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7. 19. 선고 2019고정1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오산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30명을 사용하여 버스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하고, 그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시설·편의제공 및 근무시간 중 회의참석에 관한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단체협약 제1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 총무부장 D의 근로시간면제 한도의 상한에 해당하는 연간 1,000시간을 보장하여 근로시간면제자로 지정된 2017. 8. 17.부터 근로시간면제 대상업무 수행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하여야 함에도 2017. 8. 17.부터 2018. 3. 31.까지의 기간을 유급으로 인정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당시 C의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13조 제1호와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의 사용가능인원은 6명 이내이고, 연간시간한도는 고시된 최대 상한인 3,000시간인 사실, 노동조합의 조합장인 E은 근로시간 전부면제자로서 2,000시간을 유급으로 인정받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2017년 7월 및 8월 경 D에 대한 일부 배차를 제외시켜 주었고, 같은 해 9월부터는 전체 배차를 제외시켜 준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D에게 2017. 8. 17.부터 2018. 3. 31.까지의 기간을 유급으로 인정하지 아니한 것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13조를 위반한 것이라거나, 피고인에게 단체협약 위반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단체협약의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으로서는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라 노동조합 측에 3,000시간의 근로시간면제를 인정해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데, 노동조합은 공소사실 기재 기간 동안 2,000시간에 관한 근로시간 전부면제자인 조합장 E 외에 나머지 1,000시간의 일부 근로시간면제를 인정받을 조합원이 몇 명인지, 인원별로 각각 몇 시간의 근로시간면제를 인정받을 것인지, 면제받고자 하는 배차 일시가 언제인지 등을 피고인 내지 C에게 통보하지 않았다. E이 2018. 3. 30.에 이르러서야 노동조합 명의로 피고인에게 D를 1,000시간 근로시간면제자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②

E과 D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지속적으로 D에 대한 임금지급을 피고인에게 요청하였고, 피고인도 적어도 2017. 8.경 무렵에는 D에게 배차를 제외시켜주면서 임금지급을 약속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그 진술에 일관성 및 구체성이 떨어지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자료도 부족하다. 또한 위 각 진술이나 업무일지의 기재(증거기록 1권 27쪽) 등에 의하더라도 당시 E이 노동조합의 조합장으로서 C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단체협약 제13조에 따라 D에게 1,000시간의 근로시간면제 대상업무 수행시간을 유급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이를 수락하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노조전임자와 근로시간면제자는 그 취지 및 내용과 절차 등을 달리하는 것인바, 피고인이 2017년 7월경부터 D에 대한 일부 또는 전부의 배차를 제외시켜 준 것은 D를 1,000시간에 대한 근로시간면제자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노조전임자로 인정하는 취지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④

당시 노동조합에는 조합장인 E 측에 반대하는 비대위측 조합원들이 존재하였는데, 비대위측 조합원이 D의 배차제외 및 노조사무실 상주 등에 대해 항의하자 D는 '내가 임금을 안 받고 운전을 안 한다는 데 무슨 문제냐?'라고 말하기도 하였던바(D도 이 법정에서 인정하였다), D 스스로도 자신이 단체협약에 의한 1,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자가 아님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도 상당하다.

⑤

근로시간면제한도 제도는 예외적으로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는 것으로서, 단순히 노조전임자에 불과할 뿐 근로시간 면제자로 지정된 바 없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타당한 근거 없이 과다하게 책정된 급여를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지급하는 사용자의 행위 등은 부당노동행위가 될 여지도 있는 것인데(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4도8831 판결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D의 노조전임활동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조합원들이 존재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으로서는 노동조합 측으로부터 공문이나 서면 등에 따른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도 않은 채 D를 1,000시간에 관한 근로시간 면제자로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부적법한 행위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백상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