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2나1531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광주시 C에서 의약품 및 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법인이고, 피고는 2009. 1. 5.자로 원고 회사 영업부 대구지점 부장으로 입사하여 2021. 12. 31.자로 퇴사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21. 2. 2.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을(피고)이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한 반품 중 유효기간 임박, 경과 반품에 대해 출하가의 35%를 변상한다’(퇴직절차 제2항)라고 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다.

피고가 인수인계 과정에서 반품한 품목 중 유효기간 경과 품목의 반품금액은 37,649,734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가 2021. 2. 2.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약정을 한 사실, 피고가 인수인계 과정에서 반품한 품목 중 유효기간 경과 품목의 반품금액이 37,649,734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 반품금액 37,649,734원의 35%인 13,177,407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 송달일 다음날인 2022. 4. 13.부터(위 채무의 경우 변제기의 정함이 없으므로 피고는 채권자인 원고로부터 이행을 최고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지게 된다)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의 업무 미숙 등으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일 뿐이어서 피고로 하여금 근로를 계속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은 아니고, 근로기준법이 근로자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등으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의 부담 여부와 범위를 정하는 내용의 약정 체결까지 금지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이 사건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원고의 정책에 따라 발생한 반품에 대해서도 피고가 책임지도록 하는 불공정, 불합리한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2, 3, 5, 8, 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불공정, 불합리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은 2016년까지의 근로계약서상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으로, 원고가 이후 근로계약서 작성 시 이 사건 약정에 대하여 피고에게 알리지 않았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은 위계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 피고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는바(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등 참조), 갑 제3호증 및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약정은 2016년까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상에는 존재하지 않던 것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위계에 의하여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효진(재판장) 박미리 안동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