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을 각 징역 2년 6월, 피고인 C를 금고 2년 6월, 피고인 D를 금고 6월, 피고인 주식회사 E를 벌금 10,000,000원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피고인 A, B, C에 대하여는 각 4년간, 피고인 D에 대하여는 1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B, C에 대하여 각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피고인 D에 대하여 80시간의 사회봉사를 각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E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피해자 I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피해자 I에 대한 화재예방,소방시설설치ㆍ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의 점,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피해자 I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피해자 I에 대한 화재예방,소방시설설치ㆍ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의 점, 피고인 C, D에 대한 각 공소사실 중 피해자 I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은 각 무죄.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각 각하한다.
피고인 A, B, C, D에 대한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7176,2020
판결선고
2022. 8. 11.
수원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2020고단7176』(피고인 A, B, C, D)
[기초적 사실관계]
J 물류센터 건물의 소유·관리관계
J 주식회사(이하, ‘J’라고만 함)는 2015. 5. 26. 경기 용인시 처인구 K 일대 물류센터개발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대표이사 L)로, 2020. 5. 29. M(이하, ‘M’이라고만 함)과 위 부지 일대에 물류센터 건설 및 자산의 관리·운용을 위탁하는 ‘자산관리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M은 자산관리 전문업체로 J를 대행하여 물류센터 신축사업을 진행하여 2018. 12. 28.경 N에서 지상 4층 및 지하 5층, 연면적 115,085㎡ 규모의 J 물류센터(이하, ‘본 건 물류센터’라고만 함)를 완공하여 용인시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취득하였고, 2018. 7. 11.<1> J를 대행하여 O 주식회사(이하, ‘O’라고만 함)와 본 건 물류센터에 관한 부동산 관리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O는 2018. 8. 11.<2> 주식회사 P(이하, ‘P’라고만 함)와 본 건 물류센터 관리업무를 위탁하는 ‘건물(시설물)관리 계약’을 체결하여 본 건 화재 발생 시까지 시설물 관리업무는 P소속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담당하고, O 소속 피고인 A이 본 건 물류센터에 상주하면서 이를 관리·감독하고, M 소속 Q에게 보고를 하여 Q은 위 L에게 보고하는 구조로 관리를 해왔다.
물류센터 현황
본 건 물류센터는 지상 4층 및 지하 5층의 철근콘크리트조 및 일반철골구조로 지어진 물류센터 1개동과 식당, 숙소 등이 있는 지원동 1개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물류센터의 경우 건물 내 차량통행로 우측은 R존, 좌측은 S존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지하 5층에는 기계실과 전기실이 위치해 있고, 지하 4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창고 및 하역장과 사무실, 기계실이 위치해 있는데, 창고와 하역장은 복층구조로 되어 있고, 지하 2층(실제로는 지상) 차량진입로 우측에 피고인 A의 사무실 및 P 소속 직원들이 근무하는 관리사무소(방재실)가 위치해 있다.
화재 발생 구역인 지하 4층의 구조 및 제상수 물탱크 현황
본 건 물류센터 지하 4층은 총 면적 33,186㎡로 R존은 T에서 임차하여 사용하고, S존은 U에서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R존은 전체가 하나의 냉동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반면에, S존은 냉동창고를 11개(V호~W호)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고, 화재가 발생한 지하 4층 S존에는 2개의 제상수(냉동창고의 유니트쿨러에 온도차로 발생하는 서리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물) 물탱크실이 7번 도크와 23번 도크 복도 안쪽 끝에 각각 설치되어 있고, 제상수 물탱크가 관할하는 유니트쿨러를 기준으로 R구역 제상수 물탱크는 V~X호 창고에, B구역 제상수 물탱크는 Y~W호 창고에 설치되어 있다.
제상수 물탱크실, 냉동창고, 복도, 하역장은 천정을 우레탄폼으로 도포하여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고, 제상수 물탱크는 FRP 재질로 총 용량은 21t이며, 단열을 위해 물탱크 외부에 25mm두께로 우레탄폼을 도포하였고, 물탱크 내부 바닥에서 약 50cm 정도의 높이에 제상수의 온도를 높여 주는 시즈히터 3개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고, 시즈히터에서 1m 위에는 물의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센서가 설치되어 있으며, 물탱크 상부에는 물을 공급해주는 급수 밸브가 설치되어 있고, 하부에는 물을 배수하는 드레인 밸브가 설치되어 있다.
시즈히터는 Z(주)에서 제작한 제품으로 길다란 막대 형태의 스테인레스 재질의 제품으로서 내부에 니켈크롬 열선이 내장되어 물이 없을 경우 외부 온도가 700℃까지 상승하고, 제상수 물탱크에 구멍을 뚫어 설치되어 있다.
소방설비 현황
본 건 물류센터는 연면적 115,085㎡의 물류센터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3호 및 동법 시행령 제5조 별표 2)에 규정된 특정소방대상물 중 창고시설에 해당되고, 동법 제20조 제2항 및 시행령 제22조 제1항에 의해 1급 소방안전관리 대상물 연면적 15,000㎡ 이상(200,000㎡ 미만) 특정소방대상물로서, 동법 제9조 제1항, 동조 제3항 및 동법 시행령 제15조 별표 4), 별표 5)에 의해 스프링클러, 방화설비(셔터), 제연설비 및 자동화재탐지설비인 화재감지기, 화재수신기,비상방송, 사이렌 등을 갖추게 되어 있어 관계인(소유자, 관리자, 점유자)은 소방시설을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설치 또는 유지·관리 하여야 하고, 소방시설을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범죄사실]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업무상실화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A은 O 소속 물류PM팀 과장으로 2018. 7. 11.경 체결된 J와 O와의 ‘부동산관리 위탁계약서’에 의해 2018. 8. 1.경부터 경기 용인시 처인구 AA에 있는 본 건 물류센터에 상주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B은 P AB본부 소속으로 2018. 8. 1.경 O와 P의 ‘건물관리계약’에 의해 2019. 6. 10.경 위 물류센터 관리사무소의 관리과장으로 근무를 시작하여 2020. 6. 15.경 관리소장으로 승진하여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C는 2020. 6. 29.경부터 P 소속으로 위 물류센터 관리사무소의 시설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 D는 2019. 8. 19.경부터 P 소속으로 위 물류센터 관리사무소의 시설기사로 근무를 시작하여, 2019. 12.경 시설대리로 승진하여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
피고인 A은 J와 O와의 부동산관리 위탁계약에 의하여 위 물류센터의 위험 예방 관리 및 안전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건물관리 하도급 업체인 위 P 소속 관리소장인 피고인 B으로부터 시설물의 하자보수나 냉동기, 소방설비 등 시설물의 유지·보수와 관련하여 업무보고, 주간보고 및 월간보고를 받고, 피고인 B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고, 피고인 B은 관리소장으로서 피고인 C, 피고인 D를 관리·감독 하면서 위 물류센터의 하자보수나 냉동기, 소방설비 등의 유지·보수 업무에 종사 하고 있고, 피고인 D는 위 물류센터의 소방시설 등의 유지·보수 업무 등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피고인들에게는 위 물류센터에 화재 발생 시 스프링클러, 방화설비(셔터), 제연팬 등을 작동시켜 화염의 확산을 방지 및 지연시키고, 비상방송, 사이렌을 울려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이 신속하게 비상계단 등으로 대피할 수 있게 해주는 자동화재탐지설비의 핵심인 화재수신기를 24시간 연동 상태로 운용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날인 2020. 7. 21.경 이전부터 위 물류센터 내 누수, 차량 출입 및 공사 등으로 인해 발생한 매연, 먼지 등으로 인해 화재감지기에서 다수의 장애와 오동작이 발생하고, 오동작 발생 시에는 화재감지기를 탈거하여 세척하거나 새로운 화재감지기를 부착하여야 하는데, 하역장의 층고가 약 10m 가량이어서 작업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화재수신기를 지속적으로 연동 정지 상태로 운용하였다.
피고인 C
피고인 C는 2020. 7. 중순 일자불상경 위 물류센터에서, 피고인 B으로부터 위 물류센터 내 지하 4층 냉동창고에 위치한 제상수를 보관하는 물탱크의 청소를 지시받아 2020. 7. 21.경 위 물류센터 지하 4층에서 입사한지 일주일 된 당직기사인 AC으로 하여금 위 물탱크 청소를 위한 배수 작업을 하도록 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경우 피고인 C는 ① 냉동기 제어 PC에서 제상수 스케줄을 제거하고, ② 제상수 온도를 0℃로 설정하고, ③ 냉동기 기계실 전원 판넬의 히터 스위치 3개를 끄고, ④ 판넬 내부의 시즈히터 전원 차단기를 내리는 등 물탱크실 내 제상수를 가열하는 시즈히터의 전원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등으로 시즈히터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사전 안전 조치를 취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C는 이를 게을리 한 채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청소 작업의 편의를 위해 시즈히터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어떠한 사전 안전조치도 취하지 아니하고, 물탱크실 청소 및 사전 안전조치 등에 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위 AC에게 안전조치 교육 등도 시키지 아니하고서 곧바로 물탱크 내 제상수를 배수하도록 지시하였다.
화재 발생·확산으로 인한 사망 및 피해의 발생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동의 과실로 인하여 2020. 7. 21. 07:00경 위 물류 센터 지하 4층 S존에서, 위와 같이 시즈히터 전원 차단 등의 사전안전 조치 없이 위 AC이 물탱크 청소를 위한 제상수 배수 작업을 하여 같은 날 08:26경 물탱크 내 물이 거의 다 빠져나가 물탱크 바닥에서 0.5m 높이에 설치되어 있던 시즈히터가 700℃ 상당으로 가열된 상태에서 외부로 노출되어 FRP 재질의 물탱크와 외부에 도포되어 있던 우레탄 폼에 접촉하여 발화하게 하고,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된 검은색 유독가스가 확산되게 하고, 물탱크 내부에 설치되어 있던 화재감지기(지하 4층 34번 화재감지기)에서 화재가 감지되었음에도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되어 있어 위 물류센터 지하 4층에 설치되어 있는 화재 경보 설비, 방화 셔터,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시설이 작동되지 아니하여 유독가스가 화재 발생시로부터 약 3분 만에 지하 4층 S존 23구역 하역장 및 차량입구 쪽 비상계단까지 확산되게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동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지하 4층 하역장 및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피해자들의 대피를 지연시켜 유독가스 흡입에 의한 중독 및 산소결핍으로 피해자 AD(36)을 사망케 한 것을 포함하여 별지 1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5명을 사망케 하고, 총 6명에게 상해를 입게 함과 동시에 피고인 C는 사람이 현존하는 피해자 J 소유의 건조물인 위 물류센터 수리비 149억원 등 별지 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428억 8,100만원 상당의 물적 피해가 발생하도록 위 물류센터를 소훼하였다.
화재예방,소방시설설치․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할 때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 A
피고인은 2019. 6. 12.경부터 2020. 7. 21.경까지 특정소방대상물인 위 물류센터에서, 소방시설인 화재수신기가 연동 정지 상태로 되어 있어 화재 발생 시 화재 경보 설비, 방화 셔터,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시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을 사상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2020. 6. 15.경부터 2020. 7. 21.경까지 특정소방대상물인 위 물류센터에서, 소방시설인 화재수신기가 연동 정지 상태로 되어 있어 화재 발생 시 화재 경보 설비, 방화 셔터, 스프링클러 등의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아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시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을 사상에 이르게 하였다.
『2021고단7227』(피고인 주식회사 E)
피고인 주식회사 E는 서울 강남구 AE에서 시설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2019. 8. 1.경 O 주식회사와 용인시 처인구 AF 소재 ‘J물류센터’의 ‘건물(시설물)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위 물류센터의 시설물을 관리하는 사업주이고, C는 피고인의 직원으로서 2020. 6. 10.경부터 위 물류센터 관리사무소의 시설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건설기계 등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7. 21.경 위 물류센터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사용인인 C가 위 물류센터 지상4층 제상수탱크의 청소 작업시 지하 3층의 기계실에 설치된 제상수탱크의 히터를 차단하지 아니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20고단7176』
피고인 B, C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 A, D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AG, AH의 각 법정진술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AI, AJ의 각 진술기재
AK, AL, AC, AM, AN, AO, AP, AQ, AR, AS, AT, Q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각 진단서
변사자조사결과 보고서, 각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J 화재현장감식결과, 감정의뢰 회보, 부검감정서
화재수신기 로그기록, 각 압수물 분석 내역, 로그 기록 사본, 화재수신기 연동 그래프 사본, J물류센터 소방시설 현황 보고서
각 CCTV 캡쳐 사진
내사보고(화재사건 관련 사망자 및 부상), 내사보고(AU 소방점검 관련), 내사보고-건물관리계약서 사본 및 FM시설 관리용역 계약서 확인, 내사보고-압수물분석 (소방시설점검, 2020 소방계획서, 점검일지), 수사보고(J 물류센터 위탁계약 관계 확인), 내사보고-P압수물 분석(O와 P의 계약 관계), 내사보고(압수물 제17호, PB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이메일 자료 분석), 내사보고(압수물 제17호, PB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이메일 자료 분석), 내사보고(B 소장(P)과 A 과장(O)간 통화 녹취파일), 내사보고(증17호 P 시설팀장 B 휴대폰 녹취록 분석 취합 및 요약), 내사보고-소방설비점검(유지보소) 파일및 소방시설등 작동기능 점검 실시결과 보고서 확인), 내사보고-화재발생일 화재수신기의 중요 신호감지 내역 확인, 내사보고(압수물 제212호) AU 월별소방시설 점검 기록표 관련 건), 내사보고(증 213호 AU 상반기 소방정밀 점검 지적내역), 수사보고(용인소방서 소방점검 서류 첨부(J물류센터), 수사보고-증제12호(E-3960) A(O) 데스크탑 PC 디지털포렌식자료 분석, 수사보고-화재수신기 "연동" 관련 신호감지 내역 정리, 수사보고-증16호 A 휴대폰 내 M Q팀장과의 통화 녹취(연동 정지 관련), 수사보고-화재수신기 “연동” 관련 중요 소방설비 기록 요약 정리, 수사보고-O A PC(증 12호)내 감지기 교체 관련 내용 확인, 수사보고-O A PC(증12호) 내 M 월간보고 자료 확인, 수사보고-화재수신기 “연동” 관련 지구경종 등 로그 기록 요약 정리, 수사보고-최종 부상자 확인, 수사보고(P 화재감지기 오동작관련 검토서 작성 및 보고 현황), 수사보고(P 화재수신기 장애 복구 관련), 수사보고(물적피해 집계) 및 위 각 내사보고 내지 수사보고에 첨부된 자료
『2021고단7227』
피고인 주식회사 E의 법정진술
증인 B, C의 각 법정진술
AC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중대재해조사의견서 제출, 법안감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B: 각 형법 제268조, 형법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각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2항 전단, 제1항, 제9조 제3항 본문(소방시설 폐쇄․차단 등 행위를 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점), 각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2항 후단, 제1항, 제9조 제3항 본문(소방시설 폐쇄․차단 등 행위를 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점)
피고인 C: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형법 제171조, 제170조 제1항, 제166조 제1항(업무상실화의 점)
피고인 D: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상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E: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1항 1.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B, C, D: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피고인 A, B에 대하여 각 징역형을, 피고인 C, D에 대하여 각 금고형을 각 선택
집행유예
피고인 A, B, C, D: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피고인 A, B, C, D: 형법 제62조의2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E: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배상명령신청의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항, 제25조 제3항 제3호(배상의무의 범위가 불분명하거나 유죄판결에 기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됨)
유죄 판단의 근거
피고인 A의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상태 운용에 따른 업무상과실치상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성립 여부(주위적 공소사실)
피고인 A(이하 이 부분 판단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물류센터(이하 ‘이 사건 물류센터’라 한다)에 설치된 화재수신기를 비롯한 소방시설의 유지․관리 업무와 관련하여 B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고, 위와 같은 업무는 전적으로 B의 관리․감독하에 P 직원들이 담당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하는 것에 관하여 지시하거나 감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3>
피고인은 화재수신기가 지속적으로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되는 것에 대해서 알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를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방치하였음을 전제로 한 주위적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될 수 없다.
화재현장 감식결과에 의하면, 화재 현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의 소화용수 공급밸브가 닫혀 있어 스프링클러 배관에 소화용수가 공급되지 않았고, 저수조와 스프링클러 배관을 연결하는 프리액션밸브도 사고 전부터 닫혀 있었음이 드러났다. 결국 화재수신기가 연동 상태로 유지되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문제로 인해 스프링클러에 물이 제대로 공급될 수가 없어 화재 확산을 막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방재실에서 근무하던 P 직원들은 화재 발생 이후 화재수신기에서 울리는 주경종을 듣고도 곧바로 연동정지를 해제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화재 당시 비상방송, 지구경종(사이렌) 등의 작동이 지연된 것은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운용 때문이 아니라 P 직원들의 연동정지 해제 조치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설령 화재수신기 유지․관리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들의 사상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판단
피고인이 B에게 화재수신기를 비롯한 소방설비의 유지․관리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는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물류센터의 위험 예방 및 안전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화재수신기를 포함한 소방설비의 유지․관리 업무와 관련하여 P 소속 직원인 관리소장 B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지위에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J로부터 이 사건 물류센터에 관한 부동산 관리업무를 위탁받은 O가 P와 사이에 체결한 2018. 8. 1.자 건물(시설물) 관리 계약에 의하면, P가 O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주된 용역업무의 내용으로 ‘이 사건 물류센터의 수변전설비, 조명설비, 전열설비, 동력설비, 발전설비, 급배수설비, 소방설비 등 관리’ 및 ‘각종 시설의 보호와 화재사고의 방지’ 등이 명시되어 있고, 업무의 수행과 용역의 관리․감독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으로 ‘P는 O의 감독을 받아 계약업무를 수행한다(제5조 제1항). 매월 월간계획서와 실시결과를 O 관계자에게 제출한다(제5조 제2항). 업무 수행 중 시설물 손상 및 사고 발생시 즉시 O에 보고하여야 한다(제5조 제3항). 긴급 사태 시 O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제5조 제4항). O가 지정하는 각종 관리일지와 업무일지(일일 업무보고서, 근태 현황보고, O 요구 서류)를 작성하여 매일 O에 보고한다(제5조 제4항). P는 O가 지정하는 감독원의 지시에 순응하여야 하고 감독원은 P가 수립한 용역작업계획의 협의 조정, P가 제출하는 제 보고서의 검토, 기타 용역 일반에 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제반 조치 강구의 권한을 가진다(제13조).’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O 소속 감독원은 시설 관리를 위하여 이 사건 물류센터에 배치된 P 소속 직원들에 대해 전반적인 지시․감독권을 행사할 계약상의 권한이 있음이 드러난다.
O는 위 계약에 따라 피고인을 ‘감독원’으로서 이 사건 물류센터에 상주 근무하도록 하였다. 피고인은 P 직원들이 근무하는 지하 2층 방재실 바로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P 소속 관리소장 B으로부터 소방설비를 비롯한 물류센터 내 각종 시설물의 하자 내용, 점검 및 보수 사항 등 시설물 유지․보수와 관련한 사항을 보고받았다. 그와 같은 보고는 P에서 작성한 일일업무일지를 토대로 한 보고, 주간보고 및 월간보고 등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B, D, P 소속 직원으로 이 사건 화재 발생 이전에 관리소장으로 근무했던 AJ, AG, AH 및 시설팀 직원으로 근무했던 AI은 수사기관 내지 법정에서 공통되게 ‘피고인이 P 소속 물류센터 관리소장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았을 뿐 아니라 소방설비를 비롯한 각종 시설물의 유지․관리 사항에 관하여 관리소장과 P 소속 직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B이 피고인에게 보고하거나 전송한 일일업무일지, 이메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의 내용과 둘 사이의 통화 내용을 살펴보면, B이 피고인에게 화재감지기와 화재수신기를 비롯한 각종 시설물 유지․관리와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 상세히 보고하고, 피고인이 이에 관하여 작업 지시를 요구하는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
피고인이 화재수신기의 지속적인 연동정지 상태를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는지 여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늦어도 2019. 6. 12.경부터는 이 사건 물류센터 내에 설치된 화재수신기가 지속적으로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되어 화재 발생 시 화재수신기에 연동되는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제연팬, 지구경종(사이렌), 비상방송 등의 소방설비가 자동으로 작동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상태를 방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물류센터에 상주하여 근무할 무렵부터 물류센터 내 누수, 차량 출입 및 공사 등에 따른 매연, 비산먼지 발생으로 말미암아 물류센터 내 설치된 다수의 화재감지기가 잘못 작동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고, 그 빈도는 하루에도 수십 건, 매월 수백 건에 이를 정도로 대단히 잦았다. 화재감지기의 오작동으로 잘못된 화재 정보가 화재수신기로 송신될 경우 화재수신기를 매개로 지구경종, 비상방송,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등의 소방설비가 빈번하게 작동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P 소속 직원들은 화재감지기 교체나 수리 등 잘못된 화재 감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시행하지 않은 채 위와 같은 문제 발생을 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하였다.
P 소속 직원으로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근무하였던 AI은 2019. 6. 12. ‘소방시설 현황보고서’를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위 보고서에는 화재감지기 오작동이 빈번하여 형사처벌의 위험이 존재함에도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바, 피고인은 위 보고서를 받은 시점에는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되고 있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9. 10. 말경 이 사건 물류센터의 자산관리업무를 총괄하는 M의 Q 팀장과 사이에 화재수신기 연동 문제에 관하여 통화하기도 하였는데, 그 통화 내용 중에는 피고인이 Q에게 ‘연동을 잡고 있는 중이다. 연동을 풀어 놓으면 스프링클러가 터져버린다. 어쩔 수 없이 지금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피고인은 2019. 11. 6. 당시 P 소속 관리소장이었던 AG로부터 이메일로 ‘화재수신기 총 장애건수 267개 중 241개를 처리하여 26개의 장애가 남았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다. 위 이메일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화재수신기 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그와 같은 장애 문제를 사후적으로 처리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다수의 문제가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뿐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문제를 해결하여 정상 운용하고 있음을 추단할 만한 내용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피고인은 2020. 2. 7.경 AG, B으로부터 불꽃감지기 시공 검토에 관한 보고를 받았는데, 이는 화재감지기 오작동과 그에 따른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문제가 여전히 존재함을 전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서 제시된 보고 사항이다. 이후 피고인은 2020. 2. 17. M의 Q 팀장에게 ‘화재감지기의 빈번한 오동작으로 인해 화재수신반 연동정지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물류센터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점검 및 보수관리 업체인 ㈜AU(이하 ‘AU’라 한다)에 의해 매월 소방시설점검이 이루어졌다. AU는 매월 소방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사항을 담은 소방시설 점검기록표를 작성하였고, B은 이를 피고인에게 제출․보고하였다. 그런데 2020년 2월 및 같은 해 3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는 ‘화재수신기가 공사로 인해 연동정지 상태에 있다’라는 기재사항이, 2020년 4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는 ‘화재수신반 설비 연동 S/W all 정지상태(자동 유지 요함)’라는 기재사항이, 2020년 5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도 ‘화재수신기 자동 및 연동 상태 유지 요함’이라는 기재사항이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2020. 2.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이루어진 소방시설 점검 결과 지속적으로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되고 있음이 지적되었고, 피고인 역시 위 각 점검기록표를 직접 확인하여 그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였다. ⑦ 피고인은 ‘2020. 2.경부터는 이 사건 물류센터 지하 4층 리뉴얼 공사 진행으로 말미암아 일시적으로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2020. 5. 6.경 B으로부터 2020년 4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를 전달받은 이후 B에게 위 리뉴얼 공사가 끝났음에도 화재수신기가 왜 연동정지 상태인지에 대해 묻자, B이 정상복구를 하였다고 말하여 그 무렵에는 연동정지 상태가 해제된 것으로 인식했다’고 변소한다. 그러나 B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2020년 4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를 피고인에게 보고할 무렵 피고인이 나에게 공사 종료에도 불구하고 화재수신기가 왜 연동정지 상태인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없고, 그 무렵 내가 피고인에게 연동 정지 상태를 풀었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나아가 당초 AU가 지적한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문제에 대해 B이 피고인을 속이고 연동정지 상태를 해제했다고 거짓말할 이유나 동기도 찾기 어렵다. 그와 같은 거짓말은 매월 이루어지는 소방시설 월간점검이나 화재수신기 디스플레이 확인 등의 손쉬운 조치를 통해 금세 들통나기 마련이다. 한편 피고인 또는 B이 2020년 4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상의 점검자의 의견 기재 사항 옆에 ‘감지기 및 압력밸브 세팅 후 정상복구’라는 문구를 사후에 부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이 사건 물류센터의 화재수신기는 평소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하자보수업체를 통해 ‘장애복구’라는 형식의 작업이 자주 이루어졌는데, 위와 같은 ‘정상복구’라는 부기 문구 역시 화재수신기 장애 발생에 따른 장애복구 작업이 이루어진 사항을 표시한 것으로 보일 뿐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를 해제했다는 의미로 읽히지도 않는다(위와 같은 부기가 이루어진 위치는 ‘화재수신기 연동 정지 상태’라는 점검자 의견 기재사항 옆이 아닌 ‘중계반 통신불량’이라는 점검자 의견 기재사항 바로 옆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피고인에게 보고된 2020년 5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는 여전히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상태에 대한 지적이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화재수신기 ‘정상복구’에 관한 B의 보고를 듣고 연동정지 상태가 해제된 것으로 알았다거나 2020. 3.경까지는 지하 4층 리뉴얼 공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한 것이고 그 공사 완료 이후 시점인 2020. 4.경부터는 연동정지 상태가 해제된 것으로 알았다는 피고인의 변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피고인은 매월 M에 시설물 관리 현황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월간보고를 하였는데, 그 대부분의 월간보고에는 화재수신기 장애, 화재감지기 오작동에 관한 문제 사항이 담겨 있다. 나아가 피고인은 M에 대한 2020년 6월 월간보고에서도 화재 수신기 문제에 관한 내용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러한 정황 역시 피고인이 2020. 6.경까지도 화재수신기의 지속적인 연동정지 운용 상태를 인식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한다.
피고인은 2020. 3. 12.경 M에 화재감지기 교체 공사에 관한 승인을 요청하였고, 이후 2020. 3. 18.부터 이 사건 물류센터 내 화재감지기 일부를 교체하거나 청소하는 작업을 실시하였다. 위와 같은 조치로 인해 2020. 3.경부터 같은 해 4.경까지 화재감지기 오작동 건수가 매월 50건 미만의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였고, 당시 관리소장이었던 AG는 2020. 3. 20.경 피고인에게 화재수신기 장애건수가 0건임을 보고하며(이는 일별 장애건수에 대한 보고로 보인다) 화재수신기 연동정지를 해제하겠다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재감지기 오작동 발생 횟수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니었고, 2020. 5.경 이후 같은 해 7.경까지 또다시 오작동 횟수가 매월 수백 건 수준으로 급증하였다. 위와 같은 정황에 비추어 볼 때, 2020. 3.경부터 약 2개월 동안 화재감지기 오작동 횟수가 급격히 감소한 사정과 이에 관한 AG의 위 보고 내용을 토대로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상태가 해제된 것으로 인식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변소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더군다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화재감지기 교체 및 청소 작업 이후에 보고된 2020년 4월 및 5월 소방시설 점검기록표에는 여전히 화재수신기가 연동 정지 상태로 운용되고 있음이 지적되었다).
AU는 2020. 6. 말경부터 같은 해 7. 초경까지 이 사건 물류센터에 대한 소방종합정밀점검을 실시하였는데, 그 점검 결과 보고서에는 소방시설의 각종 문제 사항에 대한 지적이 담겨 있지만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문제는 지적되어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소방종합정밀점검에 따른 결과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소방서장에 대한 보고사항인바,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문제를 위 점검 결과 보고서에 노골적으로 드러낼 경우 자칫 담당자에 대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에 관한 내용은 의도적으로 지적사항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AU 소속 AV 역시 당시 소방종합정밀점검 결과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나 점검 결과 보고서에는 화재수신기 연동정지에 관한 내용은 일부러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고, 직전년도에 이루어진 소방종합정밀점검에서도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로 운용되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나 그 점검 결과 보고서에는 마찬가지로 화재수신기 연동정지에 관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연동정지 상태가 해제된 것으로 인식했다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에 있더라도 그 시스템상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할 경우 화재수신기 자체에서 주경종이 울리는 것마저 막을 수는 없었고, 이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발생하는 화재감지기의 오작동 때마다 방재실 내 화재수신기에서는 주경종이 항상 울렸다. 피고인의 법정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은 방재실 옆 사무실에 있으면서 화재수신기에서 울리는 주경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고, B 역시 법정에서 ‘피고인이 화재수신기에서 울리는 주경종 소리를 들으면 방재실에 와서 문제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화재감지기의 화재 신호 송신에 따라 화재수신기에서 주경종이 울리는 상황임에도 화재수신기에 연동되는 지구경종,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등 각종 소방시설은 사고 발생 전까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혀 작동되지 않았고,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된다는 것 외에 그에 대한 다른 원인은 찾기가 어렵다. 결국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여부에 관한 각종 보고 내용 등 피고인이 내세우는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빈번하게 울리는 화재수신기 주경종 신호를 통해 화재수신기에 화재 감지 신호가 전달된다는 사실과 그럼에도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를 토대로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계속하여 운영되고 있다는 점 역시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화재감지기의 오작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00만 원 가량의 비용을 들여 화재감지기 교체 및 청소 작업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위와 같은 조치는 화재감지기 오작동 횟수를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화재감지기 오작동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여 화재수신기를 정상운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이전까지 화재수신기를 연동 상태로 정상 운용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할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와 같은 대책 마련을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로 말마임아 이 사건 물류센터는 화재의 위험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위와 같은 일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운용 상태를 지속적으로 방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인과관계 부존재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설령 스프링클러에 연결된 밸브가 닫혀 있어 소화용수가 공급될 수 없는 상황이었고, P 직원들의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해제 조치가 늦었다고 하더라도,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함에 따라 정상적인 화재 감지에도 불구하고 스프링클러 외에 지구경종, 방화셔터, 비상방송, 제연팬 등의 소방시설이 제때에자동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화재가 확산되고 그로 인한 피해 역시 늘어나게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한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과 화재 확산에 따른 피해 발생 및 확대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에 관한 주위적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주위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화재수신기의 연동상태 확인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의의무 위반을 내용으로 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피고인 A에 대한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이라 한다) 위반죄의 성립 여부
피고인 A(이하 이 부분 판단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물류센터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 주체는 피고인이 아닌 P와 그 소속 직원들이다. 따라서 피고인은 소방시설법 제9조 제3항에 따라 소방시설에 대한 유지․관리 의무를 부담하는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이라고 할 수 없다.
소방시설법 제48조는 고의범을 처벌하는 규정인데, 피고인은 소방시설의 폐쇄․차단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소방시설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인이 2019. 11. 6. 관리소장 AG로부터 화재수신기 장애 문제를 대부분 처리했다는 보고를 받은 이후 기간, 2020. 3. 20. AG로부터 화재수신기 연동정지를 해제하겠다는 보고를 받은 이후 기간, 2020. 5. 6. B으로부터 화재수신기가 정상복구 되었다는 말을 들은 이후 기간에는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으므로, 적어도 그 기간 동안에는 소방시설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
판단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으로서 소방시설 유지․관리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소방시설법 제9조 제3항은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제1항에 따라 소방시설을 유지․관리할 때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잠금을 포함한다)․차단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은’ 소방기본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소방대상물의 소유자, 관리자, 점유자’를 말한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J로부터 이 사건 물류센터의 위험 예방 관리 및 안전 관리 감독 업무를 포함한 부동산 관리 업무를 위탁받은 O 소속 직원으로서 이 사건 물류센터에 상주하면서 소방시설을 포함한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관하여 P 소속 직원에게 지시․감독권을 행사하며 그에 관한 업무에 종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물류센터의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고 그에 관한 권한이 있는 ‘소방대상물의 관리자 내지 점유자’로서 특정소방대상물의 관계인에 해당하여 소방시설법 제9조 제3항에 따른 소방시설 유지․관리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방시설법위반죄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이 2019. 6. 12. AI으로부터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운용에 관한 보고를 받은 이후부터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상태를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피고인이 관리소장 AG 또는 B으로부터 화재수신기 장애복구나 연동정지 해제 등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물류센터 내 소방시설 운영상황, 화재감지기 오작동 횟수와 그 빈도, 화재감지기의 교체․작업의 실시 경위, 소방시설 점검표 등 화재수신기 연동정지와 관련된 보고 사항 및 이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내용, 방재실 내 화재수신기의 주경종 작동 상태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그와 같은 보고 이후에도 화재수신기의 지속적인 연동정지 운용 상태를 충분히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보고가 이루어진 이후의 기간 동안 소방시설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인 D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성립 여부
피고인 D(이하 이 부분 판단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와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화재수신기를 비롯한 소방시설에 대한 관리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화재수신기 연동 상태 유지에 관한 업무상 주의의무가 없었다.
피고인은 관리소장인 B 및 관리소장을 지휘․감독하는 A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한 P의 말단 직원에 불과했으므로, B과 A의 지시를 어기면서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상태를 해제하는 것에 대하여 기대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소방시설에 대한 관리책임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9. 8.경부터 P 소속 시설기사 내지 시설대리로서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소방안전관리보조자로 지정되어 이 사건 사고 발생 전까지 관리소장의 지시에 따라 화재수신기를 비롯한 소방시설을 관리․유지․보수하는 업무에 종사한 사실, 피고인은 화재수신기의 장애 문제 해결뿐 아니라 연동 여부에 대한 조작까지 맡으며 관리소장에게 이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 보고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화재수신기를 비롯한 이 사건 물류센터 내 소방시설에 대하여 관리책임을 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직장의 상사가 범법행위를 하는 데 가담한 부하에게 직무상 지휘․복종관계에 있다고 하여 범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을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7. 23. 선고 99도191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지위, 담당 업무의 내용과 함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단순히 B의 지시에 따라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상태를 방치한 것을 넘어서 직접 화재수신기를 조작, 관리하는 업무까지 수행한 점,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시설기사들에게 화재수신기 조작 방법을 교육하며 연동정지 상태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는 등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운영 상태가 유지되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까지 한 점, 피고인이 B이나 A에게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운용 상황의 위험성을 지적하거나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A이나 B의 지시를 거절하여 화재수신기를 정상 운용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은 대규모 물류센터 내 시설물 관리 하도급 업체 소속 직원인 피고인 C가 제상수 탱크 청소 작업을 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안전조치인 히터 전원 차단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배수 작업을 실시하여 히터 과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물류센터에 상주하며 안전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던 피고인 A과 시설물 관리 하도급 업체 소속 직원들인 피고인 B, D는 스프링클러, 사이렌 등의 소방시설 오작동을 막기 위해 화재수신기를 지속적으로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였고, 그로 말미암아 화재감지기에서 화재가 감지되었음에도 화재수신기에 연결된 사이렌, 스프링클러, 방화셔터 등의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아니하여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결국 5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고 여러 명이 다쳤으며 커다란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는 비극적이고 참혹한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피고인 C는 제상수 탱크 청소 과정에서 상사에게 구체적인 작업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제상수 탱크에 대해 문외한인 당직 시설기사에게 초기 작업을 일임하였을 뿐 아니라 히터를 차단한 채 배수 작업을 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주의사항마저 작업자에게 전달하지 아니하여 화재 발생에 중대한 원인을 제공하였다.
피고인 A은 물류센터 내 안전설비를 비롯한 시설물 제반에 대한 관리자의 지위에 있으면서, 그리고 피고인 B은 개별 시설물에 대한 직접적인 유지․관리․보수 업무를 수행하는 하도급 업체의 관리소장으로서 위 업체 소속인 여러 명의 상주 직원들에 대해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화재감지 신호를 개별 소방설비로 전달하는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였다. 피고인 A, B은 물류센터 내 누수와 비산먼지, 매연 등으로 인한 빈번한 화재감지기 오작동으로 방화설비가 잘못 작동되는문제가 발생하자 그 문제 해결의 방안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화재수신기를 지속적으로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는 방법을 택했고, 그로 말미암아 물류센터는 늘 화재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중대하고 참혹한 결과가 발생하고 말았다. 특히 피고인 B은 화재수신기 연동정지의 위험성에 대한 소방시설 점검자의 반복적인 지적에도 불구하고 부하 직원들에게 화재수신기를 반드시 연동정지 상태로 유지하라고 적극적으로 지시하는 등 그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태양이 매우 중하다. 피고인 A 역시 화재수신기가 1년 넘게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되고 있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그에 대한 위험성 경고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위와 같은 운용 상태를 고의적으로 방치하였는바, 그 책임이 대단히 무겁다.
피고인 D 역시 물류센터 내 소방시설의 유지․관리․보수 업무에 종사하고 특히 화재수신기에 대한 조작 업무를 맡으면서 오랜 기간 동안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상태를 방치하였는바, 상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은 대규모 물류센터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이 부른 전형적인 인재이다.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피해의 중대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다. 나아가 많은 입주 업체와 사람들이 밀집한 대규모 시설을 운영․관리함에 있어서 이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는 측면에서 피고인들에 대하여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다만, 피고인 A, B, C는 상당 기간의 구금생활을 거치면서 잘못된 선택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점, 피고인 A, B은 화재감지기 오작동으로 물류센터 방화설비가 빈번하게 작동되어 물류센터 입주 고객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는 잘못된 방법을 택한 것으로, 범행에 이른 경위나 동기에 다소나마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그 과정에서 화재감지기의 교체와 청소 등 소방설비를 정상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부족하게나마 기울이기도 한 점, 피고인 D는 피고인 A, B의 지시를 차마 거절하지 못한 채 화재수신기 연동정지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소방설비의 잘못된 유지․관리를 주도한 것은 아닌 점, 사망한 피해자들이 소속해 있던 AW 주식회사가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들에게 약 20억 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대위변제하였고, 물류센터 운영 및 관리에 책임을 부담하는 J, O, P, M 및 그 보험사들이 AW 주식회사와 사이에 위 대위변제금과 재산상 피해금을 반영한 합의금을 분담하여 AW 주식회사에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에 이른 점, 상해 피해와 재산상의 피해 역시 보험을 통해 상당 부분 회복되었거나 향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이 초범인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피고인 주식회사 E에 대하여는 사용인인 C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내용과 그 경위 등을 고려하며,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과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제상수 탱크 청소 과정에서의 시즈히터 전원 차단 조치 미이행 등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피고인 B(이하 이 부분 판단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 부분
피고인은 2020. 7. 중순 일자불상경 이 사건 물류센터에서, C에게 위 물류센터 내 지하 4층 냉동창고에 위치한 제상수를 보관하는 물탱크의 청소를 지시하고, C는 위 지시에 따라 2020. 7. 21.경 위 물류센터 지하 4층에서 입사한지 일주일 된 당직기사인 AC으로 하여금 위 물탱크 청소를 위한 배수 작업을 하도록 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경우 피고인과 C는 ① 냉동기 제어 PC에서 제상수 스케줄을 제거하고, ② 제상수 온도를 0℃로 설정하고, ③ 냉동기 기계실 전원 판넬의 히터 스위치 3개를 끄고, ④ 판넬 내부의 시즈히터 전원 차단기를 내리는 등 물탱크실 내 제상수를 가열하는 시즈히터의 전원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등으로 시즈히터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사전 안전 조치를 취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C는 이를 게을리 한 채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청소 작업의 편의를 위해 시즈히터의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어떠한 사전 안전조치도 취하지 아니하고, 물탱크실 청소 및 사전 안전조치 등에 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위 AC에게 안전조치 교육 등도 시키지 아니하고서 곧바로 물탱크 내 제상수를 배수하도록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AC은 2020. 7. 21. 07:00경 위 물류 센터 지하 4층 S존에서, 시즈히터 전원 차단 등의 사전안전 조치 없이 물탱크 청소를 위한 제상수 배수 작업을 하여 같은 날 08:26경 물탱크 내 물이 거의 다 빠져나가 물탱크 바닥에서 0.5m 높이에 설치되어 있던 시즈히터가 700℃ 상당으로 가열된 상태에서 외부로 노출되어 FRP 재질의 물탱크와 외부에 도포되어 있던 우레탄폼에 접촉하여 발화하게 하고,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된 검은색 유독가스가 확산되게 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들을 사상케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부분
피고인은 위 물류센터 관리사무소 관리소장으로 위 P의 현장대리인이자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건설기계 등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 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7. 21.경 위 물류센터에서 P 소속 직원인 C에게 위 물류센터 지상 4층 제상수탱크의 청소 작업을 지시하면서 지하 3층의 기계실에 설치된 제상수탱크의 히터를 차단하지 아니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제상수 탱크 청소 작업 과정에서 시즈히터의 전원 차단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안전조치 교육 없이 AC에게 물탱크 배수 작업을 지시한 업무상 주의의무위반이 있다거나 위 제상수 탱크 청소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C는 수사 기관에서 ‘2020. 7. 16.경 피고인에게 제상수 탱크를 청소하겠다는 보고를 했고, 다음날 아침 회의 때 피고인이 다음주에 시설팀장의 주관 하에 탱크 청소를 실시하라고 지시했을 뿐 다른 지시사항이 없었으며 정확한 청소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아침에 출근한 후 피고인에게 제상수 탱크 청소를 한다는 것을 보고하려고 했으므로 피고인은 그날 제상수 탱크를 청소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몰랐을 것이고, 다른 직원들도 정확한 청소 날짜는 모르고 있었다.’라고 진술하였다.
D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20. 7. 15. 또는 16.경 아침 회의 때 제상수 탱크 청소를 해야겠다는 말을 했지만 청소 날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고, 다만 주간에 다 출근한 상태에서 시설팀장의 주관 하에 청소를 실시하자는 말을 하였다. 2020. 7. 17. 오전 회의 때 소방지적사항으로 바쁘기 때문에 제상수 탱크 청소는 다음주에 하자고 한 번 더 이야기 했으나 정확한 날짜는 지정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다.
제상수 탱크의 청소는 1년에 2회 정도 이루어지는데, 이 사건 사고 발생 전까지는 물류센터 내 시설기사 최소 3명 이상이 투입되어 탱크 청소가 이루어졌고, 탱크 청소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절차는 배수 전에 시즈히터의 전원을 차단하여 과열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C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일 당시 출근 시간도 되기 전에 제상수 탱크에 대해서는 문외한일 뿐 아니라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당직 시설기사인 AC에게 시즈히터 전원 차단에 관한 주의사항도 전혀 알리지 않고 탱크 내부의 물을 빼라는 지시를 하였다. 나아가 C는 위 작업에 앞서 상사인 피고인에게 제상수 탱크 작업에 관한 어떠한 보고도 하지 않았다.
제상수 탱크의 청소에 있어서는 적어도 3명 이상의 시설기사가 역할 분담을 하여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였기에 청소 실시 전에 작업자 편성을 비롯한 작업 계획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 앞서 본 C와 D의 진술에 의하면, 제상수 탱크 청소는 그 실시일조차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아니하였기에 아직 작업자 편성을 비롯한 작업 계획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C가 피고인에게 제상수 탱크 청소 실시 날짜와 시간을 정확히 보고하여 구체적인 업무 협의를 거쳤다면, 작업에 투입되는 시설기사들이 모두 출근한 상황에서 매일 아침 이루어지는 회의를 통해 작업시의 유의사항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었고, 숙달된 시설기사 여러 명에 의해 작업이 수행되는 환경이 조성되어 시즈히터 전원 차단 등의 기본적이고 중요한 조치가 간과될 위험 역시 충분히 차단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C는 단지 조만간에 제상수 탱크 청소를 하자는 정도의 업무 협의만 이루어진 상황에서 상사인 피고인에게 어떠한 보고도 없이 작업 일시와 방식 등을 임의로 정하여 사고 발생 당일 출근 시간 전부터 앞서 본 바와 같이 제상수 탱크 청소의 배수 작업을 시행하였다. C의 위와 같은 업무 수행 내용과 방식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피고인으로서는 C가 구체적인 작업 개시 보고도 없이 출근 시간 전에 제상수 탱크 청소 작업을 실시한 것을 넘어서 제상수 탱크에 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입사초기의 당직 직원에게 탱크 청소의 초기 작업을 지시하고, 더군다나 그 과정에서 시즈히터 전원 차단 등의 기본적인 안전조치에 대한 주의사항마저 알리지 않는다는 것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고 봄이 타당하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갖게 하는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모아보더라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 부분에 대하여는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판시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는다.
피고인 A, B, C, D의 피해자 I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상의 점 및 피고인 A, B의 피해자 I에 대한 소방시설법위반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피고인들이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거나 소방시설 폐쇄․차단행위를 하여 피해자 I에게 치료 일수 미상의 두통을 입게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 A의 주장 요지
피해자 I가 입은 상해(치료일수 미상의 두통)는 이 사건 화재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서 형법상의 상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여러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I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사고 당시 화재 현장에서 자력으로 대피하였음을 밝혔고, 피해 내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밝히지 않았던 점(이에 경찰은 I에 대해 당초 ’피 해 없음‘으로 분류하였다), ② I는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평소 비파열성 대뇌 동맥류를 앓고 있었던 점, ③ I는 2020. 7. 24.부터 같은 해 7. 28.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위 치료에 관한 진단서에는 주 병명이 두통이기는 하나 그와 함께 비파열성 대뇌 동맥류가 병명으로 기재되어 있고, 그 외에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었음을 짐작할 만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I 외에 화재로 상해를 입은 다른 피해자들의 경우 진단서에 그 피해 경중을 불문하고 화재로 인한 연기 흡입 등 화재 피해 내용이 담겨 있는 것과 대비된다), ④ 더욱이 I는 위 퇴원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20. 8. 17.경 비파열성 대뇌 동맥류를 병명으로 다시 입원하여 그 다음날 ’뇌동맥류 스텐트 이용한 코일 색전술‘을 받은 후 2020. 8. 21.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증거만으로는 I가 이 사건 화재로 말미암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치료일수 미상의 두통이라는 상해를 입었다거나 그것이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정도로서 형법상의 상해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8. 12. 28.부터 2019. 6. 11.까지의 화재수신기 연동정지에 따른 소방시설법위반의 점
피고인 A(이하 이 부분 판단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에 대한 소방시설법위반의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2018. 12. 28.부터 2019. 6. 11.까지 화재수신기를 연동정지 상태로 운용하여 소방시설의 기능과 성능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폐쇄․차단 등의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이 2019. 6. 12. P 소속 직원인 AI으로부터 이 사건 물류센터 내 화재수신기가 화재감지기 오작동을 이유로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 중이라는 사실을 보고받아 그 무렵부터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운용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음에도 그와 같은 상태를 고의적으로 방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모아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물류센터의 준공시점인 2018. 12. 28.부터 위 AI의 보고일 전까지 화재수신기의 연동정지 상태를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이를 방치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일죄 관계에 있는 판시 소방시설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E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주식회사 E(이하 이 부분 판단에서는 ’피고인‘이라고만 한다)는 서울 강남구 AE에서 시설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2019. 8. 1.경 O 주식회사와 용인시 처인구 AF 소재 ‘J물류센터’의 ‘건물(시설물)관리계약’을 체결하고 위 물류센터의 시설물을 관리하는 사업주이고, B은 피고인의 직원으로서 2019. 6. 15.경부터 위 물류센터 관리사무소의 관리소장이자 시설물 관리에 관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사업주는 공작기계·수송기계·건설기계 등의 정비·청소·급유·검사·수리·교체 또는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7. 21.경 위 물류센터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대리인인 B이 위 물류센터 지상4층 제상수 탱크의 청소 작업시 지하3층의 기계실에 설치된 제상수 탱크의 히터를 차단하지 아니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B이 제상수 탱크의 청소 작업 과정에서 히터의 전원을 차단하지 아니한 것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인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피고인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인 판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피고인 A, B, C, D에 대한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명철
별지
각주1) 공소사실 기재 ‘2020. 7. 11.’은 ‘2018. 7. 11.’의 오기임이 분명하다.
각주2) 공소사실 기재 ‘2020. 8. 1.’은 ‘2018. 8. 11.’의 오기임이 분명하다.
각주3) 이 부분 주장은 피고인이 화재수신기가 연동정지 상태로 운영 중임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 바 없다는 주장과도 관련 있다.다만,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의 주의의무위반의 내용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B에게 소방설비 등 시설물의 유지․보수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지위에 있었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피고인이 이에 관한 주의의무의 내용과 범위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다투고 있으므로, 이 부분 주장에 대해서는 화재수신기 연동정지에 관한 피고인의 인식 여부에 대한 주장과는 별도로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