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3. 9. 14. 선고 2022나72939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972,82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30.부터 2023. 9. 14.까지는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C 봉담점’이라는 상호의 미용실(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에서 2017. 1. 1.부터 2017. 12. 31.경까지는 청소 및 미용 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스텝으로, 2018. 1. 1.경부터 2021. 1. 15.까지는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지 약 3년이 지난 2020. 9. 2. 원고와 업무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한다.

다.

원고는 2021. 1. 15.까지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동안에 피고로부터 근무기간 마지막 3개월간의 임금으로 2020. 10. 16.부터 2020. 10. 31.까지 1,416,000원, 2020. 11.분으로 2,240,000원, 2020. 12.분으로 2,087,000원, 2021. 1. 1.부터 2021. 1. 15.까지 1,820,000원, 합계 7,563,000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의 지휘 및 감독에 따라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수당 합계 4,104,640원과 퇴직금 10,355,358원 및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헤어디자이너들은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므로 근로자가 아니라 개별적 사업자이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3 내지 5,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보면, 비록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미용시술 업무를 수행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는 업무 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및 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앞서 본 기초사실과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비전속성과 업무의 대체가능성을 규정하면서 명시적으로 원고의 퇴직금청구권을 배제하는 조항을 두고 있는 사실, 원고는 매출실적에서 일정한 소득배분율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기로 한 사실, 원고의 동료 미용사들이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제기한 진정에 대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이 근로자성을 부인하여 행정종결(법 적용 제외)한 사실 등은 인정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원고가 형식적인 사업소득자로서 실질적으로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위 판단을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서 2017년 1년 동안은 스텝으로(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근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에는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였는데 근무 기간을 통틀어 피고 및 피고가 임명한 지점장과 동료 미용사들로 구성된 위계적 회의체가 정하는 각종 규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 근무하는 전체 인원을 포함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개설하여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복장 및 근무태도부터 근무자 개인의 스케줄과 휴무, 미용실 행정 전반을 아우르는 업무관련사항을 수시로 공지하였다. 또한 피고의 주도하에 단체회식이 개최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임의로 근무 장소를 변경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미용실 내에서 작업을 수행할 의자의 위치도 정해져있었다. 원고는 출퇴근 시각을 보고해야했고 지각할 경우 벌금을 내거나 시말서를 작성하는 등 불이익을 받기도 했으며, 휴가를 사용하고 싶을 때는 물론 근무시간 중에 잠깐 자리를 비울 때도 피고에게 개인적으로 보고하여 허락을 맡아야하는 등 원고의 업무 스케줄이 자율적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의 전속적인 관리 하에 놓였다고 보인다. 피고는 원고에게 연속하여 3일간 휴가를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③

미용시술에 필요한 전반적인 시설과 물품은 피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 일괄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재료를 아껴 쓰라는 피고의 지시도 빈번히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원고가 가위, 헤어제품 등 일부 직접적인 작업도구를 개인적으로 소유하였고 미용시술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지는 않았으나, 이는 수작업 비중이 큰 미용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미용사들에게 미용교육에 참석할 것을 강한 어조로 지시하였는데, 이는 미용시술에 관해 피고의 포괄적인 지휘 및 감독권한이 행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원고는 스텝 혹은 헤어디자이너로서 직접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 원고가 다른 미용사로 하여금 자신의 업무를 대체하여 수행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는 하나, 실제 이 사건 미용실에서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미용보조원이나 미용사가 근무한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지각, 결근, 퇴사 등으로 고객에게 미용시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대체할 제3자를 원고 스스로 지정해둔 사실도 없다.

⑤

원고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따라야 했던 업무의 내용이나 근무여건에 비추어보면, 원고는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사업을 영위하고 그에 따른 수입을 분배받은 것이 아니라 단지 업무성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일 뿐이다. 개인 매출 증대에 따라 보수도 늘어나지만 증대된 이익 대부분은 피고 및 이 사건 미용실에 귀속되는바, 이러한 성과급 보수 체계는 피고가 이 사건 미용실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경영 방식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사건 미용실의 가격행사나 할인, 시술가격 자체에 관해서도 원고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은 없고, 피고가 이 사건 미용실의 운영자로서 가격정책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⑥ 원고가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피고가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원고를 비롯한 헤어디자이너들과의 계약 관계를 업무위탁으로 규정하기 위하여 임의로 정한 것일 뿐 원고가 위 사항에 관하여 협상하거나 결정할 권한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의 점장, 실장 등 직책을 임명하거나 지위를 박탈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임명 및 박탈 과정에서 원고를 비롯한 다른 미용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⑦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원고는 1년 단위로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되 서면에 의한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위 기간이 자동 연장되었고, 실제로 원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서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근무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 계속적으로 전속되어 근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서는 원고가 근무를 시작한지 약 3년이 지나 작성되었는데, 그 전후로 원고의 실질적인 근무형태에 변화가 있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⑧

이 사건 업무위탁계약 자체에 따르더라도, 합의된 소득배분율을 피고가 변동할 수 있게끔 규정한 제5조, 사용자책임의 연대책임관계 및 구상권에 관한 제7조, 원고와 피고가 대등한 관계라면 원고가 관리하는 고객은 원고의 전속고객이라고 봄이 합리적인데도 그에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제9조 등의 조항은 원고와 피고가 대등한 업무위탁관계에 놓여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나.

미지급 연차수당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가 일단 연차유급휴가권을 취득한 후에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관계 종료 시까지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일수 전부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3다48549 판결 참조). 다만 사용자가 연차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소정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경우, 사용자는 사용하지 않은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다(근로기준법 제61조).

2)

구체적인 판단

원고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의 연차수당 지급을 청구하면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도 3개월분의 연차수당 274,880원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런데 연차수당의 존재나 원고의 연차유급휴가권 취득을 알 수 있는 문서나 급여명세서 등 아무런 구체적, 객관적인 증명이 없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연차수당의 존재 및 액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1)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1년 이상 근무하다가 퇴사한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액수의 산정

원고의 퇴직 전 3개월간(2020. 10. 16.부터 2021. 1. 15.까지)의 급여가 합계 7,563,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1일 평균임금은 82,206원(= 7,563,000원 ÷ 92일)이 되고, 위 평균임금과 원고의 계속근로연수를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은 9,972,826원(= 82,206원 × 30일 × 1476일/365일)이 된다.

원고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연차수당 3개월분을 포함하여 계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연차수당의 존재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9,972,826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21. 1. 15.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1. 1. 3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3. 9. 14.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퇴직한지 5일째가 되는 2021. 1. 2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가 2021. 1. 30. 이전에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가 원고의 퇴직일의 닷새째로부터 이행지체에 이르렀음을 전제로 한 상법상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인정한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판결 중 나머지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형석(재판장) 장지혜 이영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