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예비적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와 피고의 임금 체계
피고는 B시 일대에서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는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 1 내지 12 및 망 C(이하 편의상, 이들을 통틀어 ‘원고들’이라 한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운전근로자(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이하 같다)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망 C은 이 사건 소송계속 중인 2021. 10. 7. 사망하였고, 그 자녀들인 원고 D, E, F이 망 C의 재산을 상속하여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원고들은 택시 운행으로 발생하는 총 운송수입금 중 피고와의 임금협정에서 정한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자신의 수입으로 하며, 이에 더하여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의 개정과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합의 등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특례조항은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B시 지역에 시행되었다.
2010년 이후 각 임금협정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즈음하여 G연맹 H지부와 피고가 소속된 I협의회는 2010. 6. 29.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정(이하 ‘2010년 공동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10년 공동임금협정 시행 후 피고와 J노동조합 K분회(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는 2010. 8. 24. 및 그 이후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아래 표(2010년 이후 유효한 임금협정을 모두 기재함)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점차 단축하고, 그에 따라 사납금(교대제 기준)을 조정하는 내용의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이하 위 2010. 8. 24. 임금협정 및 그 후의 각 임금협정을 통틀어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이라 하고, 이 사건 각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
청구취지
[본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들에게 별지2 ‘본소 청구금액표’ 중 ‘②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예비적 반소]
원고들의 본소 청구가 인용되는 것을 조건으로, 원고들은 피고에게 별지3 ‘반소 청구금액표(1)’ 중 ‘반소 청구액’란 기재 각 돈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경우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방법을 통해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려 한 것으로서 모두 무효인바,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의 2010년 공동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6시간 40분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이 근무한 기간인 2016년 9월경부터 2019년 9월경까지에 대하여 원고들에게, ‘1일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최저임금액’에서 비교대상임금을 공제한 최저임금액 미달액 합계(별지2 ‘본소 청구금액표’ 중 ‘미지급 임금’란 기재 각 돈을 의미한다)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미지급 퇴직금 청구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당시 위와 같이 추가 지급되어야 하는 최저임금 미달액은 고려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반영하여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도 재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한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다시 계산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기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별지2 ‘본소 청구금액표’ 중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을 의미한다)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는 사정을 알았다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사납금액을 종전과 동일하거나 소폭만 인상하는 것으로 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계약당사자 쌍방에 공통하는 동기의 착오가 있는 경우이므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사납금을 정한 부분은 양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를 고려하여 적절히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로 되어 피고에게 원고들에게 최저 임금액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경우,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의 가정적 의사를 탐구하여 원고들이 피고에게 납입하여야 하는 사납금의 액수도 인상되는 임금에 비례하여 인상되어야 할 것이고, 인상되었어야 할 사납금 액수와 기존에 원고들이 납입한 사납금 액수의 차액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은 아래 1) 내지 3)항에 기한 추가 사납금 상당액을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임금 인상에 따라 택시회사에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간접비용의 규모,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다른 택시회사들이 노동조합과 합의한 사납금액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사납금 인상비율은 인상되는 고정급 임금액의 약 1.3배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원고들이 이 사건 본소로 청구하는 금액의 1.3배에 해당하는 사납금[별지3 ‘반소 청구금액표(1)’의 ‘반소 청구액’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미지급 임금액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면, 기존에 납부받은 사납금만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고 사납금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즉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최소한 피고의 당기순이익이 0원이 되는 수준으로 사납금액을 인상하였을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피고의 근로자 1인이 매월 부담해야 하는 추가 사납금액에 원고들의 재직 월수를 곱하여 산정한 추가 사납금[별지4 ‘반소 청구금액표(2)’ 중 ‘반소 청구액’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가 되면 사납금 합의 역시 무효가 되므로, 2010년 임금협정상의 정당한 사납금은 종전의 2010년 공동임금협정상의 유효한 사납금인 90,000원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고, 그 이후의 개정 임금협정에서는 쌍방 합의로 사납금을 순차적으로 4,000원, 3,000원, 10,000원, 5,000원씩 인상하였으므로<1> 90,000원을 기준금액으로 한 후 이에 각 인상분을 가산하여 정당한 사납금을 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에게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계산한 추가 사납금[별지 5 ‘반소청구금액표(3)’ 중 ‘추가사납금 납부액’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피고는 기존의 2010년 공동임금협정에서 정하였던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2010년 임금협정에서 1일 4.58시간으로 단축하였고,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1일 2시간까지 계속하여 단축하여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특례조항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피고 노동조합과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위에서 본 법리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피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산정할 경우 피고로서는 수익구조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비하여 1일 사납금 기준액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에 대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로서는 사납금 상승으로 인해 초과운송수입금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총수입의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노사 양쪽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0년 임금협정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58시간으로 단축하였고, 사납금은 종전 90,000원(오전, 오후)에서 82,000원(오전), 83,000원(오후)로 인하하는 방향으로 합의하였는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거나, 그 효력을 부정할 정도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경기도를 사업구역으로 한 일반택시의 택시운전근로자 확보율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택시운전근로자의 평균연령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정상적으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운송사업자인 피고가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할 당시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른 임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회피할 정도의 우월적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는, 2009. 8., 2013. 10. 및 2019. 5. 경기도 지역의 택시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운행시간을 단축하고도 기존과 동일한 수입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으므로,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경기도 택시요금이 2013. 10. 19. 기본요금 3,000원(2km 기준, 종전 2,300원, 중형 기준)으로 인상되었고, 경기도의 택시요금조정 시행효과 분석결과(을 제4호증의 1 참조)에 의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피고의 운행지역인 B시가 포함된 ‘일반도시 표준’(경기도 택시 요금체계는 2013. 10. 택시 요금 인상 시 ‘일반도시 표준’, ‘도농복합 가군’, ‘도농복합 나군’ 3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설계되었다) 택시의 2013년 9월 대비 2014년 1월 평균 1일당 결제건수(영업횟수) 및 영업거리는 감소한 반면, 운송수입금(이상 각 1일 기준)은 증가하였다.
이처럼 경기도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하여 피고가 소속된 ‘표준요금군’ 법인택시의 1일 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8.63km 줄어든 반면, 운송수입은 17,595원 증가하는 등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사납금은 2010년 공동임금협정에서 90,000원으로 정해진 후 2010년 및 2013년 임금협정에서 82,000원, 2014년 임금협정에서 86,000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바, 위 2013년도 경기도의 택시요금 인상이 사납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만약 택시요금 인상 정도에 비례하여 사납금이 함께 증액되었다면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운행시간이 단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경기도 택시요금은 2019. 5. 4. 기본요금이 3,800원(2km 기준, 종전 3,000원)으로 인상되어 2013년 요금 인상 전의 기본요금(2,300원)과 비교하여 약 65%[= {(3,800 – 2,300) / 2,300} × 100, 소수점 이하 버림]의 요금 인상이 있었으나, 피고의 2019년 사납금은 2018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04,000원으로서 2013년 사납금(82,000원, 오전 기준)에 비하여 약 26%[= {(104,000 – 82,000) / 82,000} × 100, 소수점 이하 버림] 인상된 것에 그쳤다.
따라서 위와 같은 법인택시의 일평균 대당 운송수입금 변화 분석 결과 및 피고의 사납금 변화 추이에 의하면, 경기도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실제 근무형태가 변경되거나 운행시간이 단축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바,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 택시요금(중형 기준)은 2013. 10. 12. 기본요금 3,000원(2km 기준, 종전 2,400원)에 이후 거리 142m당 100원(종전 144m당 100원) 또는 시간 35초당 100원(종전과 동일)이 가산되는 것으로 인상되었고, 서울시의 분석결과(을 제4호증의 2 참조)에 의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원고들과 같은 근무형태인 2인 1차 법인택시의 2013년 3월 대비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평균 결제건수, 운행거리, 영업거리는 각 감소하고, 영업율(= 영업거리/운행거리), 운송수익금(이상 각 1일 기준)은 각 증가하였다(또한 서울시는 2019. 2.경 택시요금의 기본요금을 3,800원으로 약 26% 인상한 후 택시운전근로자의 1일 평균 운송수입이 163,450원에서 184,362원으로 20,912원 증가하고, 1일 평균 영업건수가 22.6건에서 19.7건으로 2.9건 감소하였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하여 서울법인택시의 1일 대당 영업거리가 2013년 대비 14.2km 줄어든 반면, 운송수입은 22,055원 증가하는 등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되었다. 또한 위 분석결과에 의하면 1일 대당 총 운행거리는 2013년 대비 41.6km 줄어들었으나, 손님이 실제 탑승하고 이동한 비율인 영업율(또는 실차율)은 2013년의 약 64%에서 2016년 약 67%로 증가하여 운행효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은 서울시 법인택시의 주요 운행지표의 변화에 의하면, 서울시의 2013. 10. 12.자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인하여 서울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형태가 변경되거나 운행시간이 단축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으며, 이는 2013년도에 함께 택시요금이 인상된 경기 지역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피고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후 모바일 택시 앱의 활성화로 승객을 태우기 위한 대기시간이 감소하였는바, 이에 따른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음이 추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에는 그 운행의 특성상 승객을 태운 후 주행하는 영업시간, 승객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거나 도로를 배회하는 시간, 콜을 받고 이동하는 시간, 그 외에도 택시의 인수․인계 또는 배차, 차량점검 등 업무개시를 위한 시간, 가스충전, 차량청소 등 업무종료를 위한 시간 등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2015년경부터 모바일 택시 앱(카카오 T)의 활성화로 인하여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항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승객을 태우기 위하여 대기하거나 도로를 배회하는 시간이 단축되었음은 넉넉히 추단된다.
이처럼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의 감소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한 주요 운행지표의 변화, 모바일 택시 앱의 보편화 등 근로여건의 변화가 각 임금협정에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변경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실질적으로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하여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입증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앞서 든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2013년경 택시 기본요금 인상과 할증 요금의 변경 거리 및 시간 단축에 따른 수익 증가와 관련하여 정해진 것으로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보다는 택시 기본요금 인상률보다 사납금 인상률을 낮게 정함으로써 그 차이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증가된 초과운송수입금을 가질 것인지, 최대한 운행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인상된 고정급으로 만족할 것인지를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선택에 맡기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직후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4.58시간으로 단축하고, 그 이후 2019년까지 1일 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와 같이 2010년 임금협정에서부터 소정근로시간을 대폭 줄이게 된 것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의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당사자 사이에 정하는 근로시간으로서 결국 임금을 지급받는 시간을 말하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종전과 다르게 초과운송수입금이 비교대상 임금에서 제외됨으로써 초과운송수입금을 위한 운행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문제가 되었고 이것은 곧바로 사납금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바, 이는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커다란 변화가 생긴 셈이 된다. 이를 반영하여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려는 의도에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의 예비적 반소는 원고들의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것을 조건으로 심판을 구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본소 청구를 배척한 이상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하며, 반소비용에 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2>).
판사 최해일(재판장) 손지연 박성덕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합11035,2022
판결선고
2023. 2. 3.
별지
각주1)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4년 임금협정에서는 사납금을 86,000원으로 정하여 종전보다 4,000원 인상하였고,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사납금을 89,000원으로 정하여 종전보다 3,000원 인상하였고, 2017년 임금협정에서는 사납금을 99,000원으로 정하여 종전보다 10,000원 인상하였고,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사납금을 104,000원으로 정하여 종전보다 5,000원 인상하였다.
각주2)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경우를 대비하여 조건부로 반소 청구에 대하여 심판을 구하는 형태의 예비적 반소는 본소 청구 기각판결이 확정되면 해제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소송의 계속은 소급적으로 소멸한다. 이러한 예비적 반소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당시의 소송계속 법원은 본안재판에서 반소비용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다19061, 19078 판결, 대법원 2018. 4. 6.자 2017마6406 결정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