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473,92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4. 29.부터 2024. 6. 26.까지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와 피고의 용역계약 체결 및 원고의 용역업무 수행
원고와 피고는 2020. 11.경 원고가 피고의 마스크 인허가 및 기술보증기금 벤처기업 대출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구두로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0. 11. 13. 특허청장에게 피고 및 피고의 대표이사 C에 대하여 특허고 객번호를 신청하여 같은 날 이를 부여받고(갑 11, 12, 13, 27호증), 2020. 11. 19. 피고의 각 상표 등록출원(D, E)을 하였으며(갑 19, 20, 21, 22, 29, 30호증), 같은 날 F에 피고의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신고를 하였고(갑 23, 24호증), G일자 특허청에 피고의 명의로 ‘H’에 관한 특허를 접수하였다(갑 14, 28호증).
원고는 2020. 11. 24. 미국의 대리인을 통해 미국 FDA에 피고의 시설 및 장비등재신청을 하였고, 2020. 12. 2. 주식회사 I으로부터 피고의 마스크(비말방지용, 보건용)의 개발 및 제조가 ISO 9001/14001에 부합한다는 취지의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서를 받았다(갑 6, 7, 9, 10호증).
원고는 2020. 12. 1. 위와 같은 업무들을 바탕으로 기술보증기금 기술평가센터에 피고에 대한 벤처기업(확인유형: 기술평가보증기업) 확인신청을 하고(갑 25호증), 같은 달 18. 피고 명의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J(특허번호 K)’에 관한 특허(L일자 등록)를 양수받고, M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N에게 위 특허의 권리이전 등록신청 및 등록증재교부에 대한 위임을 하였으며, 그에 따라 2020. 12. 29. 특허청장으로부터 위 특허의 특허증을 교부받는 등(갑 15, 16, 17, 18호증) 그 무렵까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용역업무내역 확정 및 용역비 정산
원고와 피고는 2020. 12. 22.경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이미 완료되었거나 당시 진행 중인 용역업무내역을 ① 특허출원 및 이전 각 1건, ② 상표출원 2건, ③ 연구소/연구실 설립, ④ ISO 9001/14001 인증, ⑤ CE 및 FDA(KF-AD, KF 94), ⑥ 벤처기업인증 및 대출작업(10억 목표, 연 2%)로 각 정리하였고, 위와 같이 정리된 업무(이하 ‘이 사건 제1차 업무’라 한다)의 수행에 따른 용역비를 합계 900만 원으로 정산하되, 피고가 2020. 12. 15. 원고에게 선 지급한 2,650,000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미지급 용역비 6,350,000원(이하 ‘이 사건 용역비’라 한다)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정산합의’라 한다)하였다(갑 1호증, 을 3호증).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2,3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6,3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갑 6, 7호증, 갑9~25호증, 갑 27~31호증, 을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용역비 청구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이 사건 제1차 업무를 모두 완료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비 6,3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또는 보수 청구
원고는 2020. 12. 말경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2021. 1. 1.부터 월 임금 1,500,000원으로 정하여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1. 11. 30. 퇴직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근로계약에 따라 2021. 1. 1.부터 2021. 11. 30.까지의 임금 16,500,000원(= 1,500,000원/월 × 11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사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계약의 성격이 근로계약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와의 계약에 따라 피고를 위하여 2021. 1. 1.부터 마스크 인증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업무 수행에 대한 보수로서 위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용역비 청구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및 이 사건 정산합의 사실은 인정하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체어맨 차량(차량번호 1 생략)을 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납과태료 376,080원은 이 사건 용역비에서 공제되어야 한다.<1>
임금 또는 보수 청구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가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계약기간은 2021. 2. 1.부터 2021. 4. 30.까지 3개월에 불과하므로 위 기간을 넘는 임금 또는 보수청구는 이유 없다.
판단
용역비 청구에 대하여
제1항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 및 이 사건 정산합의에 따른 이 사건 용역비 6,350,000원에서 원고가 제공 차량의 미납 과태료로서 공제되어야 함을 인정하는 376,080원(이 법원 제5차 변론조서 참조)을 뺀 나머지 5,973,920원(= 6,350,000원 – 376,0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또는 보수청구에 대하여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2, 32, 33, 37, 38, 40호증, 을 2, 5, 8, 9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2. 9. 27. 자 회신결과, 제1심법원의 F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정산합의 이후 원고의 업무 진행
피고는 2020. 12. 22.경 원고와 이 사건 정산합의를 하면서 기술보증기금에서의 대출업무가 완료되면 원고에게 CLA 250 차량을 이전하여 주고, 위 대출업무를 위해 F에 개설신고를 마쳐둔 피고의 연구소에 원고를 연구원으로 등록하여 2021. 1. 1.부터 월 150만 원의 급여 및 실적에 따라 최대 250만 원을 수당으로 지급하며, 그 대가로 원고는 피고를 위하여 각종 인허가, UN, 조달청 입찰, 외국사이트(O 등)에 제품 정보등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생산실적신고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방안을 협의하였다(갑 1호증의 1).
원고는 2021. 1. 7. 피고의 명의로 사단법인 P에 회원가입신청을 하였다(갑 26호증).
한편 원고는 C으로부터 마스크 인증 업무 등과 관련하여 Q, R 등의 업체를 소개받고 그중 Q의 마스크 유럽 적합성 평가인증서와 적합성 선언서(DoC) 등의 마스크 인허가 자료를 교부받았으며(갑 40호증 중 1~4면), R로부터는 2021. 1. 25. 10,000,000원을 원고 명의의 계좌로 송금받아 그중 5,000,000원을 C의 계좌로 이체하고, R의 업무를 처리해 주었다.
기술보증기금은 2021. 1. 27. 피고에 대한 대출을 불승인하였고(을 9호증 중 2면 하단), 피고는 원고를 부설연구소에 연구원으로 등재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용역계약서 작성 및 원고의 업무 수행
원고는 자신이 대표자로 있는 주식회사 S의 명의로 2020. 2. 1. 피고와 기업 경영 컨설팅 용역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0. 9. 18.부터 주식회사 T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였는데 2020. 12. 31. 자로 자격상실 신고가 되었고, 피고는 2021. 2. 1. 원고에 대하여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취득신고를 하였다. 이후 피고는 2021. 12. 15. 원고에 대하여 자격상실신고를 하였다가, 같은 달 27. 원고의 자격상실일자를 2021. 5. 1.로 변경신고하였다.
원고는 2021. 2. 2. 프랑스의 시험평가기관 U에 이메일로 EN 149:2001/ EN14683 시험을 통해 CE 마크를 얻는 방법 및 소요시간, 가격, 필요 서류 등에 대하여 문의하여(갑 40호증 중 20면) 자신의 이메일로 그 답변을 받고, 2021. 2. 3. 및 같은 달 4. 개인용보호장비(PPE)의 모듈 C2 및 D의 시험에 대한 견적 및 제안서, 구매주문서 양식, 일반거래약관 등을 이메일로 수령하는 등, 같은 해 3. 10.경까지 U와 이메일로 마스크 인증 업무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갑 32, 33호증, 갑 40호증 중 46~54면).
피고와 원고의 근로계약서 작성 및 피고의 C에 대한 진정
원고와 2021. 4. 6. 피고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으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갑 2호증).
원고는 2022. 1. 3. 피고 대표이사 C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정산을 요청하면서 “이번 주까지 정산 안하면 내가 한일(인허가) 모두 원점으로 돌리겠습니다.”라고 하였고, C이 “본인이 출근이나 사내근무나 B회사 일한 게 있나요? 아무것도 없잖아, 사이트 조달청 유엔 등 2번인가 첨에 조회한 일 있고 A씨가 일주일에 1번 정도 오다가다 들려서 인사하고 점심 먹은 건 있지 근데 무슨 돈을 주라는 건지.”라고 하면서 이를 거부하였다(을 2호증).
원고는 2022. 3. 14. 및 3. 30. C과 피고에게 미지급 용역비 635만 원 및 미지급 임금 1,6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각 내용증명우편을 보냈으나 폐문부재의 사유로 모두 반송되었다(갑 3호증의 1, 2).
이후 원고는 C을 상대로 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을 제기하였다. C은 2023. 2. 14.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서 ‘피고가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한 것은 맞고, 원고를 4대 보험에 가입시킨 것도 맞지만 원고가 실제로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을 8호증 2면), 2023. 11. 27. 위 성남지청에서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서 원고와 대질조사를 받으면서 ‘2020. 12. 말경 생산관리, O 상품관리, 조달청 입찰, 유엔 입찰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로 채용하려고 협의하였으나 원고가 출근하지 않아 근로계약이 체결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 9호증 중 2, 5면).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청 담당검사는 2024. 1. 26. ‘원고가 2020. 11.부터 같은 해 12.까지 용역업무를 수행한 점에 대하여 다툼이 없는 점, 그 이후 원고 업무에 변함이 없고, 원고는 제3회사의 용역업무를 수행하면서 2021. 1. 25. 용역비 5,000,000원을 지급받은 점, 원고가 근로를 주장하는 12개월 동안 임금을 한 번도 지급받지 아니하고, 지급요청을 한 사실이 없었던 점, 출퇴근 및 근태 관리 등 근로제공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고, 원고의 근로자성 및 임금지급 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대해 다툴만한 근거가 상당히 있어 C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C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고(2023형제6537호, 을 5호증), 원고가 이에 대하여 수원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갑 38호증) 2024. 6. 7. 기각결정이 내려졌다(2024초재493).
구체적 판단
2021. 1. 1.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성격에 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정산합의를 하면서 2021. 1. 1.부터 원고를 근로자로 등재하여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하는 방안을 원고와 협의하였고, 실제로 2021. 2. 1. 원고를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등록시켜 건강보험급여를 받게 해준 사실, 원고와 피고가 2021. 4. 6.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가 2021. 1.경부터 같은 해 3. 10.경까지 피고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 대표이사 C이 근로기준법 위반 진정사건에서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제1항의 기초사실과 제3의 나 2)항의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1. 1. 1.부터 2021. 11. 30.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2021. 1. 1. 이후 피고와 ‘원고가 피고의 마스크 인증을 위한 각종 신청업무 등을 계속 수행하고, 피고가 이에 대한 보수로 2021. 2. 1.부터 그 용역업무 종료일까지 월 15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임계약(민법 제680조)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제공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2020. 11.경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제1차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별도의 업무지시를 받거나, 피고의 사업장에 출근하거나 피고의 물적, 인적 자원을 이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기간 동안 다른 업체인 주식회사 T의 근로자의 지위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원고는 2021. 1.경부터 같은 해 3. 10.경까지 계속해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 기간 동안의 업무도 원고가 2020. 11.경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수행한 피고의 업무와 그 성격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아니하고, 원고는 실제로 그 이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수행한 구체적인 업무는 의료기기인 마스크의 해외 및 국내 판매 사업을 위한 적합성 인증 및 기술보증기금 대출 승인을 위하여, 피고의 이름으로 각종 신청을 하거나, 그에 따른 피고 명의의 인증서 등을 수령하는 등의 업무였고, 이는 원고 개인의 해외 및 국내 법령에 대한 비교적 전문적 지식과 경험, 그리고 외국어 능력이 필요한 업무이므로, 위 업무 특성상 피고의 물적, 인적 자원의 지원이나 피고의 지휘․감독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원고도 위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에게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보고하거나 그에 대하여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고정적으로 급여를 지급받지 않았고, 나아가 원고가 주장하는 근로기간 동안 일체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없다. 또한 원고는 그 주장하는 기간 중 초기에 몇 차례 피고의 사업장을 방문하였을 뿐 정기적으로 근무시간에 맞추어 출근하지는 않았으며, 피고가 원고에게 출근을 요청을 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 원고는 피고가 재택근무를 하라고 해서 출근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나, 보통 재택근무라 하더라도 출‧퇴근을 대체하는 보고를 할 것을 명하는 등으로 최소한의 근태관리는 있는 것이 일반적인 근로계약의 모습이다.
원고는 2021. 1. 25. ‘R’라는 업체로부터 용역비 10,000,000원을 입금 받고, 그중 5,000,000원은 C에게 다시 이체해 주었으며, 이후 R의 업무를 처리하는 등, 위 기간 동안 피고와 독립하여 다른 업무의 보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지시를 받고 R의 업무를 처리한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나, 근로자가 근로개시일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사용자의 거래업체로부터 임금 명목으로 직접 자신의 계좌로 10,000,000원(원고가 구하는 월 임금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을 이체받고, 나아가 그 수령한 임금의 절반인 5,000,000원을 사용자에게 이체하였다는 것은 그 방법이 지나치게 이례적이다.
원고가 근로계약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제출한 이 사건 근로계약서(갑 2호증)는 2021. 4. 6.에 사후적으로 작성된 것이다. 이에 대해 피고는 2021. 4. 6. 근로감독을 받으면서 건강보험에 가입된 직원에 대해 계약서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 계약서를 사후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최초 피고가 원고를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로 신고하고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점, 위와 같이 원고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것과 달리 피고 회사에 정기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한 바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위 근로계약서 중 근무장소, 소정근로시간, 연차유급휴가 등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전제로 작성된 부분은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정산합의 과정에서 이 사건 제1차 업무의 종결 이후 원고를 근로자로 채용하는 방안에 관하여 협의한 사실은 있으나, 위 협의는 2021. 1. 27. 기술보증기금 대출이 불승인 되면서 당사자 사이에 구속력 있는 합의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원고는 피고의 마스크 시험인증 작업을 위해 해외의 적합성 평가업체와 접촉하여 필요한 서류를 문의하고, 관련 서류들을 피고의 명의로 작성하여 제출하거나 피고를 위하여 수령하는 등의 업무를 피고와 독자적인 지위에서 독립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원고가 2021. 2. 1. 자신이 대표자로 있는 주식회사 S의 명의로 피고와 기업 컨설팅에 관한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계약은 전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위 용역계약서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계약금으로 15,000,000원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으나, 위 계약금 지급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계약 체결을 인정하는 데에 있어서 위 사실이 방해가 되지는 아니한다.
근로계약 체결사실에 대한 재판상 자백의 성립 여부
피고의 2022. 6. 22. 자 답변서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가 제1심 제1차 변론기일에서 위 답변서를 진술함으로써 근로계약이 성립된 사실에 대하여 재판상 자백이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7061 판결 참조), 한편 피고는 이 법원에 이르러 ‘원고에게 내근을 제안한 사실은 있으나 실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위 자백을 취소하였다.<2>
재판상의 자백에 대하여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자백을 한 당사자가 그 자백이 진실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과 자백이 착오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 한하여 이를 취소할 수 있으나, 이때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은 그 반대되는 사실을 직접증거에 의하여 증명함으로써 할 수 있지만 자백사실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음을 추인할 수 있는 간접사실의 증명에 의하여도 가능하고, 또한 자백이 진실에 반한다는 증명이 있다고 하여 그 자백이 착오로 인한 것이라고 추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백이 진실과 부합되지 않는 사실이 증명된 경우라면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그 자백이 착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4다13533 판결 참조).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근로자로 채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있으나, 실제로는 원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공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위 자백은 진실에 반하고, 피고는 위 자백 시점까지 원고와 체결한 계약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2022. 6. 22. 자 답변서에서 위와 같이 자백하면서도 동시에 원고는 제대로 출근하지도 않고 소정 근무시간에 근로를 제공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던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자백은 착오로 인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자백은 적법하게 취소되었다.
피고의 보수지급의무의 발생
위와 같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임금청구는 이유 없으나, 2021. 1. 1. 이후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마스크 인증을 위한 각종 신청업무 등을 수행하고, 피고가 이에 대한 보수로 2021. 2. 1.부터 그 용역업무 종료일까지 월 15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임계약(민법 제680조)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제공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그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제공계약에 따른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계약상 보수의 범위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자신이 대표자인 주식회사 S 명의로 피고의 경영컨설팅 업무에 관하여 2021. 2. 1.부터 2021. 6. 30.까지를 기간으로 하는 용역계약서를 작성한 점, ② 원고와 피고는 2021. 4. 6.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근로기간을 2021. 2. 1.부터로, 월 임금을 1,500,000원으로 정한 점, ③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정산합의 과정에서 이 사건 제1차 업무 종료 이후에 원고가 수행할 업무에 대한 기본급여를 월 1,500,000원으로 협의하였던 점, ④ 원고가 2021. 1. 7. 피고의 V단체 가입을 비롯하여 2021. 1.경에도 일부 업무 등을 처리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업무는 2020. 12.경 이 사건 정산합의 당시 ‘진행 중’으로 분류되었던 일부 업무를 마무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⑤ 원고는 2021. 2. 2.부터 2021. 3. 10.경까지 프랑스의 시험평가기관 U에 마스크 인증 절차와 관련된 이메일을 주고받는 등 피고를 위해 업무를 수행한 점, ⑥ 피고는 최종적으로 원고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격 상실일을 2021. 5. 1.로 하여 신고를 마쳤고, 원고가 2021. 5. 1. 이후 피고를 위한 용역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갑 40호증 중 56면에 의하면 원고의 전자우편 계정 ‘받은메일함’에 U의 2021. 5. 6. 자 메일이 수신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U가 동일한 제목의 2021. 2. 5. 자 이메일을 재전송한 것에 불과하고, 이후에도 U로부터 뉴스레터등이 간헐적으로 수신되었으나 원고가 이에 답변하는 등 피고를 위한 업무를 추가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⑦ 피고는 경영상황 악화로 2021. 5.경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체당금을 신청하는 등 2021. 5.경에는 더 이상 마스크 사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9호증 참조)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2021. 5. 1.경 피고의 마스크 사업이 실패하게 됨에 따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위임계약 또는 이와 유사한 용역제공계약도 그 무렵 확정적으로 종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2. 1.부터 2021. 4. 30.까지 3개월간 월 15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보수 4,500,000원(= 1,500,000원/월 × 3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용역비 및 보수 합계 10,473,920원(= 용역비 5,973,920원 + 보수 4,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4. 2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6. 26.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각 일부씩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김순한(재판장) 조정민 조현준
각주1) 피고는 이 법원에서 이 사건 용역계약이 성공하지 않아 보수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철회하였다(피고의 2024. 5. 3. 자 준비서면, 이 법원 제5차 변론조서 참조).
각주2) 피고의 2023. 11. 13. 자 준비서면 참조.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나1739
판결선고
2024. 6. 26.
수원지방법원
제1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