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1. 5. 원고에게 한 부당이득 징수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부동산임대업 및 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B은 2016. 3.
29.자로 원고의 안산지사 대표자 자격으로 원고와 지사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지사관리계약’이라 한다)서를 작성하고 2016. 4. 1.부터 그 계약내용에 따라 원고가 관리하던 안산 지역 소재 ‘C빌딩’, ‘D빌딩’ 등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B은 2021. 1. 15. 피고에게 ‘2021. 1. 11. C빌딩에서 물이 새는 곳을 확인하기 위하여 사다리를 타고 점검구를 확인하는 순간 천장재가 낙하하며 사다리와 테이블 등에 머리를 부딪쳐 낙상하였다.’는 재해 발생 경위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B은 2021. 2. 2.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은 후 요양급여 16,509,630원, 휴업급여 12,835,840원, 합계 29,345,47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B이 휴업기간 중 근로를 계속하며 부정하게 보험급여를 지급받고, 배우자 명의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관리에 따른 수익을 얻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B의 보험급여 부정 수령 여부에 관한 조사에 착수하였다.
위 조사 결과 피고는, B이 독립된 사업주로서 원고의 근로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B이 공모하여 거짓된 신고 또는 증명으로 원고의 근로자인 것처럼 허위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여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고 보고, 2022. 1. 5. 원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4조에 따라 아래 표와 같이 피고가 B에게 지급한 산재보험급여 배액에 해당하는 58,690,940원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2. 6. 16. 위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2022. 8. 26.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3. 3. 9. 위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 처분과 관련하여 검사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원고의 대표자인 사내이사 E와 B을 아래와 같은 사기, 산재보험법위반의 공소사실로 약식 기소하였고(2022고약10189), E, B은 2022. 12. 2. 위 약식 기소에 대하여 정식재판청구를 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24. 1. 15.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 B이 거짓으로 산재요양신청을 하여 보험급여를 수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2022고정958, 검사가 위 판결에 항소하여 현재 수원지방법원 2024노543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표 삽입을 위한 여백)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16호증, 을 제1, 2, 6, 9,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B과 공모하여 B이 피고로부터 거짓이나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수령하도록 한 사실이 없다. 관련 형사사건 제1심 판결도 E와 B이 공모하여 피고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보험급여를 교부받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금여를 교부받았다는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B의 보험급여 부정수급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한다(제5조 제2호 본문).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6호증, 을 제20 내지 3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이 원고의 근로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공모하여 거짓된 신고 또는 증명으로 원고의 근로자인 것처럼 허위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여 피고로부터 보험급여를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부당이득징수의 사유가 없음에도 원고에 대하여 B이 받은 휴업급여 및 요양급여의 배액을 부당이득으로 징수하겠다는 것으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련 형사사건 제1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원고의 대표자 E, B이 거짓으로 산재요양신청을 하여 보험급여를 수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E, B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더라도 관련 형사사건 제1심 판결의 사실판단이 위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관련 형사사건에 관한 수사 내지 증거자료(을 제21 내지 35호증)를 제외하면, E, B이 이 사건 처분서 기재와 같이 거짓으로 산재요양신청을 하여 보험급여를 수급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 제1심 판결은 오로지 E, B 등의 진술에 의한 판단으로 보이고, 위 각 진술들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반영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판결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 E가 B과 ‘독립채산제 형식의 계약’(이 사건 지사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자인한 바는 있으나, 이 사건 지사관리계약의 체결 경위와 B의 계약 이행 방식(B의 인력 충원 요청에 대하여 E의 제안으로 이 사건 지사관리계약이 체결되었다. 이 사건 지사관리계약 체결로 B의 보수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그 보수가 인력을 채용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였기 때문에 B은 늘어난 보수를 임금 인상으로 생각하고 종전과 같이 혼자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보수 지급 방식(B은 원고로부터 사실상 정액에 가까운 보수를 지급받았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사관리계약 실질이 B이 원고의 지사를 독립된 사업장으로서 운영하는 것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 B이 원고의 근로자 지위 아래 근로하던 중 이 사건 낙상사고를 당한 이상, B이 2021. 1. 15.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바로 피고에게 원고의 근로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거나 원고로부터 타인 명의로 수익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정은 E 내지 B의 피고에 대한 거짓 산재요양신청 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 ㉢ 관련 형사사건을 조사한 수사기관의 최초 판단은 E가 B과 공모하여 보험금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관련 형사사건 제1심 판결의 사실판단이 객관성을 잃어 이 사건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 부적절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형섭(재판장) 주문식 남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