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기로 약정하고(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그에 따른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퇴사 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평택지청에 진정을 제출하여 원고로부터 퇴직금으로 4,050,000원을 지급받았다. 이 사건 약정은 이른바 퇴직금 분할약정으로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그 이득액 중 위 퇴직급 지급액 상당 4,0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이하 ‘퇴직금 분할약정’이라 한다),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참조).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실질적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8다244877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의 존재 여부
위 법리들에 따를 때,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보려면, 이 사건 약정이 급여 외에 추가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 즉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원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이 포함된 월급을 지급하고 퇴사할 때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이 있었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매월 3,800,000원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그 중 320,00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특정하여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더 나아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제외한 월급의 액수 3,520,000원이 피고의 기존 급여 수준이나 동종 근로자의 급여 수준에 비추어 적정하다는 등 이 사건 약정을 포함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피고에게 불이익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앞서 본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준현(재판장) 안희경 석윤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