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갑 4호증의 2, 을 2호증의 1, 2, 을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다툼 없는 사실 포함)를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이 인정된다.
L 주식회사(변경 후 상호 M 주식회사,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급식·식자재사업 부문, 건물관리 등 사업 부문, 리조트·골프 등 레저사업 부문 등의 사업을 운영하다가, 2013. 11. 4. 이사회에서 회사를 분할하여 신설회사에 식품사업부를 이전하기로 의결하였고, 2013. 12. 3. 회사를 분할하여 100% 자회사인 N 주식회사를 설립한 후 식품 사업부를 이전하였다(이하 '이 사건 회사분할'이라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분할 이전 소외 회사의 식품사업부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던 근로자들로, 이 사건 회사분할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전적에 관한 동의서를 제출하였고, 이 사건 회사분할에 따라 2013. 12. 3. N 주식회사로 전적되었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소외 회사는 이 사건 회사분할 과정에서 원고들에 대한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른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들로부터 전적동의서를 징구하면서 소외 회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 있었음에도 그러한 계획이 없다고 기망하고 전적에 동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은 소외 회사의 행위를 지시하고 전반적으로 관여함으로써 소외 회사와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 단
근로복지기본법상 근로자보호의무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상법 제530조의10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이하 '신설회사'라고 한다)는 분할하는 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분할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분할하는 회사의 근로관계도 위 규정에 따른 승계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헌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이 근로자의 보호를 도모하기 위하여 근로조건에 관한 근로자의 자기결정권(제4조), 강제근로의 금지(제7조), 사용자의 근로조건 명시의무(제17조), 부당해고 등의 금지(제23조) 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제24조) 등을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회사 분할에 따른 근로관계의 승계는 근로자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고, 해고의 제한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경우라면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둘 이상의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의 분할에 따라 일부 사업 부문이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경우 분할하는 회사가 분할계획서에 대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기 전에 미리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에게 회사 분할의 배경, 목적 및 시기, 승계되는 근로관계의 범위와 내용, 신설회사의 개요 및 업무 내용 등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그 승계되는 사업에 관한 근로관계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라도 신설회사에 승계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회사의 분할이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제한을 회피하면서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는 근로관계의 승계를 통지받거나 이를 알게 된 때부터 사회통념상 상당한 기간 내에 반대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근로관계의 승계를 거부하고 분할하는 회사에 잔류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1두428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회사분할이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근로복지기본법 제1조는 이 법의 목적을 '근로복지정책의 수립 및 복지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2조는 우리사주제도의 목적을 '회사의 주식을 취득 · 보유하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 · 사회적 지위향상과 노사협력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종합하면, 우리사주제도에 관한 근로복지기본법의 규정은 근로자를 경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령 규정에는 해당한다고 보인다.
그런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7 제1항 본문은 '주권상장법인 또는 주권을 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법인이 주식을 모집하거나 매출하는 경우 우리사주조합원에 대하여 모집하거나 매출하는 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을 배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외 회사로서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모집·매출하는 주식총수의 100분의 20을 소외 회사 소속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여야 하고, 소외 회사 소속 우리사주조합은 당시 조합원들에게 이를 배정하여야 한다. 즉, 원고들이 N로 전적되었는지 여부,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로부터 적법·유효한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소외 회사는 상장할 당시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모집·매출 주식 중 100분의 20을 우리사주로 배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소외 회사가 특히 원고들에게 우리사주를 배정하지 않기 위하여 원고들을 N로 전적시킨 후 이 사건 회사분할을 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소외 회사가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령 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사건 회사분할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소외 회사가 근로복지기본법상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고 피고가 그에 관여하였다는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기망 및 협박 여부에 관한 판단
먼저 소외 회사 및 피고가 이 사건 회사분할 당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당분간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거짓말을 함으로써 원고들을 기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갑 9 내지 11호증, 을 5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O그룹의 P팀의 Q은 2012. 10 ~ 12월경 O그룹 내 피고의 승계작업을 위해 R라는 승계계획안을 마련한 사실, 위 승계계획안은 비상장인 소외 회사를 합병 전에 상장하여 유리한 합병비율을 만든 후, 상장된 소외 회사를 M과 합병하여 피고의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 사실, 그러나 위 승계계획안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보고서로서 위 문건에서는 실제 실행되지 않은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사실, 위 승계계획안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O그룹의 2014. 7. 6.자 '그룹 지배구조 이슈' 문건, 2014. 11월 '그룹 지주회사 전환 방안 검토' 문건, 2015. 1월 '세원 확보 방안' 문건 등에서는 M과 소외 회사를 합병하지 않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 사실, 위 승계계획안은 2014. 5. 10. O그룹 총수인 S의 유고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소외 회사의 2014. 6. 3.자 이사회에서 소외 회사 주식의 공모 및 상장이 결정되었고 2014. 12. 18. 소외 회사 주식이 유가증권시장에 공모 및 상장되었으며, 이후 2015. 9. 2. 소외 회사가 M 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승계계획안은 피고의 승계작업을 위해 고려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위 승계계획안 작성 및 보고 당시 이를 실행하는 것이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본격적으로 소외 회사의 상장 여부가 결정된 것은 2014. 5월경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소외 회사가 이 사건 회사분할 당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러한 계획이 없다고 원고들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음으로 소외 회사와 피고가 원고들을 협박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을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13. 11월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상대로 개최된 이 사건 회사분할에 관한 설명회의 홍보자료에는 '2013. 12. 1. 이후 T에는 더이상 식품사업부가 존재하지 않으며 전적에 동의하지 아니하는 경우 본인에게 맞는 직무가 없거나 인원편성이 되지 아니하여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합니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이 소외 회사가 회사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적 권유에 응하지 않는 경우 어떤 불이익을 입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소외 회사가 원고들에게 협박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소외 회사가 전적 동의서를 제출받을 당시 원고들을 협박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소외 회사가 원고들을 기망하고 협박하여 원고들로부터 전적동의서를 제출받았고, 피고가 위 행위를 지시하는 등 가담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 역시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들은, 소외 회사와 피고는 원고들을 기망 및 협박하여 원고들로부터 전적동의서를 제출받았고, 원고들은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소외 회사로부터 배정받은 우리사주로 소외 회사 상장 이후 큰 재산상 이득을 얻음에 따라 큰 정신적 충격을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외 회사가 원고들을 기망하고 협박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규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