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법정임금 산정 방식은 ① 피고인이 근로자 D, E, G,F(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과의 합의 하에 렉카 업무의 특수성과 업무 체계를 고려하여 근로조건과 임금을 정한 것인데 시간외 근로수당 등 모든 수당을 포함하기로 하였고 4대 보험료도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정한 점, ② 피고인은 배터리 판매 수당, 사고제보비, 렌트비 등 관련 업무에서 필연적·고정적으로 상시 발생하는 각종 수당들을 이 사건 근로자들이 수당으로 받을 수 있게끔 한 점, ③ 이 사건 공소사실의 근로시간 계산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실제로 결근을 한 날이나 근무에서 이탈한 시간까지도 모두 포함시켰고 휴게시간을 과도하게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상식적·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근무시간을 산정한 점, ④ 이 사건 공소사실의 피고인이 기지급했다고 본 금액에 피고인이 부담한 4대 보험료나 식비를 포함시키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부당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렉카 운전 업무의 특수성, 실근무 형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의왕시 B, 1층에 있는 'C'(2016. 11. 16. 폐업)의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운수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6. 1. 5.경부터 2015. 9. 7.까지 견인기사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2012. 9.분 임금 538,372원을 미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4명에 대한 임금 합계 78,101,80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않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인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 F, G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G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D, E, G, F의 각 진정서'에 의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의 월 법정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돈을 임금으로 지급하여 그 차액 및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월 법정임금보다 적은 돈을 임금으로 지급했다는 점에 관하여 충분한 증명이 있는지, 이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살펴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법정임금은 다음과 같이 산정되어 기소되었다. '견인업무'는 2일 근무, 1일 휴무의 근무 형태인데, 위 2일의 48시간 중 6시간만이 휴게시간으로, 산정되었고, 그 근거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점심·저녁 식사시간(각 1시간씩×2), 취침시간(1시간씩×2)에 대한 진술이다. '출동업무'는 08:00 ~ 21:00(월요일 ~ 토요일)의 근무형태인데, 하루당 2시간(점심·저녁 식사시간 각 1시간씩)만이 휴게시간으로 산정되었고, 그 근거 역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진술이다.
위와 같이 48시간 중 6시간(24시간 기준으로 3시간) 내지 하루당 2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견인·출동 업무는 그 근로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 근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고 실근로시간의 측정이 어려운 면이 있다. 실제 이 사건 근로자들의 경우 견인·출동 건수는 불규칙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도 원심 법정에서 평균적인 업무량을 측정하기 어렵다고 진술하였다. 그 중 G은 평균적 업무량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밤 10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는 교통량이 없어 비교적 한적한 시간대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제출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출동내역을 보면 아예 출동이 없거나 1회만 출동한 날도 존재한다. 또한 이 사건 견인 출동 업무는 업무 성격상 장기간의 대기시간을 요하는데, 대기시간 동안 근로자들은 무전기를 켜 놓고 차안이나 근처에서 대기하기는 하지만 게임을 하거나 통화를 하거나 하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가졌고 차량 의자가 간이침대 식으로 개조되어 있어 차 안에서 잠을 잘 수도 있었다. 대기 중 20~30분 이상 자리를 비워야 할 때에는 인근 지역의 근무자와 교대할 수 있었고 잠이 들거나 기타 사정으로 제때 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으로부터 다음에 잘하라는 구두 질책을 듣기는 했지만 감봉이나 그 외의 불이익을 받은 바는 없다. 피고인은 근로자들에게 렉카 차량 대기 장소를 지정하여 주기는 하지만 그들이 대기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에 관하여 이를 단속하거나 감시한 정황은 없다. 피고인 운영의 C에서 근무했던 다른 근로자인 I, J는 원심 법정에서 밤에는 거의 일이 없어서 수면을 취했고 낮에도 대기시간 중에는 차안에서 영화를 보거나 개인적인 오락시간을 가졌으며 C 사무실에 샤워실과 취침실이 설치되어 있어 하루 약 2시간 정도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진정 사건을 대리한 공인노무사 H는 원심 법정에서, 처음 진정을 하였을 때 휴게시간 책정 등으로 근로시간 산정과 관련하여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과 다툼이 있었는데 근로감독관이 3시간을 언급해서 3시간으로 정해지게 된 것이고, 진정서 작성 당시 실제 결근한 날짜와 실근무시간을 정확히 조사한 바 없고 한적한 시간대, 차량을 침대식으로 개조한 것, 사무실의 샤워시설 이용, 무전을 받지 못했을 때의 처리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부담한 4대보험료나 각종 수당도 반영하지 아니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의 대기시간에는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대기시간 전부가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그들의 주장처럼 48시간 중 6시간만을 제외한 42시간 전부 내지 하루 중 2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대기시간의 휴게시간 산입 여부는 민사재판의 심리를 통하거나 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해 확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상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이 연차유급휴가 일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아니한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결근시 유급휴가로 처리한 적도 있었고 근로자들이 휴가를 간다고 하면 유급으로 휴가를 보내준 적도 있었던 적도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해당 기간 동안 단 하루도 결근 없이 연차를 사용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한 근로시간 산정의 문제, 피고인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4대 보험료 모두를 지급하고 식대나 각종 수당을 지급한 부분이 반영되어 있지 아니한 점, 실제 결근일수나 휴가 사용 내역 등이 반영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원심 판시 월 법정 임금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하여 그 차액 상당의 금품 청산을 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원심 판시 액수의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에 대한 금품 청산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2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4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주진암(재판장) 유현정 이승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