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경기도의 도정발전에 관한 중장기계획의 수립 및 주요정책 등에 대한 조사·연구 등을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출연 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및 B 설립 및 운영 조례에 따라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원고는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피고 직원 공개경쟁시험 절차에 의하여 연구직으로 채용되었고, 2001. 2. 8. 임용기간을 1년 이내로 정하여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임용기간 종료일 무렵 피고와 임용기간을 연장하는 근로계약을 순차로 체결하여 왔는데, 최종적으로 체결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은 임용기간을 2018. 4. 1.부터 2021. 3. 31.까지 3년으로 정하고 있었다.<1>
피고는 인사복무규정에 연구직 직원의 경우 기간을 정하여 임용하고, 임용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평가결과에 따라 임용기간을 차등하여 재계약을 체결하며, 이 때 평가결과 3회 연속 최하등급을 받은 사람은 재임용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9조 제2, 3항). 나아가 피고의 근무성적평가규칙은 직원에 대한 근무성적평가시 성과평가 336점(= 프로젝트 연구량 평가 240점 + 연구과제 질 평가 96점)과 근무평가144점 합계 480점(= 성과평가 336점 + 근무평가 144점)을 만점으로 하여 직원별 점수를 산정한 후, 그 순위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제6조 내지 제12조)고 정한 후, 각 항목별 구체적인 평가방법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근무성적평가에서 3회 연속 최하등급인 D등급을 받았는데, 구체적인 평가 내역은 아래 표와 같다(이하 '이 사건 평가결과'라 한다).
피고는 2021. 2. 25. 원고에게 '인사복무규정 제9조 및 제43조에 따라 2021. 3. 31.자로 당연퇴직'한다는 내용의 인사발령 사항을 통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원고는 2021. 3. 31. 임용기간 만료로 피고를 퇴직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인사복무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2, 3, 10, 11, 1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가 평가결과 3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사복무규정 제9조 제3항에 따라 원고를 재임용하지 않겠다는 이 사건 통지를 하였는데,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 인사복무규정 제62조에 의하면 직원의 징계에 관한 사항은 인사위원회에서 심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통지를 하였으므로,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중·장기 프로젝트 연구를 배정하지 않은 결과 성과평가 중 프로젝트 연구량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게 되었고, 훈계·주의 처분을 받은 연구직 직원들보다도 낮은 근무평가 점수를 받았는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볼 때 피고는 불공정한 평가기준을 기초로 자의적으로 원고의 근무성적을 낮게 평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부당한 이 사건 평가결과를 기초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해고의 정당성이 없어서 무효이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같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통지가 해고인지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므로, 근로자에게 한 계약 기간만료일의 통지는 해고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통지가 해고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이고, 이 사건 통지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임용기간 종료일인 2021. 3. 31.자로 그 근로관계가 종료됨을 통지한 것에 불과하여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보는 이상 피고가 이 사건 통지를 하면서 해고와 관련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절차적 위법을 저질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평가결과를 기초로 원고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의 해고 무효 확인 청구를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취지라고 보고, 해고의 정당성과 관련된 주장을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의 인사복무규정은 연구직 직원들과 임용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되, 임용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평가결과에 따라 임용기간을 차등하여 재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한편, 평가결과 3회 연속 최하등급을 받은 직원에 대하여는 재임용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도 2001. 2. 8. 피고와 처음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수차례에 걸쳐 계약을 갱신하여 온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소정의 근무평가 절차를 거쳐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위에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 및 갑 제6 내지 18호증, 을 제4,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평가결과가 불공정하거나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가 이 사건 평가결과를 기초로 피고 인사복무규정 제9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홈페이지 정보공개란을 통하여 인사복무규정, 근무성적평가규칙을 공개하고 있고, 위 규정에서 제시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직원들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근무성적평가 결과 전체 평정 대상의 하위 5 ~ 10%에 해당하면 해당 직원에게 최하위등급(D등급)을 부여하게 된다. 원고는 피고가 객관적인 기준 없이 불공정하게 직원들에 대한 근무성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성과평가 중 프로젝트 연구량 항목의 경우, 일정 수준의 연구량을 채우면 240점 만점을 받게 되고, 피고 소속 연구직 직원들은 대부분 위 연구량을 채워서 위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받고 있다[2018년 근무성적평가에서는 원고를 포함한 연구직 직원 45명 전원이 240점을 받았고, 2019년 근무성적평가에서 만점을 받지 못한 직원은 전체48명 중 4명(16등 238점, 41등 238.15점, 원고 211.06점), 2020년 근무성적평가에서 만점을 받지 못한 직원은 전체 56명 중 원고를 포함해 3명(19등 238점, 53등 225점, 원고 184.74점)에 불과하다]. 위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평가기준 중 '프로젝트 연구량' 항목은 피고가 연구직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기본 업무량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원고를 제외한 직원들의 근무성적평가 최종점수의 격차가 2018년의 경우 19.6점,<2> 2019년의 경우 32.03점,<3> 2020년의 경우 27.544점<4>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원고가 '프로젝트 연구량'만 충실히 채웠더라도 3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원고는 2019년 및 2020년에 피고가 제시하는 연구량을 하회하는 연구만을 진행하였고, 그로 인해 프로젝트 연구량 만점 기준으로 2019년에는 28.94점, 2020년에는 55.26점 미달하였다. 원고가 받은 점수는 프로젝트 연구량 만점을 충족시키지 못한 소수의 다른 연구직 직원들과 비교할 때에도 20점 이상 하회하는 수치이다.
피고의 성과관리부장은 2020. 10. 30. 원고에게 '성과평과 중 프로젝트 연구량점수가 매우 낮고, 연구과제 질 평가를 위한 완료 연구과제의 실적도 부족하여, 2020년도 성과평가 진행시 문제가 발생될 것이 우려 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였음에도, 원고는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설정한 프로젝트 연구량보다 상당히 하회하는 연구량만을 달성하였을 뿐이다.
피고 인사복무규정에서 평가결과 3회 연속 최하등급을 받을 경우에는 재임용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데, 원고는 아래와 같이 근무성적평가에 관하여 2012년부터 최하등급을 빈번하게 받아왔고, 다만 재임용 최소기준을 충족하기 위하여 3년에 1번 정도 B 또는 C등급의 평가를 받은 적이 있을 뿐이다. 정책연구를 위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출연하여 설립한 법인이라는 피고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연구직 직원과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할 때에는 해당 직원의 전문성, 성실성, 연구 성과 등을 중요 요소로 고려할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원고의 반복되는 낮은 근무성적을 근거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부한 것은 그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평가된다.
한편, 원고는 피고에 의하여 장기 연구 과제에서 배제되어 연구량을 채우기 어려웠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갑 제6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C 연구'와 관련하여 3차례에 걸쳐 연구책임을 맡아 2017년 9월, 2018년 6월 및 12월에 정책연구 보고서를 출간하였는데, 2020년에는 C 연구에 참여하지 못한 사실, 원고는 2012년경 연구책임자의 지위에서 'D'의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2020년경 위 연구와 관련성이 있는 'E' 정책연구에는 참여하지 못한 사실 등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 피고는 새로 시작하는 연구의 연구진 구성의 경우 연구의 목적과 내용, 참여 연구원의 전문분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구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가 업무 배제되었다고 주장하는 연구와 관련하여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를 연구에서 배제하였음을 뒷받침하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 설령 원고가 위 연구에서 부당하게 배제되었더라도, 원고로서는 다른 연구를 기획하고 수행하는 방법으로 '프로젝트 업무량' 평가지표를 충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성과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원인을 피고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보인다.
나아가 원고는, 훈계·주의 처분을 받은 연구직 직원들보다 원고의 근무평가 점수가 낮은 것은 불합리하다고도 주장하나, 훈계·주의 처분을 받은 연구직 직원들은 직원 징계 및 소청규정 제5조 제2항에 따라 근무평정결과에서 훈계의 경우 100분의 1점, 주의의 경우 100분의 0.5점의 감점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근무평가가 불합리하다거나, 이에 오류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원고는 직종이 다른 연구직과 관리직에 대하여 일괄하여 근무평가가 이루어졌고, 안식년 연구원은 12개월을 전부 근무하지 않음에도 일부 근무기간을 12개월 근무로 환산하여 평가하는 등의 이유로 평가절차가 불공정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연구직에 대하여 근무성적을 평가할 때에 연구직 직원들만을 비교군으로 산정하되, 연구직 직원 중 관리자인 연구부원장, 노동조합 근로시간 면제자에 대하여 '관리자 평가기준'으로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이고, 안식년 등으로 근무기간이 차이가 나는 직원에 대하여는 근무성적평가규칙 제10조 제3항에 따라 근무기간을 1년으로 환산하여 평가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 평가절차가 불공정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 외에도 원고는, 피고가 근무평가를 할 때에 평가자별로 각기 다른 평가서식에 의하여 평가를 하였고, 근무평가는 전문성, 조사분석·응용능력, 기획능력, 창의력, 판단력·통찰력과 같은 추상적인 항목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인 근거가 없으며,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근무평가가 성과평가 점수에 왜곡을 일으킨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무평가 서식은 근무평가 대상자가 보직자인지 여부, 상향평가인지 여부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양식에 따라 진행되는 점(피고 근무성적평가규칙 제12조 제1항, 별지 7호 내지 10호 서식), 근무평가는 평가대상자의 업무능력과 업무태도에 대한 상위직책자 또는 하위직책자의 평가로서 그 평가항목이 비교적 추상적이라 하더라도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근무평가와 성과평가는 별개의 요소에 대한 평가이므로 근무평가와 성과평가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도출될 이유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평가결과 중 근무평가에 불공정이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원고의 위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맹준영(재판장) 홍연경 임정빈
각주1)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에 필요한 경우에는 박사학위 소지자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기간제 및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5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 참조).
각주2) = 1등 309.72 - 차하순위(44등) 290.12
각주3) = 1등 469.35 - 차하순위(47등) 437.32
각주4) = 1등 469.68 - 차하순위(55등) 442.136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