 12월분까지의 제수당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5. 12. 18. 이 사건 제2심 판결과 유사한 이유로 위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하 '이 사건 별건 판결'이라고 한다)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와 이 사건 회사의 상무이사인 피고인 B는 2016. 6. 22. 이 사건 회사 노동조합 임원들과 사이에 2014년 7월분부터 2015년 11월분까지의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 중 합의수령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산정된 추가 법정수당의 50%를 지급하기로 하는 노사합의서를 작성(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하고, 2016. 7.경 위 합의서에 따라 임금차액 합계 300,370,040원을 지급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지급'이라고 한다).
피고인들의 이 사건 합의 및 임금지급이 배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일인 2016. 6. 22.에는 이 사건 제2심 판결 및 이 사건 별건 판결이 선고된 이후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는 피고인들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을 비롯한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 전부에 대하여 2009년 7월분부터 2013년 12월분까지의 추가 법정수당을 납부할 의무가 없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판결에 따라 이 사건 회사가 2014년 1월분부터의 임금에 대해서도 추가 법정수당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사건 제1, 2심 판결 및 이 사건 별건 판결에서는 이 사건 각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었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소송을 제기하여 임금산정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이상 원칙적으로 이 사건 회사는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각 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 것을 전제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특히 이 사건 임금지급의 경우, 이미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2014년 7월분부터 2015년 11월분까지의 임금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여 산정된 추가 법정수당 중 50%를 지급한 것인데,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회사의 노동조합 사이에 위 기간 동안의 임금지급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증인 H도 2014년 7월분부터 2015년 11월분까지의 임금과 관련하여 이 사건 합의 외에 별도의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 사건 회사로서는 위 기간 동안의 임금에 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을 들어 근로자들에게 추가 법정수당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판시된 법리에 의하면, 특정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근로자들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에 대하여 회사가 주장할 수 있는 신의성실의 원칙이란 특정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배제하기로 한 노사합의가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라는 근로자들의 주장을 예외적으로 배척할 수 있는 항변 사유이므로, 특정임금을 통상임금에서 배제하기로 한 노사합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회사로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주장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회사를 대표하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제1심 판결 선고 이후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 지급내용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은 2014년 7월분부터 2015년 11월분까지의 임금지급과 관련하여 이 사건 회사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각 수당을 통상임금에 산입하되 추가 법정수당 중 50%만을 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합의를 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유효한 합의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합의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이상 이는 유효한 합의에 기한 적법한 업무집행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임금지급이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합의 및 임금지급을 한 것이 배임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회사의 정관 제41조에서는 이사회의 의결사항을 나열하고 있는데, 여기에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 및 임금지급과 관련된 의결사항은 이사회의 의결사항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상법상으로도 위와 같은 사항은 이사회의 결의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상법 제393조).
한편 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고(상법 제289조 제3항, 제209조 제1항), 이 사건 회사의 정관 제35조 제1항은 '대표이사는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통할하고 전무이사 또는 상무이사는 대표이사를 보좌하여 그 업무를 분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A와 이 사건 회사의 상무이사인 피고인 B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이 사건 합의 및 임금지급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법 및 정관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곽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