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근로자 E에 대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고, 설령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그럼에도 근로자 E에 대하여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고, E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없어서 피고인이 E을 해고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광명시 B건물 C호 주식회사 D 대표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 2019. 1. 7. 입사하여 사무직으로 근로하고 있는 근로자 E을 사전 예고 없이 2019. 12. 31.자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2020. 1. 3.에 문자메시지로 즉시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으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2,670,000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이 사건의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은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한다. 계약기간 종료일 이전까지 계약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위 기간까지로 한다.”고 되어 있고,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9. 12. 31. 이전에 계약연장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 피고인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관한 채용공고를 내고 E이 이에 응하여 면접을 거쳐 채용된 후 2019. 1. 7.부터 근무를 하였고, 피고인이 당시 3개월 수습기간을 거친 후 E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려 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은 정작 2019. 5. 15. E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위와 같이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며 계약연장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계약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은 수습기간이 지난 후 E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한 것이 계약서에 의해 명확하고, 이와 달리 위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E의 근로기간은 2019. 12. 31.로 종료하였고 E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될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E은 위 날짜에 당연 퇴직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이 2020. 1. 3. E에게 “2019. 12. 31.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출근하지 않으셔도 됨을 알려드립니다. 2020년 1월 1일, 2일의 근로수당은 별도 지급하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E이 계약기간 종료 후인 2020. 1. 2. 출근하고 다음 날인 1. 3.에 연가신청을 하였기 때문에 계약기간 만료를 확인하는 의미에서 보낸 것으로 보일 뿐 해고라고 보기는 어렵다(피고인은 E이 출근하자 다음 날인 1월 3일 바로 문자로 계약기간이 종료하였음을 통보하였다).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E을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고를 전제로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당심의 판단
당심 증인 E은 피고인과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은 2019. 1. 1.부터 2019. 12. 31.까지로 한다. 계약기간 종료일 이전까지 계약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경우에는 위 기간까지로 한다.”라는 문구가 들어간 이유는 피고인의 정규직 채용공고에 따라 면접을 거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E이 2019. 1. 7.부터 근로하기 시작하였으나, 근로계약서의 작성이 지체되던 중 2019. 5. 15.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연봉계약서와 근로계약서를 함께 작성하면서 연봉계약을 매년 협상하여 정한다는 의미로 위 문구를 기재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E의 근로 개시일이 2019. 1. 7.이었음에도 근로계약서의 근로 개시일은 2019. 1. 1.로 기재되어 있는 점, 당초 채용공고는 정규직으로 되어 있었고, 그 이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채용공고가 변경된 바 없었으며, 이른바 수습기간 3개월로부터 약 1개월 이상이 지난 후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다른 근로자인 M과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도 M의 근로 개시일을 실제 근로 개시일인 2018. 12.이 아닌 2019. 1. 1.로 기재한 점, E이 2020. 1. 2. 피고인에게 그 다음 날인 2020. 1. 3. 연차휴가 승인을 요청하자 피고인이 이를 승인하는 등 피고인이 E에게 2020. 1. 3. 카카오톡메시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9. 12. 31.자로 종료되었다는 내용을 통지하기 전에는 E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종료에 대하여 별도의 통지나 언급을 한 바 없었던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와 E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개연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심에서 인정한 여러 사정들과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피고인이 2019. 12. 31. 09:26경 고용노동부 온라인 고용정보시스템 ‘워크넷’에 영업지원(사무보조)자 1명을, 고용형태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상세고용형태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 12개월/ 계약기간 만료 후 상용직 전환 검토’로 표시하여 구인공고하여 E의 대체자에 대한 고용계약을 추진하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범행일 후에 이 사건 회사가 다른 근로자 J와 작성한, 정규직 근로계약서에는 기간의 시작일만 기재되어 있고 만료일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회사와 E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거나, E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오재성
판사 정영훈 정회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