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10. 2. 선고 2021가합24304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피고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간투자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C 고속도로(이하 ‘이 사건 고속도로’라 한다)를 건설, 관리 및 운영하기 위하여 2003. 12. 30. 설립된 법인이다.

2)

주식회사 D(변경 전 상호: E 주식회사, 이하 ‘D’라 한다)는 1974. 1. 18. 설립되어 건물종합관리업, 시설물 유지 관리업, 도로의 유지보수, 관리 및 운영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경기도와 피고 사이의 실시협약 체결 등

피고는 2004. 9. 14. 경기도와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고속도로, 도로부대시설 등(이하 ‘이 사건 사업시설’이라 한다)을 건설하여 이 사건 사업시설의 소유권을 경기도에 귀속시킨 후, 경기도로부터 이 사건 사업시설의 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2010. 8.부터 2040. 7.까지 30년 동안 이를 운영, 유지・관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실시협약(이하 ‘이 사건 실시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뒤,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라 2006. 8. 1.경부터 2010. 7. 31.경까지 이 사건 사업시설을 건설한 후 이를 경기도에 기부채납하였다.

다.

피고의 조직 및 업무 위탁 등

1)

피고의 조직은 도로운영팀과 재무팀으로 구성되어 있고, 도로운영팀은 다시 도로관리팀과 운영관리팀으로 나뉘는데, 도로운영팀은 이 사건 고속도로의 점검, 유지 관리를, 영업관리팀은 영업계획 수립, 용역사 업무수행 관리감독, 영업소 민원처리, 교통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피고의 임직원은 총 11명(상근임원 3명, 직원 8명)<2>으로, 피고의 직원은 도로운영팀과 재무팀으로 나뉘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

피고는 이 사건 실시협약 제35조 제5항에 따라 이 사건 고속도로가 개통된 2010년경부터<3>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와 이 사건 고속도로의 통합운영관리 및 유지보수 용역계약을 체결한 뒤(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 1년 단위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갱신함으로써 현재까지 D는 통행료 수납업무를 포함한 이 사건 고속도로의 운영 및 유지·보수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3)

D는 2010년경부터 2013. 8. 31.까지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와 사이에 통행료 수납업무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4)

원고들은 F 또는 D(이하 F과 D를 통칭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라 한다)에 별지 2 ‘원고별 고용의무 발생일 요약’ 표 기재 각 입사일란에 고용되어 이 사건 고속도로의 영업소(G, H, I. 이하 ‘피고 영업소’라 한다)에서 통행료 수납업무를 담당하였다가 퇴사한 사람들이다.

4)

2016년 작성된 이 사건 용역계약서 중 ‘과업지시서(영업)’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위 과업지시서 내용은 2013년 및 2020년에 작성된 과업지시서 내용과 대체로 동일하다. 이하 ‘이 사건 과업지시서’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11, 34, 35호증, 을 제1, 3, 7, 1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 요지

가.

근로자지위확인 및 고용의사표시 청구

1)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에 파견되어 사용사업주인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6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①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 피고는 과업지시서를 통해 기본업무, 추가업무, 특별업무로 나누어 세세히 업무를 나열하였고, 원고들은 이러한 과업지시서에 따라 통행료 수납을 비롯한 영업소의 운영·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소속 직원들은 원고들에게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하여 지시사항을 하달하고, 원고들로부터 업무수행 경과 사항이나 결과에 대하여 보고받았으며, 피고 영업팀 소속 근로자들을 통해 수납원인 원고들을 관리하여 왔다. 또한 피고는 용역계약서에 따라 원고들과 같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 근로자의 교체나 재고용 등에 관한 권한을 행사할 권한이 있었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이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으며, 용역수행 결과를 피고가 정한 자체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함으로써 사실상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평가를 하는 지위에 있었다.

②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원고들의 이름과 직급, 휴대전화 등의 개인정보가 담긴 비상연락망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고, 임직원 명부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인원투입계획서로 보고하였다. 또한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복지의 일환으로 골프동호회를 운영하고 활동비를 지원하였는데,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도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위 동호회에 가입하여 회원으로 활동하였다.

③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피고는 과업지시서를 통하여 피고 업무 수행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수, 교육 및 훈련, 근무 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부터 원고들을 비롯한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이력서, 인사기록카드, 근로계약서, 차량 소유 여부와 차량 번호 등 개인정보를 수집, 관리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근로자를 채용하는 과정에 개입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 하여금 개별 근로자에 대한 면접 진행 내용을 일일이 보고하도록 하였고, 피고가 직접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CS교육을 실시하였으며, 피고 대표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장을 수여하기도 하는 등 상벌권도 행사하였다.

④

이 사건 용역계약은 용역 업무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았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이 사건 용역 업무를 위한 전문성·기술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피고는 과업지시서에 과업의 범위를 ‘통합운영관리 및 유지보수와 관련하여 피고가 지시하는 업무’라고 광범위하고 모호하게 정의하였고, 실제로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를 볼 때 파견법에서 허용하는 전문성이나 기술성이 있는 성질의 업무라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용역계약서나 이 사건 과업지시서로 특정되지 않는 식당운영과 관련한 업무와 우편물 발송·보관·처리 등의 업무 등도 수행하였다.

⑤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지 못하였다. 원고들은 대부분의 지시사항을 피고 소속 담당자들로부터 전달받아 수행하였고, 피고가 마련한 TCS<4> 시스템을 사용하였다. 또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구상금 청구와 관련된 비용을 대납한 후 피고로부터 이를 보전받았고, 피고에게 정기적으로 공과금, 임대료 납부 내역을 제출하거나 하이패스 단말기를 위탁 판매한 대금으로 영업소 운영에 필요한 지출을 충당하여 오는 등 영업소 운영과 관련한 제반 사항들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

2)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5>에 따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는 원고들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 청구

피고는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음에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위반 또는 같은 법 제21조 제1항<6>의 차별적 처우금지규정 위반을 원인으로 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근로자(영업관리팀 일반직 사원)가 받은 임금에서 원고들의 중간수입을 공제한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2. 4. 28. 선고 2021다290160 판결 등 참조).

나.

원고들이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는지 여부

위에서 든 증거들, 갑 제8 내지 10, 12 내지 33호증, 을 제4 내지 6, 8, 9,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구체적 근거

1)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가)

이 사건 과업지시서가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

⑴ 이 사건 용역계약 일반조건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채용한 근로자에 대하여 피고가 계약의 이행상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하여 교체를 요구할 경우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해당 근로자를 교체하여야 한다(제10조)’, ‘피고는 계약의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추가업무 및 특별업무의 수행, 용역수행계획의 변경, 특정용역항목의 삭제 및 감소를 지시할 수 있다(제27조)’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용역계약 특수조건은, ‘근로자의 배치(제2조)’, ‘교육실시(제3조), ’노임지급(제4조)’, ‘업무감독 및 금지사항(제12조)’ 등에 관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 하여금 발주자인 피고와 협의하여 결정하거나,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과업을 기본업무, 추가업무, 특별업무로 나누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 하여금 위 업무 수행 결과를 발주자인 피고에게 문서로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⑵ 이 사건 용역계약서에 따른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각 영업소의 통행료 수납원의 주요 업무는 통행료 수납, 통행료 수입금 보관 및 정산, 민원 응대 등이고, 각 영업소 관리책임자의 주요 업무는 영업소 근무편성 계획 수립 및 관리, 직무 및 서비스 교육 수행 등이므로,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 위하여는 적어도 피고가 영업규정 또는 매뉴얼, 지침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방법이나 업무처리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점검, 확인하였다는 사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사건 용역계약서 및 이 사건 과업지시서의 관련 규정들을 보더라도, 이러한 규정들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수행할 업무의 범위, 달성 목표, 주의사항 등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위 규정들만으로는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세부적인 업무 내용을 알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그 내용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이 사건 고속도로의 영업소관리 업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방침과 세부사항을 구체적·자율적으로 결정하여 이를 수행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과업지시서가 원고들이 수행하여야 하는 통행료 수납 업무에 관한 지침의 수준을 넘어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용역제공자의 기본 업무로, 용역제공자가 영업소에서의 통행료 수납업무 및 통행료 수납을 위한 운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고, 용역제공자가 직접 영업소에 제기되는 민원을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1장 2. 2) 가. ⑴항],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는 영업소에서 수납한 통행료 수입금에 대하여 통행료가 수납된 시점에서부터 통행료가 은행 직원에게 인계될 때까지 관리 책임을 질뿐만 아니라[제1장 2. 2) 가. ⑵항], 직무교육 및 서비스 교육 또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직접 작성한 민원응대 매뉴얼 및 직무교육교재에 따라 교육하는 것을 원칙[제1장 2. 2) 가. (7)항]으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아닌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피고 영업소의 실질적·구체적인 운영 및 소속 근로자들의 교육 등을 직접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

⑴ 피고 소속 근로자가 8명이고, 위 근로자들 중 일부가 영업관리팀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 이들이 피고 직제규정상 피고의 영업관리팀에서 영업계획을 수립하고 용역업체에 대한 업무수행을 관리, 감독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는 사실은 위 1.다.항에서 본 바와 같다.

⑵ 그러나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피고 근로자들이 이메일이나 메신저 등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지시사항을 하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

오히려 피고 영업소(G, H, I)의 각 소장 및 사업소장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이고,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각 영업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이름과 직책, 휴대폰번호가 기재된 용역수행조직표를 작성, 관리하면서 이 사건 고속도로의 교통량 변화를 분석한 뒤 그에 따라 각 영업소에 투입하여야 하는 인원 조정 계획을 직접 수립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의할 때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인 각 영업소 소장을 통하여 원고들의 근태관리, 통행료 수납 업무에 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수를 고려하여 보더라도 이들이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 사건 외주사업체 및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점검 수준을 넘어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가 원고들의 채용 등에 관여하거나 근로평가를 하는 지위에 있었는지 여부 ⑴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의 채용이나 상벌 등 근로평가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10조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채용한 근로자에 대하여 본 계약의 이행상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할 경우 피고에게 그 교체를 요구할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1조는 피고의 판단에 의하여 영업소 운영인원의 증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투입인원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8조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 하여금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 이외의 제3자를 사용하게 할 경우 피고의 동의를 사전에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원 투입과 관련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주의사항을 개략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규정들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채용이나 상벌에 관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⑵ 오히려 이 사건 용역계약서 제10조 제1항은 ‘용역제공자는 본 계약의 이행에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근로자를 채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 달리 특별한 학력·경력상의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고 있고, 이 사건 과업지시서(공통사항)에서도 ‘용역제공자는 직원 채용시에는 반드시 용역수행에 필요한 기능 및 자격을 갖춘 유자격자를 채용하여야 한다(제8조 제3항)’라고 규정하고 있는 외에 필요한 기능과 자격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을 제14호증(D의 2021년~2023년 구인공고)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 중 D는 직무내용과 경력조건, 학력, 고용형태 등을 결정하여 통행료 수납 업무를 수행할 직원에 대한 채용공고를 냈고(경력조건, 학력에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위 채용담당자는 피고 각 영업소의 소장이자 D 소속 근로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오히려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필요에 따라 피고의 구체적 관여 없이 각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 업무를 담당할 근로자를 수시로 채용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들이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가)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피고의 업무 분리

⑴ 원고들은 피고 영업소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주된 업무는 통행료 수납·정산·관리, 고객 응대, 민원 처리이다. 반면 피고의 영업관리팀(도로운영팀 소속)은 피고 사무실에서 통행료 수납 결과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것이 그 주된 업무이다. 피고의 조직 중 통행료 수납 업무나 민원 처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부서나 인력은 존재하지 않고, 위와 같이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피고의 업무 및 작업 공간은 각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통행료 수납업무에 사용하는 시스템과 피고 직원들이 통행료 확인업무에 사용하는 시스템이 동일하다고 볼 자료가 없다. 또한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를 기반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후속 업무를 진행하는 등 업무가 기능적으로 결합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이 사건 과업지시서상 미납 차량 조회 및 미납 고지서 발송, 미수금 수납 등은 이 사건 외주사업체의 기본 업무 범위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가령 원고들이 통행료 미납 차량에 관한 기초정보를 시스템에 입력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이를 토대로 미납 차량 고발 등 후속 업무를 진행하였다는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⑵ 또한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따라 용역제공자는 영업소 근무자의 징수원(수납원) 및 관리자 유니폼, 근무자카드 등을 직접 제공할 의무가 있었으므로[제4장 1. 2) 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복장은 외관상으로도 구분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들이 주장하는 그밖의 사정에 관하여

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원고들의 이름과 직급, 휴대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담긴 비상연락망을 작성하여 이를 피고에게 보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업무상 협조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 위와 같은 사실이 원고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⑵ 갑 제26호증(활동비지원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함께 골프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이긴 하나, 이는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와는 무관한 것으로서 이러한 사실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하나의 작업집단을 구성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근로조건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는지 여부

가)

이 사건 과업지시서의 내용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게 매월 27일까지 익월 근무편성계획을 발주자에게 제출할 의무와, 위 계획의 변경이 필요할 경우 발주자에게 즉시 변경내역을 통보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1장 2. 2) 가. (6)항]. 그러나 위 규정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과업지시서를 통하여 업무 수행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수, 인원배치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행사한다고 볼 수 없고, 위 기재에 의하면 오히려 근무편성계획을 작성하는 주체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로 보인다.

이 사건 과업지시서(공통사항) 제8조 제6항에서 ‘발주자는 용역업무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직원이 있을 경우 용역제공자에게 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며, 용역제공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인 피고 영업소 소장이 각 영업소에 속한 근로자들의 근태관리 등을 하여온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위 규정은 그 문언상으로도 발주자와 용역제공자의 지위와 관계에 기한 주의적 성격의 규정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을 뿐만 아니라,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피고가 위 규정에 따라 실제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교체 등을 요구하였다는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과업지시서(공통사항) 제8조 제5항은, ‘용역제공자는 투입인력에 대한 인사기록카드 및 비상연락망을 항상 작성·비치하고 사본 1부를 발주자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규정 역시 업무상 협조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하려는 목적에서 둔 것으로 볼 수 있고, 달리 피고가 위 인사기록카드나 비상연락망을 통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무장소, 투입인원 수 등을 직접 결정, 변경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교육주체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요금체계, 수납 및 처리방법 및 민원처리 등에 관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작성한 매뉴얼 및 직무교육교재에 의하여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교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제1장 2. 2) 가. (7)항].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갑 제21호증 2014년, 2015년, 2016년 각 교육보고)을 보더라도,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자체적으로 교육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실시한 후 피고에게 보고하여 온 사정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갑 제20호증(전체계획, 2013년 CS 교육 계획 및 일정)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영업기획파트에서 2013년도 서비스 교육의 구체적 내용과 일정표가 포함된 교육계획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서 용역제공자는 소속 직원의 친절서비스(CS)를 위하여 영업소 상시 순회교육 및 정기교육 등을 실시하며, 관련 계획을 수립하여 매년 초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제1장 2. 2) 가. (7)항], 위 교육계획서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게 부과된 CS교육 계획 작성의무에 따라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작성한 교육계획서를 피고 영업기획파트에서 수집한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이 피고 명의로 교육계획서가 작성된 적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교육 및 훈련을 직접 실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피고가 2013년경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CS 교육을 직접 실시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CS 교육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므로, 이를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으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인다.

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그밖의 사정에 관하여

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근무예정지, 업무, 자격 조건 등을 명시한 채용 공고를 하였고, 위 채용 담당자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이자 피고 영업소의 각 영업소장인 사실은 위 3.나.1)다)항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독자적인 기준에 따라 근로자들을 채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달리 피고가 위와 같은 채용과정에 개입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⑵ 원고들은, 피고 대표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상장을 수여하기도 하는 등 상벌권을 직접 행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제출되어 있지 않고, 설령 피고 대표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를 직접 관리하였다거나 업무에 투입될 인원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직접 행사하였다는 사정이 나타나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지 사기 진작 또는 협업에 대한 증표로서 기능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⑶ 또한 갑 제14호증[임금대장제출(2013. 11.)]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피고에게 임금대장을 제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용역계약 제33조 제1항에서 발주자는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용역제공자에게 통합운영관리 및 유지보수 용역비 내역서의 기초가 되는 단가산출서, 임금대장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지급을 위한 근거자료를 받기 위하여 위와 같이 임금대장을 제출받은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결정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4)

이 사건 용역 업무에 특정성·전문성이 있는지 여부

가)

이 사건 용역 업무의 범위

⑴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용역업무의 범위를 기본업무와 추가업무로 나누고, 기본업무로 통행료 수납, 민원 처리, 통행료 수입금 보관 및 관리, 요금 정산, 통행료 감면·미납 차량 관리, 근로자들에 대한 직무 교육 등을, 추가업무로는 영업소 시설물 유지관리, 이 사건 고속도로 홍보, CS 교육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제1장 2. 2)항]. 또한 피고 소속 근로자가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지 않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의 업무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는 명확히 구별된다.

⑵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용역 업무와 무관한 식당 운영이나 우편물 취급, 수질검사와 같은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식당운영위원 명단(갑 제8호증)은 피고 각 영업소에서 식당운영을 담당할 근로자들의 명단인데, 위 자료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식당운영과 관련 업무를 지시하였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또한 통행료 미납고지서 발송 업무(갑 제9호증 우편물취급기관변경)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서 수행하는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따른 기본 업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에 해당하고, 수질검사 관련 공문(갑 제10호증)은 피고 영업소 중 G 영업소에 대하여 수질검사를 명하고 결과 미제출 시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라는 인천광역시 남동구의 공문을 피고가 위 G 영업소를 실제 사용하고 있는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수질검사와 관련한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⑶ 또한 원고들은 이 사건 용역대금 중 근로자들의 임금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므로 이 사건 용역계약의 목적은 특정된 일의 완성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고들과 같은 근로자들의 노동력 제공에 있다고 주장한다.

갑 제12, 13호증(2015년, 2016년, 2017년 각 기성금청구서 및 예산산출내역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매월 피고에게 이 사건 고속도로 통합운영관리 및 유지보수용역에 관한 기성금을 청구한 사실, 위 기성금이 업무별 수행 인원 및 그에 따른 노무비, 기타 경비로 구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노무도급이라는 도급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업무가 아닌 비전형적인 업무를 지시·감독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려운 이상,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파견의 징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용역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수납원들이 수행한 통행료 수납 업무 자체는 단순·반복적인 것으로서 그 성격상 전문적이거나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반면에 D는 통행료 수납 및 징수 대행, 고속도로 요금소 시설 관리 및 운영 등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이 사건 용역계약 대상 업무를 주된 영업으로 수행하고 있고, 통행료 수납 업무 자체뿐만 아니라 통행료 관리, 민원응대, 홍보 등 피고 영업소의 관리·운영이라는 업무 수행을 위하여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 및 업무 매뉴얼 등을 갖추고 있다. 이는 피고의 조직 및 업무 내용과 확연히 구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 업무에 전문성이나 기술성이 떨어진다거나 결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5)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독립적인 기업 조직과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는 이 사건 고속도로를 포함한 이 사건 사업시설의 운영에 필요한 물품(영업소 근무자의 유니폼, 근무자카드, 미납 통행료 회수 업무에 필요한 물품, 통행료 징수 업무에 필요한 기타 물품)을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하여 제작·관리하고 있고, 영업소 운영에 필요한 교육훈련비 등도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직접 부담하고 있다.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외주사업체에 영업소의 시설물(건물과 통행료 징수 설비를 포함) 등 고정자산으로 관리되는 물품(사무실 집기 및 비품류, 주방용 집기류), 건물에 부착되어 운영되는 물품, 영업소 시설물 유지관리 물품, 사무용 PC, TCS 단말기 등을 무상으로 대여하고는 있으나, 이는 통행료 수납업무가 피고 영업소에 설치된 시설물에서 수행될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또한 갑 제29호증(차적조회 및 인터넷사용요금 대납), 갑 제30호증(단말기 판매실적), 갑 제31호증(단말기 판매수수료 운영), 갑 제32호증(자판기 판매대금)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차적조회이용수수료, 인터넷 사용료 등 피고 영업소 운영에 필요한 공과금 등을 직접 납부한 뒤 이를 피고에게 사후적으로 보고하였던 점, 이 사건 외주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각 영업소에서 하이패스 단말기를 판매한 뒤 이에 따른 판매수수료를 각 영업소 운영비에 충당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오히려 이 사건 외주사업체가 자신의 비용으로 피고의 각 영업소를 독자적으로 운영하되, 이를 피고에게 사후적으로 보고를 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라.

소결

이 사건 용역계약이 파견법 제2조 제6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 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전민정 류호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