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8. 4. 17. 용인시 처인구 C 소재 피고의 계란선별장 보수공사 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을 하던 중, 4~5m 높이의 지붕판위에 올라가서 아래에서 지게차로 올려주는 40kg 상당의 샌드위치 판넬을 벽면에 조립하는 작업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우측 손목 원위요골 관절내 분쇄골절, 2번 요추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20,951,000원, 장해급여 22,484,0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증인 D, E, F의 각 일부 증언, G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조립식 판넬 창고 설치작업을 하는 일용직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작업을 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의 사업주로서 안전을 위하여 안전대, 안전망, 매트리스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충분한 인원을 배치하여 작업하도록 하는 등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신의칙상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134,707,152원(= 일실수입 167,573,352원 - 휴업급여 26,562,200원 - 장해급여 22,484,000원 + 위자료 16,1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18. 4. 초순경 계란선별장 출입구가 파손되어 D에게 공사비 150만 원을 주기로 하고 이 사건 작업을 맡겼다. D은 원고와 H을 데리고 와서 2018. 4. 16.부터 2018. 4. 18.까지 보수공사를 진행하였으며, 피고의 지시나 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직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지붕 위에서 혼자 작업하였다고 하나, 이 사건 사고 당시 H도 지붕 위에서 작업 중이었고, 추락 높이도 4m에 불과하며, 원고가 지붕 위 가장자리를 헛디디는 바람에 추락하게 된 것으로서 원고의 과실에 기인한 사고이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D, E, F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갑 제1, 3, 4, 6, 7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원고에게 신의칙상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 또는 고용에 관한 계약서가 작성되거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로소득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다.
피고는 이 사건 계란선별장을 관리하는 자로서 그 출입구가 파손되자 D에게 보수작업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D은 'I'이라는 상호로 건축공사업을 하는 자로서 건축, 공사업 등에 관하여 상당한 경험과 경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고 이전에 피고의 건물 증축 작업, 유지보수 작업 등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D은 피고로부터 유지보수 등의 작업을 의뢰받은 경우 피고로부터 협의된 비용을 받고, 작업의 규모나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수의 보조 작업자를 구하는 등의 구체적인 작업 방법은 스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작업에 관한 별다른 지휘나 지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D은 스스로의 판단으로 이 사건 작업을 위해 원고와 H을 데리고 와 함께 작업을 진행한 것이고, 원고가 작업에 참여하는 것에 관하여 피고가 관여한 바는 없다.
D은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공사대금 150만 원을 원고, H과 나누기로 하고 원고, H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였고, 2018. 6. 23. H에게 90만 원을 지급하였다.
D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원고가 피고의 직원이 아니지만, 원고가 D과 피고 측에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피고의 직원으로 산재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하여 그렇게 처리를 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옥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