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주장
피고인은 D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려 하였으나 D의 요청으로 D에게 외주를 주어일하게 하였다가 실업급여수급 기간이 도과하면 그때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은 D과 공모한 사실이 없다.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이 D에게 외주를 준 것이므로, 피고인을 고용보험법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
피고인은 D이 실업급여를 받는 것을 소극적으로 방치하였을 뿐 아무런 역할 분담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행위가 없는데도 피고인을 D의 실업급여 부정수급행위 및 사기 범행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
양형부당 주장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서 피고인의 죄명 '고용보험법위반'을 '고용보험법위반방조'로, '사기'를 '사기방조'로, 적용법조 중 '형법 제30조'를 '형법 제32조 제1항'으로, 공소사실을 아래 범죄사실란 기재와 같은 내용으로 각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에서 본 직권파기 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중 피고인이 D에게 외주를 주었을 뿐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여전히 그 의미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C에서 교과서 디자인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구하기 위하여 과거에 근무한 적 있던 D에게 연락하여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였다.
당시 D은 피고인에게 자신이 고용보험법에서 정한 실업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을 알렸다.
피고인은 D에게 '외주 인건비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는데, 위 계약서에는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상태여서, 소득세 신고가 어려움. 우선 현금으로 매월 15일 지급하고, 12월에 소득세 신고를 한꺼번에 함. H 현금으로 지급, H 외주비로 신고할 예정임. (C는 11월 16일자 입사처리할 예정임)"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주식회사 C의 임금 지급 업무를 총괄하는 일을 담당하였던 G는 경찰에서 D이 실업급여를 지급받고 있었기 때문에 D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서 피고인의 지시로 현금을 지급하고 외주 인건비 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진술하였다.
D이 사용하였던 컴퓨터의 비밀번호, 작업 파일 등의 인수인계 문제로 피고인과 D 사이에 다툼이 있기도 하였다. D은 주식회사 C의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하여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D이 피고인의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고 달리 피고인과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므로, 주식회사 C와 D 사이에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고, 외주 인건비 계약서는 D이 실업급여를 계속 지급받을 수 있도록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중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중 D과 공모하지 아니하였다거나 피고인이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변경된 이상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피고인은 당심 변론종결 이후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의 위반죄와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는 법조경합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고,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을 위반하여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 등을 받은 자와 고용보험법 제15조를 위반하여 고용된 근로자의 피보험자격의 취득 및 실 등에 관한 사항을 신고하지 아니한 사업주는 필요적 공범 관계에 있어 공동정범이나 방조범 등의 공범 규정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서면을 제출하였으나, 이는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이후에 제출된 것이어서 위 주장은 법원의 심판대상이 아니다. 다만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먼저,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육아휴직 급여 및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을 받은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그 행위의 태양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에서 정한 기망행위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사기죄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도 성립하는 것이므로, 위 각 죄는 그 구성요건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로서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아가,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으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 등을 받은 자와 이에 가담한 사업주는 위와 같은 대향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