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8. 27. 선고 2018고정2105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 또는 사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금품,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9. 1.부터 2013. 12. 13.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의 2013. 11월 임금 1,044,530원, 2013. 12월 임금 660,000원 등 임금 합계 1,704,53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유일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D의 고소장 및 경찰 진술조서가 있고, 위 증거에 의하면, D이 피고인이 운영하던 C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였던 사실까지는 인정된다.

나.

그러나 원진술자의 진술을 기재한 수사기관의 조서는 원본 증거인 원진술자의 진술에 비하여 본질적으로 낮은 정도의 증명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니는 것이고, 특히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 및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진술이 기재된 조서는 법관의 올바른 심증 형성의 기초가 될 만한 진정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원진술자의 진술을 기재한 수사기관의 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진술자의 법정 출석과 피고인에 의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면,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구체적인 경위와 정황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확하고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구태여 반대신문을 거치지 않더라도 진술의 정확한 취지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그 내용이 경험칙에 부합하는 등 신빙성에 의문이 없어 조서의 형식과 내용에 비추어 강한 증명력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의 신빙성과 증명력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유력한 증거가 따로 존재하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그 조서는 진정한 증거가치를 가진 것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어서 이를 주된 증거로 하여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도9730 판결 참조).

가.

그런데 ① 이 사건 미지급 임금의 액수가 산정된 객관적인 근거를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은 상당 기간 C를 운영하면서 다수의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였었지만 임금을 미지급한 사례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C와 관련하여 D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 미지급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③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일관되게 위 서류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은 채 D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를 요구해 왔지만, 결국 반대신문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 ④ D은 C에서 공소사실 기재 임금을 받지 못하고 2013년 12월경 퇴사하였다는 것임에도 그로부터 상당기간이 경과한 2014. 8. 29.에야 고소장을 제출한 점, ⑤ 이 사건 기록을 살펴보아도 달리 D의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유력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을 앞서 살핀 법리에 보태어 보면, D의 고소장 및 D에 대한 진술조서만으로는 D이 피고인이 운영하던 C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였던 사실을 넘어, 피고인이 실제로 D에게 임금을 미지급했다거나, 설사 미지급한 임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임금 합계액이 1,704,530원에 이른다는 사실까지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그 부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였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택형

각주1) D이 직접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작성된 문서인 것은 명백한 점, D을 직접 조사하였던 근로감독관 E의 진술에 의하면, 노동청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조사는 그 외국인과 동행한 통역이 가능한 사람이나, 유선전화를 이용한 통역사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이 사건도 통상의 실무례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로 C에서 근무를 하지 않았다면 알기 어려운 C의 주소 및 전화번호,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 등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점, 진술조서의 경우 그 말미에 '위의 조서를 진술인에게 열람시킨바, 진술한대로 오기나 증감, 변경할 것이 없다고 말하므로 간인한 후, 서명 날인케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D이 무인으로 간인을 하고, 서명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증거에 기재된 진술에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