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5. 3. 선고 2021가합123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20. 4. 1. 피고의 C지부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였고, 2020. 5. 14. 피고의 D 지부에 조합원 가입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20. 5. 22. 원고가 D 지부에 중복 가입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조합원 가입취소를 결정(이하 ‘이 사건 가입취소’라 한다)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다.

원고는 2020. 12. 31.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가입취소의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20가합34489). 법원은 2021. 8. 26. ‘이 사건 가입취소는 그 법적 실질이 제명 처분에 해당하는데, 법령 또는 규약에서 정한 사유와 절차에 의하지 않고 이루어진 이 사건 가입취소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원고의 청구 중 ‘피고는 원고에 대한 피고 조합원지위 회복절차를 이행하라’는 이행청구 부분은 각하되었다)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선행 판결’이라 한다).

라.

피고의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에 대한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는 이 사건 가입취소를 하였고, 선행 판결로 이 사건 가입취소가 무효임이 확인된 이후에도 원고는 피고에 복귀할 수 없었다. 이 사건 가입취소와 관련된 피고의 일련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서 향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권리를 박탈당했고, 원고의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으며, 피고를 통한 F 현장 취업이 어려워 소득활동도 할 수 없었다.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위자료 1억 원 및 일실수익으로 2020. 11. 11.부터 피고의 조합원으로 복귀하는 날까지 월 13,405,03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⑴ 관련 법리

단체의 구성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졌는데, 그러한 결의가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단체가 그 구성원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단체의 구성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구성원을 단체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구성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는 결의를 한 경우나 불이익한 처분의 이유로 된 사실이 단체의 정관 등이 정한 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그와 같은 결의에 나아간 경우 등 구성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는 결의가 사회상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그러한 결의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0754 판결 등 참조).

⑵ 구체적 판단

위에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가입취소는 사회상규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경우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①

피고는, 조합원이 2개 이상 지부에 소속되면 조직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규약 제30조 제1항 제6호상 대표자의 권한에 따라 조합원이 소속 지부를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현재 소속 지부에 이관신청을 하고, 현재 소속 지부와 변경 소속 지부 업무담당자 사이의 협의 및 승낙 절차를 거치도록 하여 왔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규정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의 규약은 조합원 가입시 지역본부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여 그 지역본부의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규약 제6조)을 규정하고 있을 뿐, 지부 변경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런 내용도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D 지부에 중복 가입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가입취소를 한 것은 단체의 구성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구성원을 단체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구성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는 결의를 한 것에 해당한다.

②

선행 판결도 피고가 이 사건 가입취소 사유로 삼은 원고의 행위가 피고의 규약 제54조의 각 호가 정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피고는 법령 및 규약상 아무런 근거 없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가입취소를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는 규약상 제명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가입취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⑴ 일실수익

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는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인 노동조합이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F 기사인 원고가 이 사건 가입취소로 인하여 피고의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없었음으로 인하여 F 임대사와 개별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수입을 올리는 데에 어떠한 현실적·구체적인 장애가 있었는지 알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가입취소와 관련된 피고의 불법행위와 원고가 주장하는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가입취소로 조합원 지위가 박탈된 결과 피고로부터 F 기사 일자리를 소개 받지 못함에 따라 수입을 얻을 수 없어 손해를 입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조합원에게 일자리를 중개, 알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이 조합원에게 F 기사 일자리를 주선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2021. 2.경 피고와 별개의 노동조합(G노동조합 H지부)에 가입한 이상 위 노동조합을 통해 수입을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선행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2021. 9.경부터는 피고의 조합원으로 복귀하여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누릴 수 있었고, 피고도 선행 판결의 내용에 따라 원고에게 노조 복귀가 가능하다고 연락을 하였음에도(원고도 2021. 9. 3.자 준비서면에서 피고로부터 노조 복귀가 가능하다고 전화 등으로 연락을 받은 사실이 있음을 자인한 바 있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가입취소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 원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사건 재발방지 대책의 마련’의 선행을 요구하면서 피고의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와 이 사건 가입취소와 관련된 피고의 불법행위 사이에 상당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⑵ 위자료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D 지부에 중복 가입신청을 하였다는 이유로 규약상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가입취소 결정을 내려 원고의 조합원 지위를 박탈하였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가입취소 결정의 실체적, 절차적 위법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가입취소는 실질적으로 제명처분에 해당하므로 그 자체로도 원고에게 현저히 가혹하거나 객관적 타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써 원고는 그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 지위에서 누릴 수 있었던 여러 유무형의 권리와 이익을 사실상 박탈당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와 같은 피해로 인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이 사건의 배경이 된 이 사건 가입취소 결정이 이루어진 구체적 경위와 내용, 노동조합인 피고와 그 조합원인 원고의 지위, 원고가 피고 조합원 지위를 부당하게 박탈당한 기간, 한편 선행 판결 이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조합원 지위가 회복되어 조합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다고 통지하였음에도 원고가 피고 측의 사과, 위자료의 지급 등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에의 복귀를 거부한 사정 및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위자료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홍연경 임정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