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 생으로, 2010. 4. 9. 피고에 만 65세로 입사하여 B오피스텔(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에서 설비 담당 등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1. 11. 24. 만 67세가 되어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정년에 도달하였다.
원고는 2015. 1. 1. 만 70세이던 때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은 2015. 1. 1.부터 2015. 12. 31.까지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계속 자동연장된다(단, 근로계약기간 산정은 최초 입사일로 한다)’고 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2022년까지 매년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피고는 2022. 11. 15. 자 관리단 회의에서 ‘원고 근무재계약 불가 방침’을 결정하였고, 이후 원고는 2022. 11. 30. 피고로부터 해고예고통지서(해고사유: 근로계약기간 종료, 해고일자: 2022. 12. 31.)를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의 해고가 적법한 해고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해고가 아니라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한 것이며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유무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같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 취업규칙 제10조는 “근로계약기간은 근로계약서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한다. 단, 1년 경과 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 계약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 제2조 또한 “근로계약은 체결일로부터 1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계속 자동연장된다.”라고 정하여, 명시적으로 기간만료시 자동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 ② 원고가 2010. 4. 9. 피고에 입사한 후 2022. 12. 31.까지 매년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온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고절차 위반 여부에 관하여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갱신 거절을 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해야 함을 전제로, 피고가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해고예고통지서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한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며,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기간제 근로계약은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는 것이므로 갱신 거절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야 할 필요성이 해고의 경우에 견주어 크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까지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도록 예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기간의 정함이 있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 피고가 갱신 거절의 통보를 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갱신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 입사 당시 이미 만 65세였고, 피고의 갱신 거절 시점에 원고는 정년(만 67세)보다 11년이 지난 만 78세인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오피스텔에서 시설 및 설비 관련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오피스텔은 복층구조로 천장이 높아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옥상 설비 작업 등을 포함하여 고령인 원고에게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업무 환경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2015. 1. 1. 원고로부터 ‘본인은 피고에 취업함에 있어 각종 질환(고혈압, 당뇨병, 각종 암 및 중대 질병 등) 및 고령으로 인하여 제반 불상사 발생 시 손해배상 및 민·형사 책임 등을 피고에 묻지 않으며, 본인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각서를 제출받았는데, 이처럼 피고는 원고의 고령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및 그 책임 소재의 문제를 우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을 통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을 통보한 것은 정당한 사유에 기한 것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해고무효 확인청구 부분과 이를 전제로 한 복직일까지의 임금 상당액 지급 청구 부분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유주현 김경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