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19,396,6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서울 강남구 C에서 ‘D’이라는 상호로 유흥접객원을 둘 수 있는 속칭 ‘텐프로’ 유흥주점(이하 ‘이 사건 주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2022. 8.경부터 2022. 11.경까지 이 사건 주점에서 속칭 ‘마담‘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이 사건 유흥주점을 이용하는 손님들은 주류 및 음식 대금, 유흥접객원 비용, 룸 사용료, 유흥접객원의 출퇴근을 보조하는 운전기사비, 밴드 비용 등의 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이하 주류 및 음식 대금을 제외한 나머지 이용료 부분을 ’이 사건 부가 이용료‘라 한다).
피고는 스스로의 영업을 통해 이 사건 주점에 손님을 유치하고, 손님이 지불하는 이용대금 중 이 사건 부가 이용료를 제외한 나머지 주류 및 음식 대금에 한하여 그 중 60%를 수당으로 받으며 일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주점에 근무하기 전에도 다른 유흥주점에서 근무해 왔는데, 그곳에서는 자신이 유치한 손님들이 외상을 할 경우 해당 손님들의 외상 이용료를 직접 추심하여 이를 업주에게 지급하거나, 추심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를 직접 업주에게 변제해 왔고, 2022. 8.경 이 사건 주점으로 이전하여 일을 하면서도 그와 같은 영업방식을 유지하면서 근무해 왔다.
피고가 이 사건 주점에서 일하는 동안 피고가 유치한 손님의 외상 이용료(이하 ’이 사건 외상 이용료‘라 한다)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119,396,60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6, 7, 8, 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주점과 같은 속칭 ’텐프로‘ 유흥주점은, 이른바 ’회원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워크인 손님(지나가다 들리는 손님)은 전혀 없고 마담의 손님유치에 의존하여 매출을 발생시킨다. 마담은 자신의 책임으로 손님을 유치하면서 당일 결제 및 외상 결제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고, 유흥주점 입장에서는 마담이 유치한 손님의 인적사항조차 알 수 없다. 그러한 사정으로 인해 ’텐프로‘ 유흥주점의 영업 관행상 또는 유흥주점 측과 마담과의 묵시적 약정상 손님의 외상 이용료(속칭 ’구좌‘) 추심 의무는 마담에게 맡겨져 있고, 추심하지 못할 경우 마담은 이를 유흥주점 측에 변제할 의무가 있다. 그러한 사정이 반영되어 마담에게는 술과 안주 비용의 60%(속칭 ’와리‘)라는 큰 수입이 보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주점에서 근무하는 동안 ’구좌‘가 발생할 경우 이를 추심하여 원고에게 지급하거나, 만일 추심하지 못할 경우 직접 원고에게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묵시적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외상 이용료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비록 피고가 원고로부터 고정적 급여를 받지 않고 수당의 형식으로 수입을 올려 왔으나, 피고는 이 사건 주점에서 근무하면서 원고의 관리, 감독을 받아 왔고, 손님들의 이용료를 전액 원고에게 지급한 후 원고로부터 수당을 받아 온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이다.
이 사건 외상 이용료의 추심 및 변제 의무와 관련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묵시적 약정 내용은, 외상채권을 근로자인 피고에게 부담시킴으로써 피고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근로를 계속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근로강요에 해당하는 것이고, 나아가 추심의무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약정에 해당하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7조,<1> 제20조에<2> 기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위 약정의 유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2022. 8.경 피고가 이 사건 주점으로 이적하여 근무를 시작하면서 원고와 사이에서는 ’이전 주점에서의 근무방식과 마찬가지로, 피고가 유치한 손님의 술값은 피고가 책임지고 추심하되, 이를 추심하지 못할 경우 피고가 변제하겠다‘는 취지의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이 사건 외상 이용료 상당액인 119,396,6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3. 9.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는 애초에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손님으로부터 술값을 직접 지급받았음에도, 그 중 이 사건 외상 이용료 상당액을 원고에게 전해 주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외상 이용료 상당액은 피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손님으로부터 받은 이용료는 모두 원고에게 지급하였고, 이 사건 외상 이용료는 말 그대로 아직 추심되지 않은 외상 술값이다”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어떤 이득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다투었다. 그러던 중 원고는 2024. 8. 23. 이 사건 제1회 변론기일에서 위 부당이득청구 주장을 철회하면서 약정금청구만을 청구원인으로 주장하였고, 피고도 약정의 존재 자체는 다투지 않음을 전제로(을 제1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3. 6.경 이 사건 주점 측을 형사 고소하면서 고소장을 작성하였는데, 위 고소장에도 ’외상 술값은 피고가 변제책임을 지도록 되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이 인정된다) “원고가 주장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무효의 약정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피고가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 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등 참조).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주점과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한 것은 아니고(제1회 변론기일), 나아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가 작성되었으며, 위 근로계약서에는 피고에 대해 ’근로자‘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지만, ’근로자‘인지 여부는 위 법리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형식적인 표현이나 사정보다는 그 계약관계의 실질을 살펴봐야 한다.
위 근로계약서 제4조에는 보수 지급에 관한 내용이 있기는 하나 ’(전략) 보수(급여, 봉사료, 판매수당 등)를 지급하고(후략)‘라고만 되어 있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고, 근로시간이나 근무시간에 관한 기재도 전혀 없으며, “정해진 근로시간은 없었고 결근이나 조퇴도 자유로웠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피고가 특별히 이를 다투지 않고 있다. 또한 피고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이 사건 주점 측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그 수행에 관여하였다고 추단할 만한 증거나 피고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이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등이 이루어졌다고 볼 증거도 없다. 피고의 수입은 오로지 피고가 유치한 손님들이 지출한 술값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그 술값 중 주류와 음식에 대한 비용을 제외한 부분, 즉 이 사건 부가 이용료만이 원고에게 귀속되게 된다. 이처럼 다른 마담이나 원고가 스스로 유치한 손님으로 인해 발생한 수입에 관하여는 피고가 아무런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수입 구조이고,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부가이용료에는 이 사건 주점의 설비인 룸 사용료와 이 사건 주점의 근로자로 보이는 유흥접객원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의 시설이나 인력을 빌려 본인의 영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고, 자신의 계산으로 영업을 영위함으로써 매출 부진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와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와 같이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처럼 피고가 원고와의 관계에서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이와 반대의 전제에 선 피고의 무효 항변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재천
각주1) 근로기준법 제7조(강제 근로의 금지) 사용자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
각주2)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