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6. 21. 선고 2023가단50367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32,600,227원, 원고 B에게 154,612,205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2. 12. 26.부터 2024. 6. 2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0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을 진료한 의사이자 성남시 분당구 E에서 F의원(이하 ‘피고의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2)

망인(남성, 52세)은 피고의원에서 건강검진 목적으로 진정내시경 검사를 받던 중 심정지가 발생하여 사망한 사람이고, 원고 A은 망인의 배우자, 원고 B는 망인의 자녀로서 망인의 상속인들이다.

나.

망인에 대한 내시경 검사 경과 등

1)

망인은 2022. 12. 26.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피고의원에 내원하였고, 피고는 망인에게 진정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기에 앞서 진정제인 미다졸람 5mg과 프로포폴 60mg을<2> 투여하였다. 내시경 검사 도중 염증성 용종 병변이 확인되자 피고는 망인에 대한 조직검사 1회 시행 후 진정내시경 검사(이하 ‘이 사건 내시경 검사’라 한다)를 마쳤다.

2)

이 사건 내시경 검사 후 정신을 차렸던 망인이 2022. 12. 26. 11:50경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간호사의 호출을 받은 피고는 11:53 망인의 의식상실 상태를 확인하고 마스크로 기도에 산소를 투여하면서 그 무렵 에피네프린<3> 1앰플을 투여하고 흉부 압박을 지속하였다.

3)

피고의원 의료진이 12:04경 119에 신고하여 119구급대원이 12:22경 피고의원에 도착하였고, 구급대원에 의해 망인에 대한 심폐소생술이 계속되었으나 흉부 압박이 없을 때에는 심정지(asystole) 상태가 지속되었다. 이에 119구급대원은 12:29경부터 망인에게 피고의원에 보관된 에피네프린 6개와 구급차에 적재된 1개를 3분 간격으로 총 7앰플을 투약하였다.

4)

이후 망인은 심폐소생술과 산소 앰부배깅(ambu<4>-bagging)을 받으면서 전원 조치되어 12:53경 H병원에 도착하였다. 망인에 대한 동맥혈 가스분석 검사(ABGA) 결과, 저산소증에 의한 심정지 상태로 인해 동맥혈 산소분압(pO2)과 산소포화도(sO2)가 감소하고, 이산화탄소 분압(pCO2)이 증가하여 심한 호흡성 산증이 발생한 상태로 판정되었다.

5)

H병원 응급실 도착 직후인 12:54경 망인에 대해 기관내삽관술과 심폐소생술이 병행 시행되었다. 일시적으로 망인의 심혈관계가 자발 순환 회복(ROSC, 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5>되었으나 저혈압(hypotension) 상태는 지속되었고 이후 4차례에 걸쳐 심정지(cardiac arrest)와 자발 순환 회복(ROSC)을 반복하였다.

6)

당일 15:45경 시행된 망인의 뇌CT검사 결과 뇌부종(brain edema) 및 허혈성뇌손상(hypoxic brain injury) 상태로 판독되었고, 원고 A은 16:18 H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추가 치료를 해도 망인의 의식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7)

망인은 2022. 12. 26. 19:52경 사망하였다.

다.

관련 의학 지식

1)

진정내시경(수면내시경)은 진정 약물을 사용하여 환자가 의식하 진정상태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불안감을 감소시켜주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진정내시경은 안전하지만, 때로는 진정제 사용으로 인한 우발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진정제로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미다졸람, 프로포폴 등이 있다.

2)

미다졸람(Midazolam)은 내시경 검사 전 의식하의 진정목적으로 단독 또는 마약성 진통제와 병용하거나 다른 마취제 투여 전 전신마취 유도목적으로 정맥주사하는 약품이다. 내시경 검사 전 의식하의 진정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초회량으로 2.0~2.5mg을 2~3분 동안 정맥주입한다(60세 미만 성인 기준). 완전한 진정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2분 이상 기다린 후 보다 강한 진정작용이 필요하면 증량한다. 원하는 진정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총투여량은 5mg 이하이다. 원하는 진정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초회량보다 25%를 증가시켜 추가 유지량으로 투여할 수 있다.

3)

프로포폴(Propofol)은 전신마취의 유도, 수술 및 진단 시의 의식하 진정 등에 사용되는 진정제로서 의식하 진정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는 55세 미만 성인에는 체중 kg당 0.5~1mg을 1~5분에 걸쳐 투여한다. 유지 용량은 원하는 정도의 진정 효과를 얻을 때까지 점적 주사하는데 대부분의 환자에서 이 용량은 체중 kg당 1.5~4.5mg/h 정도이다. 진정 효과의 심도를 급격히 상승시킬 필요가 있을 때에는 점적 주사에 더해 10~20mg을 정맥주사할 수 있다.

4)

프로포폴 투여 시 환자의 체중/신장에 근거하여 사전 계산된 유도 용량을 한꺼번에 투여하는 방법보다 분할 용량으로 나누어 환자 반응을 보며 반복 투여하는 진정 유도 방법이 보다 안전하다. 원하는 진정 깊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유도 용량을 투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추가 반복 투여 시에는 각각의 용량 투여 후 일정 시간(대개 20~30초) 환자 반응을 평가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

5)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이 동반 사용될 경우에는 프로포폴 투여용량을 줄여야 한다. 미다졸람과 같이 상대적으로 작용 지속 시간 및 반감기가 긴 약물을 사용할 경우 프로포폴을 단독으로 사용한 경우보다 정신운동기능 및 인지기능의 저하 정도가 더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6)

성인 심정지에 대한 응급처치로, 환자의 기도(air way)를 유지한 후, 환자의 흉부를 압박하는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여야 하며,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하여야 한다. 에피네프린은 3~5분마다 1mg을 투여한다. 응급상황에서 기도를 유지하고 확보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기관내삽관(endotracheal intubation)이다. 기관내삽관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구강 내 이물질을 제거하고, 머리를 기울이고 턱을 잡아당겨(head tilt, chin lift) 혀나 구강 내 구조물에 의한 상기도 폐색을 막고, 구강인두기도기(OPA, Oropharynegeal Airway)<6>나 비인두기도기(NPA, Nasopharyngeal Airway)<7> 같은 간단한 디바이스를 사용하여 기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갑 제6 내지 8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와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환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고 적절한 최선의 조치를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를 시행함에 있어 아래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하였고, 그로 인해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가.

진정제 투여방법 및 투여량에 있어서의 주의의무 위반

피고는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의 병합 투약 시 필요한 최소한의 유도 용량을 투여하고, 추가 반복 투여 시에는 일정 시간(대개 20~30초) 망인의 상태를 주시하면서 용량을 주의 깊게 조절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는 만연히 망인에게 미다졸람 5mg, 프로포폴 60mg을 동시에 투여하였다.

나.

이 사건 내시경 검사 전후 지속적인 감시와 관련된 주의의무 위반

피고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 과정 중 진정감시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 및 산소포화도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망인의 산소포화도나 활력징후(혈압, 맥박, 심전도) 등을 면밀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는 망인의 활력징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나 감시를 하지 않았고, 당일 11:50경 간호조무사의 호출을 받고 나서야 이미 의식을 잃은 망인을 인지하였다.

다.

응급처치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

피고는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의 상호작용으로 심정지, 호흡억제가 발생한 망인에 대하여 심폐소생술, 기도확보 후 기관내삽관이나 앰부배깅 등을 통한 산소공급, 3~5분 간격을 둔 에피네프린의 적절한 투여 등의 응급처치를 이행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는 피고의원 내에 기본적인 소생관련 장비(심장제세동기, 기도확보 도구, 후두경, 기관지 삽관용 튜브 등)를 전혀 구비해 두지 않았고, 망인의 기도확보 조치 없이 산소 투여만을 진행하였으며 12:00경 처음으로 에피네프린 1앰플을 투여한 후 119구급 대원이 도착할 때인 12:22경까지 에피네프린을 추가로 투여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가)

의사가 진찰ㆍ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ㆍ신체ㆍ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의사의 이와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의료수준은 통상의 의사에게 의료행위 당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고 또 시인되고 있는 이른바 의학상식을 뜻하므로 진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48465 판결 참조).

나)

의사는 진료를 행함에 있어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지식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고 할 것이고, 그것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진료의 결과를 놓고 그 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과실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16519 판결 참조).

다)

진료과정에서 환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 그 사망원인 및 의료과오 여부에 대한 법원의 감정촉탁 및 사실조회에 따라 의료기관 등이 한 회보결과는 사실인정에 관하여 특별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할 때에 법관이 그 특별한 지식, 경험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사망원인 및 의료과오가 있었는지 여부는 궁극적으로는 그 당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경험칙에 비추어 규범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동일한 사실에 관하여 상반되는 수개의 감정결과가 있을 때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법원이 그 하나에 의거하여 사실을 인정하거나 수개의 감정결과를 종합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경험칙 또는 논리법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적법하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16519 판결 참조).

2)

진정제 투여 관련 주의의무 위반 유무(부정)

위 기초사실에 갑 제4,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는 망인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자기의 지식경험에 기반하여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정제 투여용량과 투여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재량적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55세 미만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미다졸람의 경우 의식하 진정목적으로 초회량 2~2.5mg을 투여할 수 있고, 보다 강한 진정작용이 필요하면 증량할 수 있으며 원하는 진정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총투여량은 5mg 이하이다. 또한 프로포폴은 체중 kg당 0.5~1mg을 투여할 수 있다. 이 사건 내시경 검사 당시 망인의 체중은 80.7kg이었다(갑 제4호증). 위 기준에 의할 경우 망인에게 투여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용량은, 미다졸람은 최대 5mg, 프로포폴은 최대 80.7mg(= 1mg × 80.7kg)이 된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내시경 검사를 위해 망인에게 투여한 미다졸람의 용량은 5mg, 프로포폴의 용량은 60mg이어서 위 허용치의 범위 내에 있다.

나)

I협회가 2016. 5.경 발표한 ‘의원 및 병원급 의료기관 의사를 위한 프로포폴 진정 임상권고안’에서는 ‘미다졸람(0.5~2.5mg)을 동반 사용할 경우 프로포폴 투여 용량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줄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지침은 말 그대로 권고안에 불과하고 위 권고안에서도 ‘당 권고안은 실제 임상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강제적 권고안이 아니며, 개별 권고안 항목의 수용 여부는 개별 환자의 진료 환경에 근거하여 해당 진료의사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나아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G병원 소속 감정의(이하 ‘이 사건 감정의’라 한다)는 이 사건에서의 미다졸람 및 프로포폴의 투여방법과 투여량이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3)

지속적인 감시와 관련된 주의의무 위반 유무(인정)

앞서 살핀 관련 법리에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 도중 내지 검사 이후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망인의 산소포화도나 활력 징후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할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미다졸람과 프로포폴 등을 사용한 진정내시경 검사가 이루어질 경우 해당 의사는 진정을 시행하고 유지하는 동안 환자의 호흡상태 확인을 포함한 활력징후와 산소포화도를 모니터링 해야 하고, 시술 후에도 충분한 각성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회복실에서 적어도 30분 이상 활력징후와 산소포화도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 감정의 역시 ‘진정 약제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저하에 의한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활력징후의 지속적 모니터링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나)

그러나 피고의원의 기록지에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 전후 망인의 활력징후나 산소포화도를 주기적으로 검사한 내역이나 망인의 상태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전혀 적혀 있지 않다.

다)

이 사건 감정의는 ‘11:50경 망인이 경련을 일으키고 의식을 잃었을 때 이미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하였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전부터 망인에게는 호흡곤란 상태를 포함한 활력징후의 이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그러나 피고의원의 기록지에는 의료진이 위 경련 시점에 이를 때까지 망인의 이상상태를 감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이 전혀 없다.

라)

피고의원의 진료기록지에는 ‘검사 도중 spO2(산소분압 및 산소포화도) 감소 등 모니터링 기계의 저명한 알람 소견 안 보임’이라는 기재가 있고, ‘검사 후 모니 터링 하고 있는 간호사, 환자가 정신 깬 후 갑자기 파르르 경련하고 의식 잃고 쓰러졌다고 하여(후략)’이라는 기재가 있고,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이 사건 감정의는 위 기재내용을 근거로 ‘간호사에 의해 진정 시와 진정 이후 환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위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의원의 의료진은 진정 도중 활력징후를 구체적으로 체크, 확인한 것이 아니라 모니터링 기계의 경고음에만 의지하여 이 사건 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이고, 진정 이후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현될 때까지도 위 모니터링 기계의 경고음에만 의지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4)

응급처치 과정에서의 주의의무 위반 유무(일부 인정)

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간호사의 호출을 받은 피고는 11:53경 망인에게 산소 투여와 흉부압박을 지속하면서 에피네프린 1앰플을 투여하였다.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위 투여 후 망인의 spO2가 85~100%로 회복되었던 사실, 이 사건 감정의는 ‘그와 같은 활력징후 회복의 상태에서 추가적인 에피네프린의 투여를 중단하겠다고 판단한 것은 합리적인 의료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는 취지의 견해를 밝힌 사실이 인정된다. 비록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서 12:23경 확인한 망인의 혈압, 맥박, 호흡, spO2가 모두 제로 상태로서 약 30분 만에 망인의 활력징후가 모두 소멸해 버리긴 하였으나(갑 제3호증), 이 사건 감정의의 위 소견을 고려할 때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에피네프린 투여 필요성에 관한 피고의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그러나 이 사건 내시경 검사와 같은 진정약제 투여가 수반되는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호흡저하나 심혈관계 허탈 등의 위험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기도(air way) 확보를 위한 장비(기관삽관을 위한 튜브 등) 심장제세동기 등의 응급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 사건 감정의 역시 그러한 조치의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냈고(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행한 의약품 상세정보(을 제1, 2호증)에도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 등의 진정약제를 사용할 경우 어떠한 용량을 사용하더라도 기도 개방 유지 및 호흡보조를 위한 산소와 인공호흡기, 즉각적인 심혈관계 소생술의 실시가 가능한 시설이 준비되어야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

그러나 갑 제5호증의 1의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망인에게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 도중 또는 그 직후 호흡저하로 인한 저산소증이 발생했고, 이는 11:53 이미 심정지를 포함한 심혈관계 허탈과 뇌손상으로 이어진 사실, 피고의원에는 기도(air way) 확보를 위한 장비와 심장제세동기 등의 응급의료장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였고, 11:53 에피네프린 1앰플의 투여 후 별도의 기도확보 조치 없이 망인에 대한 심폐소생술(CPR)만 시행된 사실, 빨라도 12:22경 119구급대가 도착한 이후에서야 후두마스크(Laryngeal Mask Airway, LMA)에 의한 기도확보 조치가 비로소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된다. 이처럼 이미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을 입은 망인은 최소한 30분 가량 기도확보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심폐소생술만 받으면서 방치되었고, 이와 같은 기도확보 조치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피고가 마땅히 했어야 할 응급조치의무였다고 평가함이 합당하다. 이 사건 감정의는 기관삽관 튜브 등 기도확보를 위한 장비나 심장제세동기를 갖추는 것이 당연히 요구되기는 하지만 정부의 저수가 정책으로 인해 인력과 시설을 갖출 비용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의원과 같은 규모의 병원을 포함한 모든 병원에게까지 이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는 취지의 견해를 밝혔다(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그러나 기도확보를 위한 장비나 심장제세동기 등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추단할 만한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고, 위와 같은 장비를 갖추는데 많은 인력이 소모될 것으로 보이진 않으므로, 이 사건 감정의의 위와 같은 소견은 피고의 응급조치의무위반을 인정함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다만 이 사건 감정의의 위와 같은 소견 내용은 위자료액을 결정함에 있어 고려하기로 한다.

라)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를 함에 있어 기도확보를 위한 장비나 심장제세동기 등을 갖추고, 망인의 이상징후가 포착된 즉시 기도확보 조치를 취했어야 함에도 위와 같은 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이 사건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서 저산소증으로 인한 뇌손상 상태인 망인에 대하여 요구되던 기도확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5)

인과관계의 유무(인정)

망인의 저산소증은 이 사건 내시경 검사 도중 또는 그 직후 있었던 호흡저하로 생긴 것이므로 이 사건 내시경 검사와 시간적으로 밀착되어 있고, 이 사건 내시경 검사에서 사용된 미다졸람이나 프로포폴은 환자로 하여금 호흡곤란이나 심혈관계 허혈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킬 개연성이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또한 이 사건 감정의는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를 통해 ‘망인에 대한 진정 모니터링과 진료기록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망인의 이상 상황이 빠르게 발견되고 조치가 이루어져 치명적인 진정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감정의견을 제출하였다. 나아가 H병원 역시 ‘피고의원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후부터 본원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가량 air way를 제대로 유지하지 않은 상태로 CPR이 시행되어 저산소증으로 인한 극심한 뇌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소견을 밝혔다(갑 제5호증의

1). 마지막으로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망인에게는 이 사건 내시경 검사 전 저산소성 뇌손상에 이를만한 기왕증이나 기저질환이 없었음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보면, 앞서 살핀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합당하다.

6)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이처럼 피고가 기도확보를 위한 장비나 심장제세동기 등을 갖추지 아니한 채 진정약제를 사용하여 이 사건 내시경검사를 하였고, 이 사건 내시경 검사 도중 내지 검사 이후 모니터링 장치를 통해 망인의 산소포화도나 활력징후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하지 않았으며, 11:53 망인에게 심정지를 포함한 심혈관계 허탈과 뇌손상이 발생한 이후 적어도 30분 이상 기도확보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망인과 그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손해배상액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 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1)

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J생 남자

나)

가동연한, 가동일수, 소득: 만 65세가 되기 전날인 2035. 11. 8.까지, 월 20일, 보통인부의 일용노임

O 원고들은 망인의 가동일수를 22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 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참조). 따라서 망인의 가동일수는 20일로 인정한다.

다)

계산: 261,530,513원

망인의 생계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임은 다툼 없으므로, 생계비는 1/3 비율로 공제한다.

2)

기왕치료비: 681,920원, 원고 A 지출(갑 제10호증)

3)

장례비: 5,000,000원, 원고 A 지출(다툼 없는 사실)

4)

위자료

가)

참작사유

이 사건 내시경 검사의 경위 및 그 결과, 망인의 나이 및 건강상태, 망인과 원고들의 관계,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의 내용과 정도, 피고의 입장에서 응급의료기기를 갖추는 것에 관하여 다소나마 현실적인 제약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나)

인정금액

○

망인: 100,000,000원

○

배우자인 원고 A: 10,000,000원

○

자녀인 원고 B: 10,000,000원

5)

상속관계

가)

상속대상 손해액: 361,530,513원

= 일실수입 261,530,513원 + 망인의 위자료 100,000,000원

나)

상속액

○

원고 A: 216,918,307원(= 361,530,513원 × 상속분 3/5)

○

원고 B: 144,612,205원(= 361,530,513원 × 상속분 2/5)

6)

최종 인용액

○

원고 A: 232,600,227원(= 상속액 216,918,307원 + 원고 A의 고유 위자료 1,000만 원 + 장례비 500만 원 + 과거 치료비 681,920원)

○

원고 B: 154,612,205원(= 상속액 144,612,205원 + 원고 B의 고유 위자료 1,000만 원)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32,600,227원, 원고 B에게 154,612,205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불법행위일로서 망인의 사망일인 2022. 12. 26.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6.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각주1) 소장에는 134,539,691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는 망인의 상속재산액을 373,619,073원으로 산정한 후 원고 B의 상속분이 1/3임을 전제로 상속액을 124,539,691원(= 373,619,073원 x 1/3)으로 오산(誤算)한 금액과 원고 B가 산정한 고유위자료액 1,000만 원을 더한 금액이다. 그러나 원고 B의 상속분은 2/5이므로, 원고 B가 산정한 상속재산액에 대한 상속분액은 149,447,629원(= 373,619,073원 x 2/5, 원 미만 버림)이다. 따라서 원고 B의 청구금액은 위 149,447,629원에 위 고유위자료액 1,000만 원을 더한 159,447,629원으로 본다.

각주2) F의원 진료기록지(갑 제4호증) 제16쪽에는 프로포폴 6mg(12mg짜리 앰플의 1/2)을 투여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오기로 보인다.

각주3) 심정지나 심부전과 같은 응급상황에서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기도를 확장시키며 심박수를 증가시키는 등의 생리적인 반응을 유발한다.

각주4) Air Mask Bag Unit(호홉정지 시 사용되는 수동식 인공호흡기의 일종)

각주5) 흉부압박을 시행하고 있지 않는 동안에도 자발적으로 심장이 움직이며 맥박이 촉지되는 상태

각주6) 혀가 후두덮개(epiglottis)를 막는 것을 방지하여 기도를 확보하는 데 사용되는 구부러진 플라스틱 관.

각주7) 콧구멍을 통해 삽입되는 부드럽고 잘 구부러지고 매끈한 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