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고치는 외에는, 제1심 판결문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제1심 판결문 제2면 제9행, 제10 내지 11행, 제13행, 제4면 마지막 행, 제5면 제6행의 각 ‘원고 회사’를 ‘원고’로 고친다.
제1심 판결문 제4면 제15행 및 제16행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2018. 6. 8.부터 2019. 5. 10.까지 12회에 걸쳐 합계 51,000,000원(= 1회당 4,250,000원 × 12개월분)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3항, 제7항에 정해진 경업금지약정에 따라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2년간 원고와 경쟁업체 또는 동종의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인 D나 G의 임직원이 되거나 취업하지 아니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위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여 2018. 7. 23. D의 감사로, 2018. 11. 22. D의 대표이사로 각 취임하였고, 2019. 5. 1.에는 G에 취업하여 근무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11조 제2항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벌로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수령한 5,100만 원의 3배인 1억 5,3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에 규정된 ‘영업비밀’ 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사용자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용자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고,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1) 이 사건 계약에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체결일로부터 2년 동안 원고와 경쟁관계에 있거나, 경쟁관계에 있을 수 있거나, 원고와 동종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임원이나 직원 등에 취임할 수 없다는 규정(이 사건 계약 제8조 제3항, 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 및 이를 위반하는 경우 위약벌 명목으로 원고에게 위 계약에서 받은 돈의 3배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사건 계약 제11조 제2항)이 포함된 사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체결일로부터 2년 이내에 원고의 판매 제품인 화장지, 생리대 등을 취급하는 회사인 D의 감사, 대표이사, G의 임직원으로 재직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관련 법리를 토대로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8호증, 을 제8, 11, 13,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원고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할 당시 임원으로 근무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므로 앞서 본 관련 법리의 내용은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유효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서 정해진 피고의 경업금지기간은 피고가 원고에서 퇴직한 후 2년간으로 비교적 장기간이라 할 수 있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비교적 장기간의 경업금지기간을 설정해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아가 이 사건 계약에서는 위 경업금지규정 위반 시 피고에게 위약벌로 이 사건 계약에서 받은 돈의 3배를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뒤에서 보는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이 같은 위약벌 액수 또한 과도하게 무거워 보인다.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아무런 지역적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 동종업체·경쟁업체뿐 아니라 경쟁업체에 있을 수 있는 회사들에 대한 취업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금지되는 행위도 위 회사들의 임직원에 취임하는 것뿐 아니라, 이 같은 회사들에서의 영업 및 근로행위 일체를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서의 경업금지의 범위는 매우 포괄적이고 광범위하여 피고는 원고에서 퇴직한 후 2년 동안에는 피고가 원고에 근무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게 되고, 이후에도 관련 회사로의 재취업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됨으로써 피고의 생계유지에 적지 않은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합계 5,1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2018. 4. 30. 이전에도 피고와 같이 원고에서 임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에게 그 예우차원에서 1년 ~ 1년 6개월 동안 최종급여의 50% 또는 75%에 해당하는 돈, 월 50~100만 원 사이의 차량유지비, 품위유지비 등을 지급해 온 것으로 보이고, 2018. 4. 12. 이후부터는 위 지급액을 모든 퇴직 임원들에 대하여 1년간 최종급여의 50%에 해당하는 돈, 차량유지비 월 50만 원으로 변경하면서(갑 제18호증), 이를 이 사건 계약과 같은 형식적인 자문계약을 체결하여 이에 따른 자문료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계약의 체결 시기 및 내용, 특히 이 사건 계약의 주된 내용인 자문용역 부분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받은 5,100만 원은 변경된 퇴직임원 예우규정에 따라 피고의 종전 연봉 9,000만 원의 1/2인 4,500만 원과 12개월간의 차량유지비 600만 원을 합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통해 원고로부터 받은 5,100만 원은 피고의 종전 임원근무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받은 것으로 보일 뿐, 피고의 퇴직 후 경업금지에 대한 대가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른 특별한 대가를 피고에게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가 종전에도 퇴직임원들에게 종전부터 이 사건 경업금지규정과 같은 의무를 부과해 왔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도 없는 이상, 원고가 종전에도 지급해 오던 퇴직 예우금의 지급조건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포함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것은 부당해 보인다(즉 피고로서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하여야이 같은 예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설령 위 5,100만 원이 이 사건 경업금지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도,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이 사건 경업금지기간은 2년인 반면, 그 대가는 1년분만 지급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바, 이 또한 부당하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통해 보호되는 원고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원고의 이익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기 어렵다.
다만 원고에 근무할 당시 피고의 직책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에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원고의 사업계획 또는 사업전략, 영업·마케팅 관련 정보 등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를 지득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 같은 내부정보 등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라 보호가치가 있는 원고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 위와 같은 원고의 사업 관련 내부정보는 피고의 퇴사 이후 업계 현황의 변동 등으로 유동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점, ㉯ 피고가 원고에서 근무하는 동안 지득하였다는 위 내부정보의 내용이나 범위를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려운 점, ㉰ 피고가 위 내부정보를 D나 G에 유출하였다거나 이를 사용하였다고 볼 분명한 증거가 없는 점, ㉱ 피고가 D의 임원으로 취임한 행위나 G에 취업한 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어떠한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도 없는 점, ㉲ 피고의 D의 감사 취임, 대표이사 취임, 지분 양수 시점이 모두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경업금지기간 내에 이루어지기는 하였지만, D의 구체적 판매행위 개시 시점은 퇴직일로부터 약 21개월 뒤인 2020. 2.경 이후의 것만이 확인되는 점, ㉳ 당시 원고가 동종 업계에 알려지지 않은 화장지, 생리대 등의 개발·판매 업무에 관한 특별한 사업계획이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의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원고의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보호가치가 위 약정으로 침해되는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나 근로권 등 기본권의 보호가치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기창(재판장) 김문성 정승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