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7. 8. 선고 2019구합7176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과

가.

원고는 사업주로부터 위탁을 받아 그 소속 근로자들 대상으로 직업훈련위탁교육을 실시하는 교육훈련기관으로,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이하 ‘직업능력개발법’이라고 한다) 제24조에 따라 별지1 목록 기재 훈련과정(이하 ‘해당 훈련과정’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나.

원고는 2017. 4. 1. 인터넷원격훈련에 참여할 사업장을 모집하기 위하여 B과 사이에, B에게 온라인영업에 관한 대외적인 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판매영업사 계약을 체결하였고, B은 2018. 8. 17. C와 사이에, C가 영업사원으로서 인터넷원격훈련에 참여할 사업장을 모집하면, 인터넷원격훈련 수료자에 대하여 원고에게 지급된 지원금의 일부를 C에게 수수료로 지급하는 내용의 영업사원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C 등이 모집한 사업장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훈련과정에 대하여 인터넷원격훈련을 실시하였고, 이에 따라 직업능력개발법 제20조에 따른 지원금을 지급받았는데, 그 중 일부는 C에게 수수료로 지급되었다.

라.

피고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직업훈련 특별 지도·감독 지시에 따라 원고가 운영하는 학습관리시스템 자료(2017. 5. 23.부터 2018. 3. 19.까지)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소속 사업장이 다른 다수의 근로자가 동일한 IP로 학습관리시스템에 접속하는 등 대리수강이 의심되는 사정을 확인하였고, 추가 조사 결과 C에 의한 대리수강과 그에 따른 부정수급을 확인하였다.

마.

피고는 2019. 7. 16. 원고에게 대리수강·대리출석에 의한 부정훈련 및 훈련비 부정수급을 이유로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 제2항 제2호, 제5호 및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2019. 12. 27. 고용노동부령 제2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의2 [별표 2] 2. 개별기준 2)의 마) 및 5)의 나)에 근거하여 해당 훈련과정에 대한 인정취소처분, 해당 훈련과정에 대한 2년 6개월간(2019. 7. 17.부터 2022. 1. 16.까지)의 위탁·인정제한처분, 해당 훈련과정을 제외한 모든 훈련과정(이하 ‘모든 훈련과정’이라고 한다)에 대한 2년간(2019. 7. 17.부터 2021. 7. 16.까지)의 위탁·인정제한처분을 하였다(이하 위 각 처분을 ‘제1처분’이라고 한다).

바.

또 피고는 그 다음날인 2019. 7. 17. 원고에게 같은 이유로 고용보험법 제35조, 직업능력개발법 제56조, 같은 법 시행령 제50조,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제22조의2에 근거하여 D 등 2,066명에 관하여 대리수강으로 지급된 지원금 62,557,120원 및 추가징수액 62,557,120원 합계 125,114,240원의 반환처분을 하였다(이하 ‘제2처분’이라고 하고, 제1, 2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

C는 교육생들의 인터넷원격훈련의 접속과 시험응시 등을 도와주면서 본인 휴대폰의 핫스팟 기능으로 인터넷 연결을 지원해주거나 본인 노트북을 직접 지원해 주었는데, 휴대폰과 노트북이 해외IP에 연결되어 있어서 이를 이용한 모든 교육생들이 대리수강자로 분류된 것이고, 원고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대리수강인원은 200명 정도로 확인되었으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대리수강인원 2,066명 전부를 인정할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되는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 제2항 제2호와 같은 항 제5호는 소위 법조경합관계에 있는바, 제2호가 적용되는 이상 그 보다 구성요건의 불법이나 책임의 내용이 경미한 제5호를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제5호에 근거한 부분은 이중처분으로 취소되어야 한다.

다.

원고는 영업사원들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감독을 해왔으므로,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거나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 해당하여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별표2] 1. 일반기준 가.항에 따라 1/2 범위에서 감경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감경조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1)

민사소송법 규정이 준용되는 행정소송에서의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민사소송일반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에 분배되고, 항고소송의 경우에는 그 특성에 따라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그 적법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다. 피고가 처분의 적법성을 뒷받침하는 처분사유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을 하는 경우에 이와 상반되는 예외적인 사정에 대한 주장과 증명은 그 상대방인 원고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63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두42817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7, 28호증, 을 제19, 21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의 사유는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일응의 증명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운영하는 학습관리시스템 자료(2017. 5.23.부터 2018. 3. 19.까지)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소속 사업장이 다른 다수의 근로자가 동일한 IP로 학습관리시스템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하였고, 2018. 2. 21.부터 2018. 11. 5.까지 기간 동안의 추가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소속 사업장이 다른 다수의 근로자가 동일한 IP로 학습관리시스템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2018. 11. 12. C로부터 대리수강 등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받았다.

②

피고는 위와 같은 C의 대리수강과 그로 인한 부정수급 내역을 확정하기 위해 훈련생이 학습관리시스템에 접속한 IP를 분석하면서 훈련생의 사업장 소재지가 다름에도 동일한 해외IP로 접속하여 훈련을 수강한 경우에 한정하여 대리수강 인원 2,066명을 특정하였다(을 제10호증, 피고는 또한 여러 곳의 사업장에서 사용된 해외IP가 아닌 1곳의 사업장에서만 사용된 해외IP는 실제로 훈련목적의 접속가능성이 있어 혐의에서 제외하였다).

③

C는 춘천지방법원 2020고단556 사기 등 사건으로 기소되었는데, 사기죄의 범죄사실 요지는 ‘C는 2017. 11. 29.부터 2018. 10. 18.까지 컴퓨터에 설치한 해외 IP 경유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훈련 대상 근로자 대신 직업 훈련 과정을 수강하여 수료 처리를 하여 이 사실을 모르는 원고로 하여금 피해자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훈련 대상 근로자에 대한 훈련비 62,557,120원을 교부받도록 하여 위 금원 상당을 편취하고, C는 원고로부터 그 중 25,188,637원을 영업수당 명목으로 교부받았다.’라는 것이다. C는 위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였고, 2020. 11. 25. 위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는데, 위 훈련비 62,557,120원은 훈련 대상 근로자 2,066명에 관하여 대리수강으로 지급된 지원금 62,557,120원을 의미한다.

3)

한편,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사실을 일부 다투고 있으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과 그 제출 증거들만으로 위 인정을 뒤집기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부정수급의심 인원에 대한 자체 조사를 한 결과 대리수강인원은 200명 정도로 확인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자체 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②

특히 원고가 주장하는 본인수강 대상자 중 한명인 E의 접속내역을 보면, E는 훈련종료일 전날인 2018. 2. 27. 09:02경 최초 접속하여 같은 날 10:08경 최종시험을 제출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해외IP로 09:12경 진도1을 수강한 다음 국내IP로 로그인하여 진도2부터 진도4까지를 수강하고, 해외IP로 접속하여 09:35경 진행평가를 수행하고, 국내IP로 접속하여 진도5부터 진도8까지를 수강하고, 해외IP로 다시 접속하여 시험답안을 제출한 것이 확인되는바, 이처럼 국내외 아이피를 번갈아 가며 접속하여 9시간의 훈련과정을 불과 1시간여 만에 모두 이수한 것을 정상적으로 진행 된 본인수강이라고 볼 수 없다.

③

C가 2019. 5.경부터 6.경까지 3차례 걸쳐 ‘C는 교육생들의 인터넷원격훈련의 접속과 시험응시 등을 도와주면서 본인 휴대폰의 핫스팟 기능으로 인터넷 연결을 지원 해주거나 본인 노트북을 직접 지원해 주었는데, 휴대폰과 노트북이 해외IP에 연결되어 있어서 이를 이용한 모든 교육생들이 대리수강자로 분류된 것’이라는 원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 C는 피고로부터 조사받으면서 ‘F로 무료 VPN 업체를 접속한 다음 해외 아이피로 우회하여 관리시스템에 접속하였고 우회 접속한 이유는 대리수강을 함에 있어 같은 장소 아이피로 여러 회사 직원이 접속한 이력이 나오면 부정으로 적발될 우려가 있어 이런 조치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을 뿐 아니라 위 형사사건에서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였다. 이에 더하여 인터넷 사용에 익숙치 않은 고령의 훈련생들이 학습관리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해 VPN을 이용하여 해외IP로 접속한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달리 납득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C의 위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나.

이중처분 여부

1)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 제2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의 인정을 받은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시정을 명하거나 그 훈련과정의 인정을 취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2호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비용 또는 융자를 받았거나 받으려고 한 경우’를 말하고, 제5호는 ‘제1항에 따라 인정받은 내용을 위반하여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실시한 경우’를 말한다.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 제5항은 제2항에 따른 시정명령 및 인정취소의 세부기준, 인정취소 사유별 구체적인 인정 제한기간 등을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별표2] 2. 개별기준에서는 제24조 제2항 각호의 행위 별로 시정명령 인정취소 또는 위탁 및 인정제한의 처분을 하도록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며,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별표2] 1. 일반기준 4)는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 제2항 각 호 중 둘 이상의 위탁 및 인정제한 사유가동시에 발생한 경우의 위탁 및 인정제한 기간은 3년의 범위에서 각 제한 기간을 합산한 기간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

위와 같이 직업능력개발법 제24조 제2항 제2호와 제5호는 그 구성요건이 서로 다르고,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도 위 각 호의 위반이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위탁 및 인정제한 기간을 합산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위 각 호가 법조경합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1)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아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처분기준에 부합한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두96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직업능력개발법은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촉진·지원하고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근로자의 고용촉진·고용안정 등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되었고,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의 지원은 예산 및 고용보험법상의 고용보험기금 등 한정된 공적 재원에 의하여 이루진다. 또한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 향상시키고 근로자의 훈련기회를 보장하며 근로자에게 양질의 훈련을 제공하기 위하여는 훈련비용의 부정 수급을 방지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크고, 만약 부정한 방법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용인한다면 직업능력 개발훈련에 대한 건전한 신뢰와 공정성이 흔들리게 되어 직업능력개발 훈련 제도 자체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②

이 사건 처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제8조의2 [별표 2] 2. 개별기준과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제22조의2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인데, 위 처분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 적 행정처분이 현저히 균형을 잃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③

구 직업능력개발법 시행규칙 제8조의2 [별표 2] 1. 일반기준 1) 단서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거나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개별기준에서 정한 기준의 2분의 1(인정취소의 경우에는 시정명령)의 범위에서 감경하여 조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처분청으로서는 그 위반의 경위, 정도, 이후의 경과 등을 종합하여 해당 처분을 감경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위반행위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하여 반드시 그 처분을 감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④

더욱이 원고는 훈련기관으로서 원고의 고유 업무인 교육 진행 업무를 사실상 영업사원 C에게 위임하고서 훈련생들의 실제 수강 및 수료 여부, 지원금 지급요건 충족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고, 이 사건 처분은 27개 사업장 소속 근로자 2,066명의 교육훈련을 대리수강한 행위에 대한 것으로서 부정수급액의 합계도 62,557,120원에 달하여, 그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덕수(재판장) 황지원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