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C 주식회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해자는 C 주식회사가 아닌 G의 직원으로서 피고인 A는 리브라스 운반 업무를 수행한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고, 피고인 A가 운영하는 피고인 C 주식회사는 건축자재 등을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이를 반출하여 운반하는 업을 하는 회사로서 피고인 A에게 원심 판시 제2의 가.항 기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전도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으므로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어떠한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업무상 주의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사고현장의 CCTV에 피해자가 어떠한 경위로 사고를 당하였는지 촬영되어 있지 않아 피고인 A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이와는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원심 판시 제2의 가.항, 판시 제3항 중 원심 판시 제2의 가.항 관련의 점)
피고인 A, 피고인 C 주식회사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사업주가 아니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수범자가 아니고, 피고인 C 주식회사는 건축자재 등을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이를 반출하여 운반하는 업을 하고 있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 예방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함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주식회사: 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
피고인 B이 피해자에게 지시한 업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중량물의 취급작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설령 안전조치의무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사고현장의 CCTV에 피해자가 어떠한 경위로 사고를 당하였는지에 촬영되어 있지 않아 피고인 B의 안전조치의무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이와는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주장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 A, C 주식회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부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에게 피고인 C 주식회사의 창고 내에 보관하고 있는 자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인정되고, 그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① 피고인 A가 운영하는 피고인 C 주식회사는 건축자재 등의 도소매 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창고 내에 건축자재 등을 보관하였다가 건축자재 등에 대한 판매계약이 이루어지면 이를 운반하여 반출하고 있다.
피고인 A가 운영하는 피고인 C 주식회사와 피고인 B이 운영하는 G는 이 사건 사고 발생 무렵 피고인 C 주식회사가 소유, 관리하는 건축자재 창고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건축자재를 운반하는 업무는 피고인 C 주식회사 소속의 근로자와 G 소속의 근로자가 함께 수행해 왔다(피해자의 경우, 피고인 C 주식회사가구인공고를 낸 후 G 소속 근로자로 채용되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G는 R 현장에 납품할 리브라스 철망을 피고인 C 주식회사로부터 구매해 이를 반출하는 과정에 있었는데, 창고 내에 세워져 있는 리브라스 철망을 인력으로 들어 지게차 위 파레트까지 운반하는 업무는 피고인 C 소속 근로자인 K과 G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Q가 함께 수행하였다.
피고인 C 주식회사는 건축자재 등의 도소매 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므로 건축자재 등의 보관 및 관리 책임은 피고인 C 주식회사에게 있다. 또한 건축자재 등이 판매되는 경우 창고 내에서 건축자재 등의 운반 행위가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것이고, 그 업무는 피고인 C 주식회사 소속의 근로자 및 G 소속의 근로자가 항상 함께 수행해온 업무였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가 수행한 리브라스 철망의 운반 업무도 피고인 C 주식회사의 건축자재 등 판매 업무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피고인 C 주식회사의 대표인 피고인 A로서는 창고 내에서 이루어지는 건축자재 운반행위에 수반되어 발생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리브라스 철망의 적재대는 정면 개방형으로 적재물의 전도방지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리브라스 철망이 충분히 쓰러질 수 있는 구조였고, 사고 당시 함께 근무하고 있던 K은 위 리브라스 철망이 덜 비스듬하게 (90도에 가깝게) 세워져 있었을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가로 60cm, 세로 200cm 크기의 리브라스 철망 10장이 한 묶음으로 처리되어 있었고, 한 묶음의 무게는 약 15kg인데 사고 당시 약 472kg에 해당하는 리브라스 철망 약 300장이 한꺼번에 쓰러진 점, 피해자는 리브라스 철망 더미에 깔려 뒤로 넘어진 상태로 발견되었던 점, 피해자에 대한 부검결과 사인은 후두부에 가해진 외력에 의한 두개골골절, 뇌출혈 및 뇌좌상이며, 머리 손상에 우선하여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다른 손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는 전도방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로 있던 리브라스 철망이 전도되면서 그에 깔려 사망하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 부분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 ·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안전보건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 · 보건 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 · 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 피고인 C 주식회사에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조치로서 자재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피고인 A가 그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어떠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피고인 A는 건축자재 도소매 업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인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소속 근로자가 약 20명이고, 리브라스 철망의 운반은 피고인 C 주식회사가 관리, 지배하는 창고에서 이루어지는 업무 중 하나로 피고인 C 주식회사 소속 직원들이 G 소속 직원들과 함께 이를 손으로 들어 옮기는 방법으로 작업해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는 소속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리브라스 운반 업무를 수행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업주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같은 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에서 제38조를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고, 사업주가 관계 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위반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3도14674 판결 등 참조), 피해자가 피고인 A가 운영하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정은 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가 성립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피고인 C 주식회사의 창고에는 가로 60cm, 세로 200cm 크기의 리브라스 철망 10장이 한 묶음으로 여러 장 보관되어 있었는데, 폭에 비해 길이가 긴 자재는 전도방지용 장치를 사용하거나 눕혀 보관하여야 함에도 리브라스 철망은 눕혀지지 않은 상태로 적재대에 비스듬히 세워져 있고, 적재대의 정면은 개방되어 있어 리브라스 철망이 가파르게 세워지게 되는 경우 전도될 위험성이 있었던 점, 실제로 리브라스 철망300개가 한꺼번에 쓰러져 이 사건 사고 발생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가 관리·감독하는 작업현장에서 건축자재인 리브라스 철망이 전도되어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1호는 사업주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사업주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하여야 하는 안전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마련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제2항은 사업주는 제품, 자재, 부재 등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피고인 C 주식회사는 건축자재 등을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이를 반출하여 운반하는 업을 하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회사가 관리하는 창고 내에서 건축자재등이 전도될 위험이 존재하는바,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1호에 규정된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1>, 피고인 C 주식회사의 대표자인 피고인 A로서는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전도의 방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피고인 B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B이 운영하는 개인사업체인 G에서 이루어지는 건축자재등의 운반업무는 중량물 취급 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인 B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중량물 취급 작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결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사실도 인정된다.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B이 운영하는 G는 건축자재 등의 도소매 업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사업체이다. 피고인 B은 피고인 C 주식회사 창고 등에 보관되어 있는 건축자재 등을 가지고 와 거래업체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창고에 보관된 건축자재 등의 운반 업무를 수행하게 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가 운반하던 건축자재는 가로 60cm, 세로200cm 크기의 리브라스 철망으로 10장이 한 묶음으로 처리되어 있었고, 한 묶음의 무
게는 약 15kg으로서 사고 당시 쓰러진 리브라스 철망 약 300개의 무게는 약 472kg에 달한다.
피고인 B은 평소 리브라스 철망이 피고인 C 주식회사 창고의 적재대에 비스듬히 세워진 채 별다른 전도방지 장치 없이 보관되어 있고, 근로자들이 인력으로 리브라스 철망 더미에서 리브라스 철망 한 묶음씩을 빼 지게차가 있는 장소까지 운반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와 같은 작업과정에서 상당한 무게가 있는 리브라스 철망을 취급함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거나 그 철망이 전도될 위험이 있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 B은 피해자에게 이와 같은 리브라스 철망 운반업무를 지시·수행하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작업에 대한 사전조사를 시행하거나, 중량물 취급작업 시 근로자의 위험 예방대책을 포함한 안전대책이 포함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리브라스 철망 더미에 깔려 뒤로 넘어진 상태로 발견되었던 점, 피해자에 대한 부검결과 사인은 후두부에 가해진 외력에 의한 두개골골절, 뇌출혈 및 뇌좌상이며, 머리 손상에 우선하여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다른 손상이 없는 점 등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피해자는 전도방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로 있던 리브라스 철망이 전도되면서 그에 깔려 사망하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 A, B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거나 벌금형보다 무겁게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 당심에 이르러 법적인 책임을 다투고 있으나 사고 이후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사후적 조치를 취하였다.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유족들을 위하여 합계 3,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 B은 업무를 함에 있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고의 경위, 사고 결과의 중대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되었다는 사정도 없다(피해자의 유족들은 공탁금수령 거부의사를 밝혔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해 피고인 A, B의 연령,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에다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그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은교(재판장) 조순표 김태환
각주1)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2항에 따라 운반,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이 있다고도 판단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