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7. 11. 선고 2023가합12480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1. 12. 원고들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2023. 1. 13.부터 원고 A이 복직하는 날까지 월 9,038,87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원고 B에게 2023. 1. 13.부터 원고 B이 복직하는 날까지 월 10,360,928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0%는 원고 A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 2항 및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 A에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 A에게 409,632,876원, 원고 B에게 435,158,976원 및 각 이에 대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에서 그래핀<1> R&D 및 상용화 사업 관련 직무를 수행하다가 피고로 이직한 자들이다. 피고는 영국법인 E(이하 ‘영국본사’라 한다)가 2020. 9. 14. D로부터 CVD 그래핀 사업부을 인수(이하 ‘이 사건 자산양수’라 한다)한 후, 국내에서 그래핀을 포함한 2D 및 기타 나노 물질의 연구 개발업, 생산업 등을 영위하기 위해 2020. 10. 22. 설립한 회사이다.

나.

영국본사는 피고를 통해 국내에서 그래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2021. 4. 9. 국내 법인인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과 피고 공동운영계약(Limited Liability Company Operating Agreement, 이하 ‘이 사건 공동운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공동운영계약에 따라 F은 피고 지분 15%를 보유하게 되었고, 피고는 F이 임차하여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화성시 G 소재 건물의 일부 공간을 전차하여 본점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라.

영국본사는 이 사건 자산양수에 따라 D로부터 인수한 자산(설비, 특허 등)을 F과 공유하기로 하였고, F의 대표이사 H의 추천으로 피고가 원고들과 I를 영입하게 되었다.

마.

당시 피고에는 영국본사 소속의 J가 등기 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는데, I가 2021. 6. 8. 피고의 등기 이사로 취임하였으며, 원고 B은 2021. 6. 24., 원고 A은 2021. 6. 25. 피고와의 사이에 고용계약(이하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고 2021. 7. 1.부터 피고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

한편, 피고는 2023. 1. 12. 원고들에게 다음과 같은 계약해지통지서를 각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호증, 을 제1 내지 5, 4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원고들에게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고,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다. 이 사건 해고는 ①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고, ② 민법 제661조에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 또는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4조 제2항 및 제8항에서 제한하고 있는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및 복직 시까지의 임금으로, 2023. 1. 13.부터 원고들의 복직일까지 원고 B에게는 월 10,360,928원, 원고 A에게는 월 9,038,878원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2)

피고는 원고 A과 고용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 A에게 박사과정 학비를 지원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원고 A이 박사과정에 진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학비 지원 의무를 불이행하였으므로, 피고에게 박사과정 학비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만약 위와 같은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정되지 않을 경우, 피고가 근로기준법과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민법 제661조에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 또는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4조 제8항에서 제한하고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을 해지한 것에 대하여, 예비적으로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원고 A에게는 409,632,876원, 원고 B에게는 435,158,976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의 실질은 위임계약이고, 설령 민법상 고용계약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과는 구별되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나 피고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의 거래상대방 또는 사원 등 이해관계인과 분쟁을 야기하고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아 피고로서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함께 신용 및 평판이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는바, 피고는 원고들의 위와 같은 귀책사유를 이유로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4조 제2항 및 제8항 또는 민법 제661조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설령 원고들에게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4조 제3항에 따라 원고들에게 3개월 급여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유효하다.

2)

피고는 원고 A에게 박사과정 진학을 보장한 적이 없고, 원고 A은 피고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박사과정에 진학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 A에게 박사과정 학비를 지급할 의무는 없다.

3.

판단

가.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의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6 내지 18호증, 을 제13,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실질적으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 A은 2022. 4. 12. 피고의 J 이사에게 ‘CVD 업무지시 관련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보냈는데, 위 메일에 의하면 피고의 이사회는 원고 A으로 하여금 I 이사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도록 결정하였고, J 이사가 원고 A에게 위 업무지시를 전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고 B은 2022. 1. 28. 국책과제 발주 관련 담당자에게 ‘피고가 아직 D로부터 국책과제 관련 자산을 이전받지 못하고 있어 이전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방문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는데, 이에 대해 J 이사는 원고 B에게 ‘본사 승인을 받은 후 국책과제 관련 자산 이전절차를 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는 등 자산양수도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와 사전협의 없이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다. 이처럼 원고들은 이사 직위에도 불구하고 피고의 등기 이사인 J와 I의 지휘·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원고 A이 체결한 이 사건 고용계약 제3조 라항 제2호는 ‘1일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으로 규정하고 있고, 원고 B이 피고의 J 이사에게 보고한 연차 사용 메일에 의하면 J 이사는 원고들의 연차 현황표를 엑셀 파일로 정리하여 보관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의 사원인 F이 임차하여 본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의 일부 공간에서 근무하였다. 이처럼 원고들의 근무시간과 장소는 피고가 지배하는 사정에 따른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들은 주로 피고가 제공한 장비 등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들이 담당하는 CVD 그래핀 마케팅 및 연구개발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이므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 주장에 의하면 원고 B은 피고의 영업이사로 재직한 1년 6개월 동안 매출액 합계 5,104,000원 상당의 계약 3건만을 성사시켰다. 그럼에도 원고들은 성사시킨 계약 건수, 연구 성과 등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각 고용계약에서 정한 월급을 지급받아 왔는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수령한 보수는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기보다는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들은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6조 및 제7조에 따라 겸업 및 경업 금지 의무를 부담하였고,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2)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가)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2호증, 을 제4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①

J, I 이사 등 등기임원을 제외하고 피고에서 상시 근무하던 자들은 원고들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4인 이하 사업장에 해당한다.

②

이 사건 각 고용계약 제2조는 ‘원고들은 피고의 이사회 결정에 따라 공표되는 회사 정책에 따라 그 의무를 다한다’고 정하였는데, 피고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취업규칙을 작성한 후 2022. 3. 16. 원고들에게 위 취업규칙이 2022. 2. 21.부터 시행됨을 통지하였다.

③

피고의 취업규칙 제10–2조 및 10–3조는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에 손상을 입힌 자,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는 언행을 한 자, 회사의 규율과 상사의 정당한 지시를 어겨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 업무 수행 능력이 현저하게 불량하고 향상 또는 개전의 가망이 없다고 인정되는 자, 기타 이에 준하는 행위로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 등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할 수 있고, 징계의 종류로 해고를 정하고 있으며, 제10–4조는 징계위원회 출석 통지, 소명기회 부여 등 징계심의 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나)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은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적용되고, 취업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해고에 관한 규정은 원고들이 체결한 이 사건 각 고용계약의 한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는 취업규칙 제10–4조에서 정한 징계해고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으므로, 징계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3)

임금지급 의무의 발생 및 그 범위

가)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니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후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나)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 당시 원고 A의 월평균 임금은 9,038,878원(= 108,466,538원÷12개월, 원 미만 버림), 원고 B의 월평균 임금은 10,360,928원(= 124,331,141원÷12개월, 원 미만 버림)인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원고들이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 A에게는 매월 9,038,878원, 원고 B에게는 매월 10,360,928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원고 A의 학비 약정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A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A이 이 사건 고용계약 제3조 라.항에 따라 피고와 박사과정 수학에 대해 협의를 거친 후 박사과정에 진학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 A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A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유주현 김경하

각주1) 그래핀(graphene)은 탄소 동소체 중 하나로 물리적·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각종 산업분야에 사용되는 신소재로서, 크게 플레이크(Flake, 파우더 또는 얇은 조각형) 그래핀과 CVD(Chemical Vapour Desposition, 화학기상증착법으로 만든 시트형) 그래핀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