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의 기초사실
피고는 2004. 7. 1.부터 개인기업인 'C'이라는 상호로 건설공사와 물탱크설치업을 영위하였고, 원고는 C에서 일용근로자로 일하면서 물탱크 설치 작업을 하였다.
피고는 지인인 D에게 C의 인적·물적 조직을 넘겨주면서 2010. 12. 31. C을 폐업한다는 신고를 하였고, D은 2011. 1. 3. 개인기업인 'E'이라는 상호로 전문건설업, 물탱크설치업을 영위한다고 세무서에 신고하였다.
E은 사업장 소재지가 C과 동일하였고, D은 E에서 회계 일을 맡아보기만 하였으며, 피고의 아들들인 F, G가 E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다.
피고는 2014. 5. 30. E의 인적·물적 조직을 다시 D으로부터 넘겨받아 'C'이라는 상호로 앞서와 같은 사업을 영위하였고, 아들들인 F, G로 하여금 여러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감독하도록 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2018. 2. 22. '피고가 C 사업장에서 2004. 12. 25.부터 2016. 10. 31.까지 근로한 원고에게 퇴직금 23,204,88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원고에게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하였고(2018고약247), 이 약식명령은 2018. 3. 29.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위 범죄사실에 기재된 기간 동안 피고, F, G, D으로부터 거의 매월 노임 명목의 돈을 지급받았고, 2006년부터 2016년까지 C, E 등을 원천징수의무자로 한 근로소득을 세무서에 신고하였으며, 피고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원고를 C에서 근무한 일용근로자로 세무서에 신고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2019. 3. 25. 위 약식명령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2019. 4. 29. 그 재심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이는 그대로 확정되었다(2019재고약1).
위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5, 7, 9, 10호증, 을 제1, 2, 6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D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포함)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방해가 되는 증거가 없다.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C과 E의 실질적 사업주로서 2004. 12. 25.부터 2016. 10. 31.까지 원고를 근로자로 고용하였다 할 것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그 기간 동안의 퇴직금 23,204,88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근무기간 말일에서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인 2016. 1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1년 3월, 6월, 8월, 12월, 2012년 4월, 8월, 12월, 2013년 2월, 4월, 7월, 9월, 12월, 2014년 8월, 11월, 2015년 3월, 6월, 9월, 12월, 2016년 3월, 6월, 9월, 10월에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어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므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형식적으로 일용근로자라 하더라도 일용관계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경우에는 상용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사용자로서는 취업규칙과 보수규정상의 직원에 준하여 일용관계가 계속된 기간을 계속 근로년수로 계산하여 그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며, 반드시 월 평균 25일 이상 근무하여야만 근로자의 상근성, 계속성, 종속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① 갑 제9호증(예금거래내역서)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거의 매월 피고, F, G, D으로부터 돈을 입금받거나 통장에 현금을 입금한 내역이 확인되고, 심지어 이러한 입금은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피고가 주장하는 시기에 이루어지기도 한 사정, ②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는 근거로 내세우는 을 제8호증의 1 내지 3(각 세무서에 신고한 신고필증)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신고한 자료에 불과하고, 그 신고 내용을 보면 원고가 2014. 6.부터 2016. 8.까지 대부분 월 19일 이상(적어도 월 13일 이상)을 근무하였으나 피고 주장의 위 기간에는 한 달 내내 단 하루도 근무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지는 사정, ③ 설령 원고가 한 달에 며칠만 근무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물탱크를 설치할 일이 있을 때에야 피고의 요청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는 원고의 근무형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인 사정, ④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총 기간이 거의 12년에 이르는 장기간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을 제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인정과 달리 원고와 피고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 대한 퇴직금은 일당에 10%씩 포함하여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미 전액 지급하였다고 항변하나,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이 포함되었다고 하여도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러한 법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피고는 위와 같이 지급하였다는 퇴직금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한 바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경승(재판장) 임효량 곽동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