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관한 E의 진술과 관련 자료는 믿을 수 없다. 그와 같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E은 피고인의 회사 돈을 횡령하는 등 피고인에게 손해를 끼친 사람이고, 이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금과 E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이미 상계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E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안산시 단원구 B, C호에서 주식회사 D라는 상호로 상시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2013. 7. 16.경부터 2016. 11. 3.경까지 위 업체에서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인 E의 2016년 11월분 임금 397,050원을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2013. 7. 16.경부터 2016. 11. 3.경까지 위 업체에서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인 E의 퇴직금 12,037,861원을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판시 증거들을 근거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E의 2016. 11월분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인식과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D는 2016. 6. 30.경을 기준으로 임원 6명, 직원 37명으로 구성된 회사였고, 2011. 4.경 다른 회사와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 되었다가 2018. 10.경에야 상장폐지 되었으며, 피고인은 경영을 총괄하는 D의 대표이사였고, 기록상 2016. 11.경 E을 제외한 D의 다른 직원에 대하여 급여 미지급이 문제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인 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직원의 급여를 일일이 확인하여 지급하지는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경우 회사가 도산하면서 다수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건과 달리 대표이사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증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D의 재무팀장 L, 회계팀장 N의 직속 상사이자 재무관리이사는 오히려 E이었고(E 당심 녹취록 제9쪽), 피고인은 대표이사로서 직원들의 급여를 일일이 확인하여 지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퇴직 이후에도 재무관리이사 E에 대하여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그 액수가 얼마인지에 관하여 피고인이 정확히 알고 있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재무관리이사였던 E조차도 관련 자료가 나타나기 전까지 자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정확히 특정하지 못하였고, 그 액수에 관한 진술도 일관되어 있지 않았다.
2016. 11월분 임금에 관하여 E은 2016. 11. 1.경부터 2016. 11. 3.경까지 근무하였을 뿐인데, 다소 지체된 것으로 보이지만 2016. 10. 25., 2016. 11. 25.에 각각 약 390만 원의 임금이 E에게 지급되었고, 그럼에도 여전히 397,050원 상당의 2016년 11월분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피고인이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과 E은 서로 마찰을 빚다가 2016. 11. 3.경 E이 D를 퇴사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재무관리이사는 E이었던 점, 이후 피고인은 2016. 12.경 재무팀장 L에게 E에 대한 퇴직금 산정을 지시한 점, E의 퇴사 무렵부터 현재까지도 피고인과 E 사이에 상호 정산의 기초가 되는 채권·채무의 존재 및 액수에 관한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E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하여 다소 의문이 든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항과 같은데, 이는 제4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은성(재판장) 박은지 조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