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8. 11. 선고 2022가단545320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수원시 장안구 E에 있는 A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의 입주자대표회의이고, 피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들이자 2018년 무렵부터 2021. 12. 31.까지 위 아파트의 동대표였던 자들로서, 해당 기간 동안 피고 B은 원고의 회장으로, 피고 C은 원고의 이사로, 피고 D은 원고의 감사로 재직하였다.

나.

피고들은 2019. 10. 무렵 그때까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해 오던 F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함에 따라, 공동주택 위탁관리업체인 G 주식회사(대표이사 H, 이하 'G'이라고 한다)로부터 주택관리사 I을 추천받아 2019. 10. 31.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만장일치로 I을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임명하기로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자 자격에서 2019. 11. 1. I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11. 1.부터 2021. 10. 31.까지, 임금을 280만 원(매월 10일 지급)으로 정하여 I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원고와 I은 계약기간 중이라도 상호 합의에 의해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I의 귀책사유 또는 원고의 경영상 사정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사정이 발생할 경우에는 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다.

I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19. 11. 1.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피고들은 2019. 11. 7.부터 2020. 4. 무렵까지 수차례에 걸쳐 I에 대한 피고들과 입주민들의 여러 불만사항을 전달하면서, I에게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에서 사퇴할 것을 권유하거나 근로계약 기간 단축을 요청하고 동대표인 피고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I이 수용하는 조건(이행각서 작성 조건)으로 근무할 것을 제안하였고, 그 과정에서 I은 2020. 1. 28. 피고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행각서를 작성·교부하였으나, 이후에도 피고들 및 입주자들의 I에 대한 불만과 이로 인한 갈등은 지속되었다.

본인 소장 I은 이 사건 아파트 임원진들과 아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시 자진 퇴사하는 것으로 합의한다.

회장 B 요구사항

1.

주민들과 원만한 소통을 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2.

주민들이나 외부인이 방문시 친절히 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정화조나 물탱크 청소시는 8시까지 도착해서 방송으로 주민들에게 알려줄 것을 요합 니다.

4.

하루에 오전, 오후로 아파트 둘러보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5.

아파트 내 공사 시 정확히 확인할 것을 바랍니다.

감사 D 요구사항

1.

소장님의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줄 것을 바랍니다.

2.

근무는 사무실 위주가 아닌 현장 중심으로 해줄 것을 바랍니다.

3.

아파트에 정기적인 일이 있는 날은 출퇴근에 구애받지 말고 근무해 주시길 바랍니 다.

이사 C 요구사항

1.

주민들이나 임원들이 아닌 소장님께서 주민 안전시설을 먼저 확인해 주시고 조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2.

배수관, 정화조, 물탱크, 펌프 등 경비 반장님들과 소장님께서 직접 1일 1회 이상 확 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일일 점검표 비치 요함.

3.

경비 반장님들에게 지시사항은 소장님께서 확인하시고 지시한 내용 1일 경비업무에 경비실에 부착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라.

피고들은 이후 I을 추천해 준 G과 I 문제의 해결 방안 등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였고, G과의 협의 결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고 G과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G을 통해 관리소장을 교체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020. 6. 10. 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하여 만장일치로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의결하였다.

피고 B은 2020. 6. 11. I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을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하였음을 고지하였고, 이후 I은 피고들이 추진하는 위 관리방법 변경을 위한 입주자대표회의 및 주민공고 등 절차 진행에 협력하였다.

마.

G은 2020. 6. 25. I에게 2020. 7. 1.자로 이 사건 아파트의 위탁관리가 시작되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피고 B은 원고의 대표자 자격에서 2020. 6. 26. G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계약기간을 2020. 7. 1.부터 2023. 6. 30.까지로 정한 위 · 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같은 날 I에게 새로운 관리소장이 2020. 7. 1.부터 출근할 예정이므로 2020. 6. 30.까지만 출근하라는 취지로 통보하였다.

그 다음날인 2020. 6. 27. 18:00경 이 사건 아파트 관리실에서 입주자대표회의 겸 입주민 설명회가 개최되었고, 피고들과 I 및 G의 J 상무이사(본부장)를 비롯하여 상당수의 입주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의 체결 및 I 관리소장의 교체와 관련한 제반 설명 및 논의가 이루어졌다. 위 2020. 6. 27.자로 작성된 입주자대표회의회의록에는 "I 소장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여 주민들은 I 소장 교체를 원했던 상황에서 G에서 관리를 하면 I 소장의 계약기간이 남았는데 교체에 문제가 없는지 질문했고, G 회사 J 상무이사는 'I 소장이 G 소속은 아니었으나 자신들이 관리를 맡으면 I 소장을 G에 입사시켜 다른 아파트에 근무하도록 할 계획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에 노동법에 문제가 없다. 문제가 있다면 G에서 책임을 지겠다. 7. 1.자로 젊은 새로운 소장이 출근하니 염려 안하셔도 된다.'라고 말하였다.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 모두 I 소장 교체를 원하고 G과 계약을 하는 것이 좋겠다며 찬성하였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참석자 명단에 피고들을 비롯하여 참석한 입주자의 동호수와 이름, 서명이 자필 기재되어 있다(원고는 아래 타.항에서 보는 것과 같이 수원지방법원 2022가단513774호로 G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2022. 10.경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 "2020. 6. 27. 개최된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겸 입주민 설명회에서 G이 위 회의록 내용과 같은 언동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위 2020. 6. 27.자 회의록과 이 사건에서 피고들이 제출한 을 제4호증의 5 내지 8호증과 동일한 사실확인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바.

I은 2020. 6. 30.자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 업무를 종료하였고, 2020. 7. 1.부터 G이 고용한 새로운 관리소장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사.

I을 제외한 이 사건 아파트의 다른 근로자들(미화원 1명, 경비원 2명)은 위 2020. 7. 1. G과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고용승계가 이루어졌으나, I은 G과 근로계약 체결 및 고용승계절차 등에 관해 협의하지 아니한 채 위 2020. 7. 1. 고용노동청에 원고가 본인을 해고하면서 통상임금 이상의 해고예고수당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이후 I은 2020. 8. 3. G회사 J 상무이사와 위 진정사건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G에 손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 나는 B이 싫어서 그런다. 원고(B)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야겠다."는 취지의 언동을 반복하였고, J은 "I소장님(I)이 종전에 있던 곳에서 있기 싫다고 해서 내가 추천해서 자치관리하는 이 사건 아파트로 간 것 아니냐? 그런데 I소장님이 이 사건 아파트에 근무하면서 수개월 전부터 계속 힘드니까 본인은 다른 곳으로 옮겨주고 G이 위탁관리를 하는 것으로 협조해 주겠다고 하여 이렇게 된 것인데, 이제 와서 왜 이러느냐? 이렇게 근무하면 누구도 I소장님 편을 드는 사람이 없다. 소장님은 현재 평균적인 관리업무 수준에 못 미친다. 앞으로 우리 위탁사(G)에서 소장님을 써도 이렇게 방치하면서 관리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항의하면서,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해 주면 원고 측을 설득하여 G에서 일정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하였으나, I은 종전 언동을 반복하며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아.

이후 원고와 G은 상호 협의 하에 I에 대한 해고예고수당을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하고, 2020. 9. 22. 해고예고수당으로 원고가 1,445,915원을, G이 150만 원을 I에게 각 지급하였다.

자.

I은 2020. 9. 11. 수원지방법원 2020가합26563호로 원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원고는 해당 소송에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을 위탁관리로 변경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경영상 사정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I을 해고한 것은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약정해지권을 행사한 것으로 적법하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2021. 5. 27. "원고가 I에 대하여 한 2020. 6. 30.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는 I에게 56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2020. 9. 1.부터 I의 복직 시 또는 2021. 10. 31.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28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차.

원고는 수원고등법원 2021나17132호로 위 자.항 기재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2. 2. 10.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I의 주위적 청구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는 I에게 50,278,24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여 그 무렵 해당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선행 소송' 내지 '선행 판결'이라고 한다.).

○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2021. 10. 31. 만료된 이상 이 사건 해고무효 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

다만,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19. 11. 7.부터 I에게 수차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가 아파트 관리방식의 변경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② I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미화원 1명, 경비원 2명)은 2020. 7. 1. G과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고용승계가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위탁관리로 변경하였더라도 고용승계가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업무의 계속성 및 효율성 측면에서도 고용승계가 바람직하고,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서 제13조 제2항에서도 "관리주체가 변경된 경우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G의 직원은 공동주택관리업무의 계속성 등을 위하여 입주자대표회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관리주체에게 그 고용을 승계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식을 위탁관리로 변경하는 것을 사업의 폐지로 볼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존속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러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위와 같은 아파트 관리방식의 변경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5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경영상 사정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 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만약 관리방식의 변경이 위와 같은 사정에 해당한다면, 위 근로계약서 제5조 제2항은 민법 제661조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로 봄이 상당하다.

○

따라서 원고는 I에게 미지급 임금 4,480만 원(= 월 280만 원 × 2020. 7. 1.부터 2021. 10. 31.까지 16개월) 및 퇴직금 5,478,24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카.

I은 2022. 3. 23. 선행 판결에 기초하여 수원지방법원 2022타채110029호로 원고의 수산업협동조합과 하나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에 관해 청구금액을 52,903,009원으로 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2022. 4. 위 청구금액 전액을 추심하였고, 수원지방법원 2022카확20633호로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을 하여 2022. 8. 1. 법원으로부터 "원고가 I에게 상환하여야 할 소송비용액이 7,829,190원임을 확정한다."는 내용의 소송비용액확정결정을 받았다.

타.

한편 2021. 12. 30.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2022년도 원고의 회장으로 K, 원고의 이사로 L, M, 원고의 감사로 N가 선임되었고, 원고의 새로운 임원들은 선행 판결이 확정되자 2022. 3. 수원지방법원 2022가단513774호로 G을 상대로 선행 판결에 따른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2022. 5.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을 거쳐 2022. 7. 피고들을 상대로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파.

원고가 G을 상대로 제기한 위 타.항 기재 소송 과정에서 원고는 소장 등을 통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고, 해당 소송 과정에서 2023. 4. 14. "G은 원고에게 2023. 5. 31.까지 31,089,057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져 그 무렵 확정되었다.

"I이 관리소장으로 입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근무를 태만히 하고 수시로 입주민들과 불화를 일으켜 입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I은 전기난로를 켜놓고 퇴근하는 등 안전관리에 소홀하였고 화단의 가지치기를 하면서 꽃봉우리까지 잘라버리는 바람에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였으며, 입주민들을 만나도 가벼운 인사조차 하지 않는 등 입주민들의 항의가 계속되었다. 이에 원고는 2020. 1. 28. I으로부터 이행각서를 교부받고 이행각서 상의 약정내용을 위반할 경우 자진 퇴사하기로 하였으나, 이후에도 I의 근무태만과 입주민과의 갈등은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I을 추천한 G에 대책 마련을 문의하자, G은 아파트 관리업무를 자신에게 위탁하면 I 소장을 해고시켜도 문제가 없고 만약 문제가 된다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하였다. 원고는 G의 말을 믿고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고, G은 그 다음날인 2020. 6. 27. 설명회를 개최하여, 다수의 입주민들과 동대표들이 참석한 자리에서도 'G에 관리업무를 위탁하면 현 소장의 근로계약이 이어질 수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다 알아서 하겠다. 해고도 문제없다.' 고 설명하였다. 당시 I의 불성실한 근무행태와 입주민들과의 불화, I의 이행각서 작성 등의 과정이 있었기에 I을 해고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G의 말을 믿고 I을 해고하였다. G은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인식하고 있었기에 I의 해고예고수당 중 절반을 부담하고 I이 원고를 상대로 진행한 선행소송에서 원고의 변호사 비용 역시 전액 부담하였는바, G은 원고가 선행 판결에 따라 I에게 지급한 임금 등 합계 52,903,009원과 소송비용액 확정결정이 내려진 7,829,190원, 원고가 지급한 해고예고수당 1,445,915원 합계 62,178,114원(= 52,903,009원 + 7,829,190원 + 1,445,915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21조 제1, 3항에 의하면, 입주자대표 및 임원은 관계규정과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사항을 준수하고, 입주자 등을 위하여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부담하며, 입주자 대표가 맡은 업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서 수행하지 아니하여 입주자 등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갑 제11호증의 각 일부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변호사의 자문도 받지 아니한 채 관리소장 I을 위법·부당하게 해고 처리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I에게 선행 판결에서 확정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및 그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해고예고수당 합계 62,265,524원(= 임금 및 퇴직금과 지연손해금 52,903,009원 + 소송비용 7,916,600원 +해고예고수당 1,445,915원)을 지급하게 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들은 입주민 설명회 당시 적법절차를 통한 I의 해고에 동의한 것이지 위법·부당한 해고에 동의한 것이 아니고, I을 해고해도 문제없다는 G의 말을 믿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지도 않는다. 나아가 피고들은 I이 선행 소송을 제기한 이후 감사를 진행하기는커녕 선행 소송 진행사실을 입주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기면서 I과의 합의 노력도 하지 아니한 채 무리하게 항소까지 진행하고 원고의 현 임원들에게도 해당 사항을 인수인계해 주지 않아 손해를 더욱 키웠다(원고의 현 임원들과 입주자들은 선행 판결이 원고에게 송달됨으로써 2022. 3. 초순경에야 선행 소송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피고들은 그 무렵 원고의 현 임원들과 일부 입주자들에게 본인들이 공동으로 책임지겠다고 시인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위 62,265,524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당초 G로부터 I을 추천받아 원고와 I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는데, I은 입사 초기부터 근무를 태만히 하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였으며 수시로 입주자들과 갈등을 빚어 입주자들의 불만과 항의가 지속되었다. 이에 피고들은 I으로부터 이행각서를 받고 이를 위반할 경우 자진 퇴사하는 것으로 합의하였으나, 이후에도 I은 이행각서의 약정을 위반하여 근무를 태만히 하고 입주자들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에 피고들은 그 해결방안을 모색하였는데, 당시 G이 자신에게 관리업무를 위탁하면 I의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여 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당시 피고들은 G이 고지한 대로 I이 이 사건 아파트를 그만두면 G이 관리하는 다른 아파트로 옮겨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G은 입주민 설명회를 통해 다수의 입주자들에게도 이와 같이 설명하였으며, 입주자들 역시 이에 동의하였다. 이러한 연유로 피고들은 I을 해고한다는 명백한 인식이 없었고,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I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바도 없었으며(I을 관리소장으로 선임할 때에는 2019. 10. 31.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그에 관한 의결을 하였다), G이 I을 다른 사업장에 투입하는 등 교체 관련 업무를 실질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I이 고용청에 진정을 넣고 선행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G은 I의 해고예고수당 중 절반을 부담함과 아울러 선행 소송에서도 원고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전액 부담하였고, 피고들은 선행 소송의 재판 일정을 아파트 각 동 입구와 승강기 안에 게시하는 등으로 입주자들에게 재판 진행 경과를 모두 공지하였는바, 위와 같은 업무 처리 과정에서 피고들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실제 피고들이 어떠한 이득을 취한 바도 없다[피고들은 다른 입주자들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을 하길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봉사를 목적으로 무보수로 원고의 임원을 맡게 되었을 뿐이고, 재직과정에서도 사익을 취한 바 없다(입주자대표회의에 매월 25만 원이 지원되고 있으나, 이는 각종 실비로 사용되었다.)].

3.

판단

가.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사후에 노동위원회나 법원에 의하여 그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 당시에 단체의 대표자가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보아서 대표자 개인이 단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근로자를 해고할 당시의 객관적 사정이나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의 내용 또는 경중,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이와 아울러 소정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해고를 한 경우라면, 단체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이와 같이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 하였는지 여부는, 통상의 합리적인 대표자를 기준으로 하여 해고의 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단체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간과하여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4895 판결 등 참조).

나.

먼저, 피고들이 원고의 회장, 이사, 감사로 재직할 당시 I 관리소장을 교체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이 사건 아파트 관리방법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의결한 사실, 이에 따라 피고 B이 원고의 대표자 자격에서 2020. 6. 26. G과이 사건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I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을 위탁관리로 변경하여 새로운 관리소장이 2020. 7. 1.부터 출근할 예정이므로 2020. 6. 30.까지만 출근하라는 취지로 통보한 사실, 선행 소송에서 위 2020. 6. 30.자 I에 대한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원고가 I에게 50,278,24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할 때 피고들이 위와 같은 관리방법 변경 및 관리소장 교체와 관련하여 사전에 별도의 비용을 들여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다.

그러나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과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근로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I의 입사 이후 I의 업무방식과 근무태도 등에 관한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들의 전반적인 불만사항과 이로 인해 벌어진 양측 사이의 갈등 상황, I이 피고들에게 작성해 준 이행각서의 내용과 그 작성시점, 이후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피고들이 취한 조치와 태도, 이 사건 아파트 관리방법 변경결의를 위한 준비과정과 그 절차진행의 적법성, 그 과정에서 G이 피고들을 포함한 입주자들과 I에게 보인 전반적인 언동과 이후 제반 정황, G과 I 및 관련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 이를 통해 추정되는 G과 I 및 피고들의 관계, I을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이 G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고용승계가 이루어진 사정, 선행 소송의 진행 경과와 그 변호사선임비용의 부담 주체, 선행 판결의 전체적인 내용, 원고가 G을 상대로 제기한 별건 소송에서 스스로 한 진술 내용, 이 사건 아파트의 규모와 재정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나.항에서 본 사실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원고가 지적하는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I 관리소장을 해고 내지 교체하기 위해 한 앞서 본 일련의 행위들이 다소 미흡하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원고와의 관계에서 요구되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자신들의 임무를 게을리 한 것이라거나 피고들이 간과하여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원고는, 피고들이 선행 소송 진행사실을 입주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숨겨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은 존재하지 아니할뿐더러, 위와 같은 행위와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희승

각주1) 피고 B은 2020. 6. 30. G 측 J에게 "I이 사람들을 불러서 자기는 계속 남은 기간 동안 급여를 다 받을 수 있다고 하며 소란을피우는데 문제가 없겠느냐?"는 취지로 문의하였고, 이에 J은 "G이 I과 계약을 하고 알아서 할 테니 놔둬라. I에게 G과 계약서를 쓰든가 원하지 않으면 나가라고 하면 된다. 필요에 의해 관리방법이 바뀌어서 문제없다. 근로계약서에도 중대상황이 발생하면 해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니 상관없다.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 만약 정 안되면 G 법률팀에 자문을 받아서 알려 주겠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각주2) 피고 B은 2020. 10. 12. G 측 J에게 I이 제기한 소송 관련 준비를 잘 하고 있는지 문의하였고, J은 "G 사장님이 변호사를 만나고 있다. 정리해서 소송으로 가겠다고 하면 변호사를 소개시켜 주고 관리소장 통해 연락하겠다.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면그때부터 G의 자료들을 보내 줄 것이고, 관리소장과 변호사를 대동하여 가면 된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각주3) 위 소송비용액확정결정은 2022. 8. 17. 확정되었다.

각주4) 아울러 위 관리규약 제21조 제6항에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은 관리주체의 업무에 대한 감독행위를 벗어나 관리주체의 업무를 직접 집행하는 행위를 하거나 관리주체의 업무를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아니 되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주택관리업자에대하여 직원인사, 노무관리 등의 업무수행에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