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9. 9. 선고 2020구합7155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5. 7. 27. 교육서비스업 등의 목적으로 설립되어 온․오프라인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법인으로,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인 ‘B’, ‘C’, ‘D’ 등 11개 과정(이하 ‘이 사건 훈련과 정’이라 한다)에 대하여 인정을 받아, 근로자를 상대로 인터넷 등을 통한 원격형태의 교육을 실시해 오면서 교육훈련비를 지급받아 왔다.

나.

한편, 원고는 2018. 8. 20. E과 사이에 원고가 자신이 제작한 강의 동영상의 판매를 E에게 위탁하고 E은 위탁받은 강의를 판매․관리하며 이에 따라 발생되는 매출에 대하여 영업수수료를 지급받는 내용의 영업업무협의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2018. 12. 3. 훈련생의 제보에 따라 학습관리시스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재지가 다른 사업장 훈련생들의 훈련내역이 동일한 IP를 갖거나 각 다른 훈련생들의 훈련내역이 새벽시간대 또는 휴일에 순차적․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부정훈련이 의심되는 원고 관련 사업장에 대하여 위탁사업장 지도 점검을 실시하였다.

라.

피고는 지도 점검 결과 원고 관련 31개 사업장의 1,297건의 대리수강 사실을 적발하였는데, 그 중 일부는 원고가 직접 영업을 통해 유치한 기업이었고, 일부는 E이 영업을 통하여 모집한 기업으로 밝혀졌다.

마.

피고는 2020. 8. 14. 원고에 대하여 부정훈련(대리수강․대리평가) 및 훈련비 부정수급을 이유로 이 사건 훈련과정 인정취소와 2년 전과정 위탁․인정제한처분(2020. 8. 14. ~ 2022. 8. 13.), 2년 6개월 해당과정 위탁․인정제한 처분(2020. 8. 14. ~ 2023. 2. 13.)을 하였다. 또한 피고는 2020. 8. 20. 원고에 대하여 부정수급액 58,809,640원 반환명령 및 58,809,640원 추가징수 처분(합계 117,619,280원), 훈련비 지급제한처분(2020. 8. 21. ~ 2021. 8. 15.)을 하였다(이하 위 각 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4, 7, 23호증, 을2, 10,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피고는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24조 제2항 제2호와 같은 항 제5호를 별도로 적용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을 하였는바, 같은 항 제5호의 위반행위는 같은 항 제2호에 비하여 경미하기 때문에 두 조문은 법조경합 관계에 있고, 두 조문을 모두 적용하여 별개의 행정처분을 하는 것은 이중의 중첩된 처분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리수강에 의한 부정훈련’을 이유로 한 인정취소 및 2년 6개월 해당과정 위탁․인정제한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문제되는 사업장이나 그 소속 근로자 등을 알려주지 아니하였고, 인터넷 원격훈련 수강실태 지도점검 및 분석결과가 왜 대리수강 및 대리평가에 해당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아니하였다. 결국 이 사건 각 처분에는 처분 근거를 제시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이 사건 각 처분은 대리수강행위를 주도한 E이 해외로 도피하여 E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루어진 처분으로 처분사유가 부존재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위반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거나 그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규칙(2020. 9. 28. 고용노동부령 제295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의2 [별표 2] 1. 일반기준에 따라 개별기준에서 정한 기준의 2분의 1 범위에서 감경하여 조치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각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중의 중첩된 처분이라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24조 제2항 제2호에서 정한 부정수급을 위한 훈련비 신청 행위와 같은 항 제5호에서 정한 대리수강․대리평가 행위는 행위시점과 행위태양이 전혀 동일하지 아니한 별개의 행위로 제5호를 위반한 행위가 제2호를 위반한 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하여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따라서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202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선 인정사실, 갑2 내지 4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각 처분을 하기 이전에 처분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고 청문실시를 통지하였으며, 이 사건 각 처분서에 ‘위반사항 : 부정훈련(대리수강․대리평가) 및 훈련비 부정수급’, ‘반환․징수결정사유 : 훈련인원 조작, 인터넷원격훈련과정 대리수강’이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각 처분 당시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어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6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 관련 피교육업체들의 대리수강 사실 여부를 조사하기 위하여 학습관리시스템 데이터 분석(IP 비교, 접속 시간대 분석 등)을 통해 부정훈련이 의심되는 사업장을 선별한 후, 고용노동부의 46개 지방노동관서 직업능력개발팀에 협조를 구하여 위탁사업장 방문 지도 점검을 실시하였으며, 관련자들로부터 확인서를 징구하였고, 원고 대표이사에 대한 대면조사 끝에 31개 사업장에 대한 훈련위반 사실을 확정하였는바, 설령 해외로 도피한 E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각 처분사유는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로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아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 처분기준에 부합한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그 기준을 적용한 결과가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두96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현저히 타당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은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촉진·지원하고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기능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근로자의 고용촉진·고용안정 등을 도모하기 위하여 제정된 점,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의 지원은 예산 및 고용보험법상의 고용보험기금 등 한정된 공적 재원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점,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에 필요한 직무수행능력을 습득, 향상시키고 근로자의 훈련기회를 보장하며 근로자에게 양질의 훈련을 제공하기 위하여는 훈련비용의 부정 수급을 방지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큰 점, 만약 부정한 방법으로 직업능력개발 훈련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용인한다면 직업능력 개발훈련에 대한 건전한 신뢰와 공정성이 흔들리게 되어 직업능력개발 훈련제도 자체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공익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②

이 사건 각 처분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구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시행규칙 제8조의2 [별표 2] 2. 개별기준 2)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인바, 위와 같은 처분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현저히 균형을 잃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

③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제24조 제2항 단서에 의하면, 고용노동부장관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비용 또는 융자를 받았거나 받으려고 한 경우’에는 필요적으로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의 인정을 취소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교육훈련비용을 지원받는 행위의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보아 위와 같이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각 처분은 31개 사업체 소속 근로자 총 1,297명의 교육훈련에 대한 것이고, 부정수급 액수의 합계도 58,809,640원에 달하여, 그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⑤

원고는 피고에게 E의 대리 수강사실을 자진신고 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원고에 대한 조사는 2018. 12. 3.경 훈련생의 제보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자발적으로 대리수강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⑥

원고는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경우 그 처분을 감경할 수 있음에도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을 감경하지 않았으므로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처분청으로서는 그 위반의 경위, 정도, 이후의 경과 등을 종합하여 해당 처분을 감경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위반행위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하여 반드시 그 처분을 감경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 사건의 경우 대리수강․평가한 기업들 중 일부는 원고가 직접 모집하기도 한 기업들로, 원고에게 대리 수강으로 인한 부정수급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안현진 정윤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