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7. 20. 선고 2021구합7474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7. 3. 1. 교육공무원으로 신규 임용되어 2018. 3. 1.부터 B고등학교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2020고합129호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죄로 공소제기 되었는데, 2020. 11. 6. 1심에서 아래 유죄 부분(이하 ‘제 1징계사유’라 한다)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벌금 1,000만 원 등을 선고 받았고, 아래 무죄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무죄판결을 선고 받았다(이하 ‘제2, 3징계사유’라 한다).

다.

제1, 2, 3징계사유 및 아래 징계사유들(이하 각각 ‘제4, 5, 6징계사유’라 한다)에 관하여 2020. 12. 1. 경기도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이하, ‘일반징계위원회’라고만 한다)가 개최되었다. 일반징계위원회는 원고의 징계사유 행위들은 ‘학생 성희롱 및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해임처분을 의결하였다.

라.

피고는 2020. 12. 14. 원고에 대하여 일반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2020. 12. 21.자로 해임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0. 12. 29. 이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하였다.

마.

원고와 검사 쌍방이 항소함에 따라 열린 원고의 형사 항소심재판에서 항소심법원은 2021. 6. 25. ‘제1징계사유 사실관계는 인정되나, 원고의 이 부분 행위는 객관적으로 볼 때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법리오해 주장을 인정하여 제1처분사유 부분을 파기하고 원고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제2, 3징계사유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0노2079호).

바.

이에 검사가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상고심법원이 2021. 9. 30. 상고기각판결을 선고함으로써 위 판결은 같은 날 확정되었다(대법원 2021도9044호).

사.

제1 내지 7징계사유에 관하여 2021. 10. 27.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개최되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제1, 4, 5, 6, 7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해임처분은 다소 과중하여 부적정하다고 판단된다며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을 정직 3월로 변경하였다(이하 정직 3월로 변경된 피고의 2020.

12. 21.자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1. 11. 10.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의결 결과를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가지번호 포함), 3,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징계사유의 부존재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제1, 4, 5, 6, 7징계사유를 인정하였다. 제1, 4징계사유의 경우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형사판결 결과와 당시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성희롱’ 또는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제5, 6, 7징계사유의 경우 원고는 그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신빙성 없는 설문조사 내용, 추측, 재전문진술 등을 근거로 이 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하였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설령 각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30년 넘는 교직생활 동안 단 한 차례의 징계전력 없이 성실히 근속해 온 점, 동료 교사들과 많은 제자들이 원고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1)

교육공무원의 신분인 교원에게도 적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교원은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며 학문의 연찬과 교육의원리와 방법을 탐구, 연마하여 학생의 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가 요구된다. 여기서 ‘품위’란 국민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이와 같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규정 내용과 함께 교원에게 보다 엄격한 품위유지의무의 준수가 요구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교원이 부담하는 품위유지의무란 교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도록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 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수범자인 평균적인 교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참조).

2)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 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다.

인정사실

1)

제1징계사유 피해자 C(가명)의 피해사실에 관한 민원으로 사건이 알려진 후 원고의 성비위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9. 11. 15. B고등학교 2학년 10반과 3학년 1, 2, 3반 총 4개 학급에 대하여 설문조사가 실시되었다. 위 설문조사에서 한 여학생은 아래와 같은 답변을 제출하였다.

2)

전문기관이 2019. 11. 15.자 설문조사는 2학년과 3학년 일부 학급에서만 시행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자, 외부인력의 협조를 통하여 2020. 2. 19. 전교생을 상대로 추가 설문조사가 실시되었다. 위 설문조사에서 원고의 비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자필진술이 제출되었다.

3)

C은 2020. 10. 16. 원고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 ‘처음에는 너무 당황스러웠고 여기는 아무도 만진 적도 없고 그리고 가슴하고 가까워서 민감한 부위인데 거기 사이에 손을 넣어서 잡으셔서 너무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빨리 손을 떼고 싶었어요’라고 진술하였고, ‘원고가 다른 친구들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F도 같은 날 증인으로 출석하여 ‘그 장면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 제5호증의2, 6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1)

제5, 6, 7징계사유에 관한 학생들의 진술이 사건의 일시, 장소, 경위, 행위 태양에 관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달리 허위 진술할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학생들의 피해 진술과 목격담은 상호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해주는 내용들이 존재한다. 형사재판과 달리 징계절차에서는 형사소송법상의 전문법칙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2020. 2. 19.자 설문조사가 이루어진 경위가 의심스럽다고 할 수 없고, 학생들의 자필진술이 제출 되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인정된다. 제5, 6, 7징계사유 사실관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2)

각 징계사유 사건 당시 원고는 만 58세, 피해 학생들은 10대 여학생들이었다. 남성인 원고의 바지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열쇠를 찾아 꺼내려면 자연스레 원고의 허벅지, 사타구니 근처에 손을 옮길 수밖에 없고, 10대 여학생들에게는 충분히 성적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사회통념상 여성에게 ‘기쁨조’라고 지칭하는 것은 성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연상시킬 수 있고, ‘옆에 와서 일자로 서봐라’라는 말은 상대를 수동적인 대상으로 취급하는 표현으로 여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굳이 신체접촉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여학생들의 손, 팔과 같은 부위에 접촉하고, 그와 동시에 ‘데이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 역시 충분히 성적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해당 여학생들도 성적 혐오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이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제5, 6, 7징계사유는 ‘성희롱’에 해당하고,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3)

만 58세의 남성 교사가 갑자기 10대 여학생의 신체적으로 민감한 부위인 팔뚝 안쪽을 잡는 것는 평균적인 교육공무원을 기준으로 볼 때 일반적인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목격 학생도 그와 같이 진술하였다), C은 위 행위로 인하여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그 외 원고의 평소 행동에 관한 학생들의 진술까지 더하여 보면, 제1징계사유 행위는 원고는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1징계사유도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4)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1)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2)

관계 법령 및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0. 7. 28. 교육부령 제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 [별표]는 교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양정을 규정하고 있다. 위 징계양정 기준은 교원에게 고도의 직업윤리의식 내지 도덕성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가중된 품위유지의무를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 교원이 성 관련 비위행위를 저지를 경우 이는 품위유지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서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크므로 해당 교원이 비위행위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고 교육자로서의 직책을 그대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위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면, 미성년자에 대한 성희롱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하여 가장 경미한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의 징계를 ’강등-정직‘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처분인 ’정직 3월‘은 위 징계기준의 범위 내에 있다. 이 사건의 경우 피해 학생의 수가 적지 않고,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2항 제4호, 구 교육공무원법(2020. 12. 22. 법률 제176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4호에 따르면, 성희롱행위가 포함된 이 사건에서 징계수위를 감경할 수 없다.

④

원고는 교원으로서 학생들이 인격적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도하고 올바른 성 윤리와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할 책무가 있었음에도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저질러 원고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켰다.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교원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 등의 공익이 그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공현진(재판장) 김초하 조민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