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육군 중령으로 2017. 12. 26.부터 B대대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는 2020. 9. 23. 원고에 대하여 별지1 기재와 같은 사실을 징계사유로 하여품위유지의무위반(언어폭력), 성실의무위반(갑질행위)으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징계처분에 항고하였고, 지상작전사령부 항고심사위원회는 2021. 10.8. 별지1 기재 사실 중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사실만을 인정하고 나머지 사실은 모두혐의없다고 판단하여 성실의무위반(갑질행위)에 대하여 원징계처분을 감경하여 견책처분을 하기로 의결하였으며, 지상작전사령부 사령관은 2021. 10. 18. 원고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감경된 견책 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징계심의위원회 개최 전에 징계장교에게 의견서를 제출하였으나 위 의견서 및 증거자료가 심의위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징계심의위원회에서 원고의 의견을 진술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받지 못하였는바, 피고가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이하 ‘징계업무처리 훈령’이라 한다) 제26조 제2항에서 정한 진술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처분 당시 ‘갑질행위’로 인정된 사실은 2018. 9. 10.경 및 2019년 여름경 발생한 것인데, 피고는 위 징계사유 발생 이후인 2019. 6. 25. 개정된 징계업무처리 훈령에 신설된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에 따른 부당한 행위(갑질행위)’의 징계양정기준을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법하다.
항고심사위원회는 징계사유 중 순번 3 휴대폰을 찾아오라고 지시한 사실만을 판 단하였고, 순번 1, 2 블랙박스 설치 및 타이어 교체, 독신자 숙소 냉장고 운반과 관련한 사실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법하다.
원고가 휴대폰을 찾으러 가는 길에 예비역 C와 우연히 동행하거나, 차량정비관으로 지식이 많았던 C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실은 있으나, 사적인 지시를 하거나 갑질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항고심사위원회에서 인정된 징계사유가 매우 경미한 점 등을 참작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2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진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26조 제2항, 제3항에 의하면, 징계위원회는 징계심의대상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며, 징계심의대상자는 서면이나 구술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고, 위원장은 징계심의대상자와 대리인에게 최종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징계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심의대상사실에 대하여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그 내용을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 원고가 제출한 의견서의 내용을 요약하여 최종의견을 진술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규정에서 정한 진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설령 위 징계심의위원회에서 원고의 의견서가 전달되지 않았다거나 원고가 충분한 진술 시간을 부여받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 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 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래의 징계 과정에 절차 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 과정에서 보완되었다면 그 절차 위반의 하자는 치유되는데(대법원 1997. 11. 11. 선고 96다23627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항고심사위원회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여 징계심의대상사실을 구체적으로 다투는 등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래의 징계 과정의 절차 위반의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양정 기준을 잘못 적용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서에는 징계건명이 ‘성실의무위반(갑질행위)’로 되어 있고 위 갑질행위는 징계업무처리 훈령 [별표 7] 차.목의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에 따른 부당한 행위’를 의미하는데, 위 공무원 행동강령 제13조의3은 2018. 12. 24. 신설된 규정이고 위징계업무처리 훈령 [별표 7] 차.목은 2019. 6. 25. 신설된 규정이며, 징계업무처리 훈령 부칙<제2289호, 2019. 6. 25.> 제2조는 ‘별표7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훈령 시행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그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재량처분의 기준을 정한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고 일반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피고가 이와 다른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1조는 ‘군인은 직무 수행에 따르는 위험과 책임을 회피하지 아니하고 성실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하여 군인의 성실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제36조 제4항은 ‘상관은 직무와 관계가 없거나 자신의 권한 밖의 사항 등을 명령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구 군인사법(2021. 4. 13. 법률 제180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3호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를 징계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군인이 특정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성실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점, ③ 징계권자가 위 징계사유에 관하여 성실의무위반의 징계건명을 설정하면서 구체적인 유형으로 특정한 항목(갑질행위)을 적시하는 것은 양정기준 적용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의 징계사유 발생 이후 개정된 징계업무처리 훈령을 적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에 법령을 잘못 적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사유 판단 누락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원고에게 인정된 징계사유는 원심 징계심의위원회와 항고심사위원회에서의 징계대상사실에 모두 포함되어 있었던 점, 원심 징계심의위원회의 징계의결서에 각 징계대상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 적시되어 있고, 항고심사위원회의 항고심사의결서에도 ‘C의 진술조서에 의하면 항고인의 사적지시를 받아 피해를 받았고, 지휘관의 지시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갑질행위를 인정하였다고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항고심사의결서에 징계사유 중 일부에 관하여만 구체적인 판단을 적시하였다는 사정을 들어 나머지 사유에 대한 판단이 누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도 분실된 휴대폰을 찾으러 가거나 블랙박스나 타이어 교체를 하러 가는 상황에 C에게 부탁하거나 동행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② C는 ‘원고의 지시를 받고 곤란하기는 하였으나 지휘관의 지시사항이라 어쩔 수 없이 실시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를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부탁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의 지시사항은 개인 차량 블랙박스나 타이어 설치, 독신자숙소의 냉장고 운반 및 개인 휴대폰에 관한 것으로서 직무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자신의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하는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여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나 사적인 지시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하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긴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 할 것인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두118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원고는 중령인 대대장으로서 하급자인 피해자에게 직무와 관계없는 사적 지시를 하였는바, 원고의 행위의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할 수 없는 점, ② 군인사법 제57조 제1항에 의하면, 장교 등에 대한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근신 및 견책으로 구분되고 그 중 견책은 비행을 규명하여 앞으로 비행을 저지르지 아니하도록 훈계하는 것으로, 이 사건 처분은 군인에 대한 징계 중 가장 가벼운 처분에 해당하는 점, ③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군대 내 인권 보호 및 군 기강 확립이라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거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엄상문(재판장) 이지연 유인한
[별지]<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