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E의 작업일지와 별지를 대조한 결과 근로자별 근무일자가 맞지 않고, 통상적인 건설현장에서의 품셈을 기초로 하면 4,000만 원 가량의 임금이 추가 청구되었으며, 이 사건의 고소위임의 경우 위임의 근거가 명확치 않으므로 실제 미지급 임금이 있는지 여부나 처벌불원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가 명확치 않다. 또한 원심에서 증인 F이 근로자들에게 일부 금액을 추가로 변제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원심은 이에 대하여 심리하지 아니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이 사건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직상수급인으로 간주되는 사람으로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E은 현장책임자가 매일 TBM 안전일지(이하 '안전일지'라 한다)를 작성하여 그날 근로한 노무자들이 서명 날인을 하고, 오전이나 오후 근무를 하는 경우 등에는 0.5로 표기하여 근무시간을 표시하였다. 주식회사 D(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의 현장소장은 이를 제출받아 해당 안전일지에 기재된 노무자가 현장에 있는지 확인하였다. 다만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는 경우나 불법체류자인 근로자들이 있는 경우 등에는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거나 팀장들이 대신 작성하는 경우가 있었다.
E의 현장소장인 O은 원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안전일지를 근거로 E 경리직원과 함께 지급명세서를 작성하여 그 문서를 근거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며, 반장들의 경우 월급제로 임금을 주기 때문에 안전일지에 기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기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지급명세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실명을 쓰지 못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명의를 대여해 준 사람을 '대체자'로 기재하고 실제로 근로를 한 사람의 이름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으며, 위와 같이 작성된 지급명세서를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상 별지일람표의 체불노임이 작성되었다. 위와 같이 지급명세서는 안전일지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인데, 피고인 회사에서는 앞서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안전일지를 매일 확인하였고, 이에 대하여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자료도 없다. 또한 피고인은 4,000만 원 가량의 임금이 허위로 추가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는 추정된 금액에 불과하고 이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나 근거를 제출하고 있지는 않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진정서는 근로자들이 고발 권한 등을 Q, P 등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과 함께 제출되었는데, 원심 증인 P, O은 이는 각 팀의 팀장들이 근로자들부터 위임을 받아 전달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비록 원심 증인 O이 근로자들 중 불법체류자의 경우 진정서와 위임장 역시 대체자의 명의로 작성되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근로기준법 위반 공소사실은 친고죄가 아니므로 이 사건 공소제기가 법률에 위반되는 등 하자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또한 근로자들이 퇴직한 이후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범죄가 성립한 이상 그 이후에 F이 근로자들에게 일부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범죄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할 뿐 이 사건 범죄성립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당심에서 제출된 자료를 보더라도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의미 있는 변화가 없고,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 사유들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주진암(재판장) 유현정 이경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