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법리오해)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는 이 사건 당시 피해자 D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피해자 회사의 등록상표인 'D' 상표(이하 '이 사건 상표'라 한다)를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유지하고 있었고, 다만 피고인 회사는 피해자 회사의 주문을 받아 이 사건 상표가 표기된 E(이하 '이 사건 테이프'라 한다)를 생산하여 납품하는 것으로 약정한 상태였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가 피해자 회사의 주문 없이 I의 주문을 받아 이 사건 테이프를 생산하여 납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뿐 상품의 출처를 혼동하게 하거나 피해자 회사 상표의 품질보증 기능을 해한 것이 아니어서 상표권 침해 행위로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 회사에 이 사건 테이프를 주문한 것은 피해자 회사의 판매대리점인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였고, I는 피고인 회사가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상표가 부착된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테이프의 출처에 관하여 혼동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I는 피고인 회사로부터 납품받은 이 사건 테이프를 절단하여 박스에 넣고 그 박스에 자사의 라벨과 이 사건 상표를 함께 붙여 최종 소비자에게 이 사건 테이프를 판매하였으므로 최종 소비자와 관계에서 피고인이 상표법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주문 없이 이 사건 테이프를 생산하여 I에 납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상표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는데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피고인 A(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가.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규정
관련 법리
상표는 어느 특정한 영업주체의 상품을 표창하는 것으로서 그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함으로써 그 상품의 품위 및 성질을 보증하는 작용을 하며, 상표법이 등록상표권에 대하여 상표 사용의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제3자에 의한 지정상품 또는 유사상품에 대하여 동일 또는 유사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당해 등록상표가 가지는 출처표시작용 및 품질보증작용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고, 상표법은 이와 같이 상표의 출처식별 및 품질보증의 각 기능을 보호함으로써 당해 상표의 사용에 의하여 축조된 상표권자의 기업신뢰이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유통질서를 유지하며 수요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의 동일성을 식별하게 하여 수요자가 요구하는 일정한 품질의 상품구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요자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 11. 7. 선고 94도3287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들이 인정된다.
피고인 회사는 2011. 12. 13. 피해자 회사와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시작한 후 계약을 갱신하며 거래하여 오다가, 둘 사이의 계약을 외주거래기본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으로 변경하고피고인 회사가 피해자 회사의 주문을 받아 이 사건 테이프를 납품하여 왔는데, 2015. 11. 4. 종전의 계약 내용을 반영하여 작성된 계약서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발주 주문이 없었음에도 이 사건 테이프 77롤(시가 2,541만 원 상당)을 생산하여, 2015. 8. 25,과 2015. 9. 25.에 피고인 아들 명의로 설립한 회사인 H을 통하여 피해자 회사의 판매대리점인 I에 판매하였다.
I는 H을 통하여 납품받은 이 사건 테이프들을 서울 송파구 P에 있는 건설현장에 공급하였는데, 이 사건 테이프가 최종 소비되는 위 건설현장에서도 이 사건 테이프는 이 사건 상표가 표시된 박스에 보관되어 있었다(증거기록 107 내지 113쪽).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들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테이프 내지 이 사건 상표에 한정된 계약이 아니라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계약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 주문하게 될 자재, 부품, 가공품, 완제품 등에 관하여 체결될 개별계약에 적용될 기본원칙을 정하는 계약인 점, ② 그런데 이 사건 계약에는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 회사에게 상표권 등의 산업재산권의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하는 내용이 없고, 다만 피고인 회사는 개별계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산업재산권을 사용하게 되는 점, ③ 피고인 회사와 피해자 회사 사이의 개별계약은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 회사에게 이 사건 상표가 부착된 이 사건 테이프를 주문할 경우 그 주문서의 내용대로 체결되는 것이고, 피고인 회사는 그 개별계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할 권한을 가지게 될 뿐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는 이 사건 계약이 아닌 개별계약이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달리 피고인 회사가 이 사건 계약이 유지되는 기간 내에는 이 사건 상표를 포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또한 상표권 침해 행위는 위 상표법 제108조 제1항 각 호에 따른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고인 회사가 H을 통하여 이 사건 테이프를 공급한 상대방이 피고인 회사와 피해자 회사 사이에 계약 관계가 있음을 알고 있었던 I라는 사정이나 I가 이 사건 상표와 함께 I의 라벨을 함께 부착하여 최종 유통시켰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회사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I나 최종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상표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의 상표법 위반 범행이 2회에 그쳤고 이로 인한 피해자 회사의 피해도 그리 크지 아니한 점, 피고인에게 2015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선고유예를 받은 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인정되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와 기본계약만을 체결한 상태에서 피해자 회사와의 개별계약 체결 없이 무단으로 이 사건 테이프를 제작하고 이 사건 상표를 부착하여 유통시킨 것으로 범행의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상당히 불량한 점, 피고인이 범죄의 성립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대한 수사 개시 이후 I를 운영하는 J에게 허위의 진술을 강요하기도 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판결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김태진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