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0. 1. 30. 선고 2019노544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영하는 'D식당'(이하 '이 사건 식당'이라 한다)에서 근무한 14일 동안 8시간의 근로시간 외에 매일 4시간의 연장근로를 하였으므로 연장근로수당 50만 원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었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 연장근로수당 50만 원 외에 추가로 30만 원을 더하여 80만 원을 요구한 적은 있으나, 이는 피해자가 화성에서 일하고 있는 피고인에게 의정부에 있는 이 사건 식당까지 돈을 받으러 오라는 요구를 하여 소요되는 비용 등을 고려하여 30만 원을 추가로 제시하였을 뿐 확정적으로 달라는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500만 원을 요구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않으려고 억지를 부려서 피해자를 놀리기 위하여 또는 우발적으로 500만 원을 달라고 말해 본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하며 80만 원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500만 원을 요구하여 피해자를 공갈하려다 미수에 그쳤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나.

심신장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

다.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징역 4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이 스스로 이 사건 식당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자신의 권리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는 피해자에게 피고인과 무관한 피해자의 위법사실이나 처벌조항까지 거론하면서 고용노동청 등에 고발하여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하는 등 해악을 고지한 점, ② 실제로 피고인이 고용노동청과 경찰에 임금 지급, 노동관계법령 위반 등으로 수차례 진정을 제기한 후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받으려는 행태를 일삼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러한 행동은 권리행사를 빙자하여 협박을 수단으로 상대방을 겁을 먹게 하여 금원을 갈취하려 한 것으로, 권리실현을 위한 수단 또는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이어서 공갈미수죄가 성립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판단근거로 삼은 사실과 사정들이 모두 인정되고, 여기에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를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부터 500만 원을 갈취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18. 9. 11.부터 같은 달 23.까지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다가 스스로 일을 그만둔 다음,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임금을 지급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받을 임금을 14일분 107만 원으로 산정하고 가불로 지급한 30만 원을 공제한 다음 피고인에게 50만 원은 계좌로 보내고 남은 27만 원은 식당에 와서 사표를 쓰고 받아가라고 하였다.

②

그러자 피고인은 추석날이어서 휴무를 하기로 한 2018. 9. 24. 11:40경 피해자에게 '10인 이상의 사업장이 갖추어야 할 취업규칙을 갖추지 않은 사항', '외국인 고용 시 신고를 하지 아니한 사항'을 열거하면서 이와 같은 위반사항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과태료의 액수를 알렸다(증거기록 137쪽). 또한 피고인은 같은 날 16:09경에는 피해자에게 피고인이 이 사건 식당에서 근무하기 이전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이유로 사용자를 신고한 적이 있고, 이로 인해 사용자에게 과태료 부과처분이 내려진 사실을 말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13, 21, 22쪽).

③

피고인은 2018. 9. 26. 01:11경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지급받을 수 있는 모든 임금 1,073,324원을 지급받았음에도 이와는 별도로 10분 안에 8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이에 응하지 아니하면 고용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할 것처럼 이야기 하였다(증거기록 36, 39, 50, 51, 66쪽).

④

피고인은 2018. 9. 26. 01:32경 피해자에게 마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매월 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 식당에서 20일을 근무하였으며 이후 피해자가 피고인을 해고한 것처럼 주장하며, 피해자가 10분 내로 80만 원을 입금하지 않았으니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하였다(증거기록 40, 42쪽).

⑤

피고인은 피해자가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자 피해자를 모욕죄로 고소하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7회에 걸쳐 관계기관의 점검을 받게 하였다(증거기록 72, 73쪽).

⑥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자 고용노동청에 피해자를 신고하였는데, 신고 이후에도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자 고용노동청에 근무하는 담당직원에게 돈을 받아달라며 욕설을 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78쪽).

⑦

피고인이 피해자 외에도 사용자를 상대로 고용노동청에 신고한 사건은 80여 건에 이른다(증거기록 78쪽).

나.

심신장애 주장에 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한 언행(피고인이 피해자와 나눈 대화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의 내용, CCTV에 찍힌 피고인의 행동)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심신장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쳐 피해자에게 재산적 피해는 발생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범행은 원심 판시 판결이 확정된 공갈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 전에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은 인정되나, 원심 역시 위와 같은 양형사유들을 모두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스스로 일을 그만두고도 피해자를 협박하여 재물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범행의 수법과 내용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판결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김태진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