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11. 21. 선고 2023고정185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오산시 B에 있는 주식회사 C 대표로 화장품 제조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6. 24.경부터 2020. 10. 29.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4,857,628원, 2016. 9. 22.경부터 2022. 1. 25.경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6,194,371원, 2017. 6. 9.경부터 2022. 2. 9.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금 4,409,122원 등 근로자 3명의 퇴직금 합계 15,461,121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인 각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1층 작업자들의 채용 형태, 근무형태, 지급 받은 수수료, 퇴직금 지급도 이례적인 점 등을 고려하면, D, E, F(이하 'D등'이라 한다)의 근로제공이 계속적이라거나 사용자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된다고 할 수 없어, D 등을 피고인 운영 회사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①

피고인 운영 회사는 거래처로부터 화장품 원부자재를 받아 충진작업을 한 후 이를 포장하여 납품하는 작업을 하였다. 회사 건물 1층 작업은 마스크팩을 박스에 넣고 포장하는 단순 수작업이고, 회사 건물 2층 작업은 기계식 충전 작업이다. 회사 건물 2층 작업은 회사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채용한 정규직 사원들이 담당하였고, D 등은 회사 건물 1층 작업장에서 일하였다. 1층 작업은 팀 별로 같은 화장품을 포장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제품 종류가 변경되었다. 1층 작업은 단순 포장 업무여서, 특별한 작업지시도 필요 없고, 작업량이 정해져 있거나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도 없다.

②

1층 작업자는 각 팀장이 거주하는 아파트 명칭에 따라 'G', 'H', 'I' 팀으로 나누어졌고, 각 팀장은 지역 맘 카페를 통해 부업 형식으로 가정주부들을 모집하였다. 작업자는 별도 면접이나 근로계약서 작성 등 절차 없이, 팀장에게 카톡으로 근무가 가능한 일자를 말한 후 팀장의 지시에 따라 바로 회사 1층에 나와 일하였고, 퇴사 역시 인수인계기간도 필요 없이 팀장에게 구두로 보고하고 자유롭게 그만 두었다. 작업자 대신 남편, 자녀, 지인이 대체 작업을 하고 보수를 받기도 하였다.

③

회사 1층 작업자들은 자녀 등하원을 고려하여 팀 별로 자율적으로 출퇴근 시간을 정하였고, 통상 09:20에서 17:00 사이에 근무하였다. 작업자들은 자녀가 아프다거나 방학 중 가사일을 위해 팀장에게 카톡으로 통보한 후 지각, 결근, 조퇴하였고, 당일에도 비교적 제한 없이 근무 시간 조절이 가능하였다.

④

팀원은 별도 기본급 없이 마스크 포장 개수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았다. 당일 작업분 수수료를 팀원들 수에 따라 나누기 때문에, 팀장은 매일 포장량, 참석 인원을 확인하여 이를 장부에 기재하였으며, 회사는 취합하여 월 1회 각 작업자에게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한 후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작업자들은 별도로 4대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⑤

회사에서 별도로 작업자로부터 근무와 관련하여 휴가를 부여하거나 근무 상황을 관리하지 않았다. 작업자들은 회사의 근로시간, 휴게시간, 연차휴가 등의 제약을 받지 않았고, 취업규칙도 적용되지 않았으며, 별도로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으며, 겸직이 금지되지도 않았다. D, E, F가 장기간 회사에서 일하기는 하였지만, F의 경우 중간에 일을 한참 쉬다가 다시 나오기도 하였고, D도 일을 쉬다가 회사에서 처리할 물량이 적자 돈을 더 벌기 위해 그만 두었다.

⑥

회사는 2014년 설립 후 상당 기간 팀별 부업 형식으로 1층 포장 작업을 하였다. 회사는 2017년 J에게 퇴직금 100만 원 정도를 지급한 외에 퇴직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 J이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는 2016년 10월 58만 원, 2016년 11월 82만 원, 2016년 12월 19만 원, 2017년 1월 76만 원, 2017년 2월 15만 원으로 매달 편차가 매우 크다(퇴직금 산정 기준이 된 일 평균임금 13,794원임).

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D 등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공현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