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2. 5. 선고 2024가합12401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및 관계

주식회사 B(이하 'B'라고 한다)는 광디스크 부품 개발 용역 및 제조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B의 부사장으로 재직하였던 자이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중 B가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아 B의 관리인으로서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한 자이다.

나.

원고와 B 사이의 임원선임계약 체결

1)

원고와 B는 2023. 1. 1. B가 원고를 임원(이사)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임원선임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2조 (직위 및 직무)

①

원고의 직위는 이사로 한다.

②

B는 원고에게 B의 경영 및 업무 집행의 일부 권한을 위임하되, 그 책임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1. 당사의 신사업 발굴 및 검증, 진행

2.

신규사업과 기존사업 융합하는 융합사업 발굴 및 검증, 진행

3.

국책연구과제 수주 및 진행

제3조 (계약기간)

①

본 계약의 기간은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로 한다. 단, 계약 기간 중이라도 원고의 사임 또는 해임, 기타의 사유로 중도에 퇴임하는 경우에는 퇴임과 동시에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

제5조 (보수)

①

B는 원고에게 위임사무 처리에 대한 연봉으로 일금 일억삼천만 원(₩130,000,000)을 지급하며,12 분할한 금액인 일천팔십삼만삼천삼백사십 원(₩10,833,340)을 매월 급여지급일에 지급한다.

2)

한편, 원고와 B는 2023. 4. 20. B가 원고를 임원(부사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의 임원선임계약(이하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2조 (직위 및 직무)

①

원고의 직위는 부사장으로 한다.

②

B는 원고에게 B의 경영 및 업무 집행의 일부 권한을 위임하되, 그 권한과 책임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4.

당사의 경영지배인으로서 경영관리 및 사업과 관련된 제반 업무 총괄

5.

회사의 대내·외 경영업무 전반 수행 및 경영 정상화

6.

기타 경영진의 지시에 따른 업무 수행

제3조 (계약기간)

①

본 계약의 기간은 2023. 4. 20.부터 2025. 4. 19.까지로 한다. 단, 계약 기간 중이라도 원고의 사임 또는 해임, 기타의 사유로 중도에 퇴임하는 경우에는 퇴임과 동시에 종료되는 것으로 한다.

제4조 (상호의무)

①

원고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맡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제5조 (보수)

①

B는 원고에게 위임사무 처리에 대한 연봉으로 일금 삼억 원(₩300,000,000)을 지급하며, 12 분할한 금액인 이천오백만 원(₩25,000,000)을 매월 급여지급일에 지급한다.

③

원고가 퇴직시 당사의 경영 정상화 및 안정을 위한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여 공로금 4억을 지급하기로 한다. 단, 원고의 귀책사유로 B에게 민·형사 및 행정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공로금 4억을 지급하지 아니한다.

제7조 (계약의 해지 및 손해배상)

①

다음 각호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중이라도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1.

B 또는 원고가 본 계약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4.

원고가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불법행위 또는 횡령 등 비위행위를 저지른 경우

9.

기타 원고가 B의 신뢰에 현저하게 위반되는 행위를 하거나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때

제10조 (기타)

본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임원인사관리규정 및 관련 규정, B의 경영 관행 또는 당사자 간의 협의에 따른다.

다.

B에 대한 제소청구 및 원고의 소송위임계약 체결

1)

B의 주주인 D은 2023. 12. 19. B에게 'B의 업무집행지시자 E, 대표이사 F, 사내 이사 G, H, I, 감사 J, 전 감사 K 등(이하 'E 등'이라 한다)에게 손해배상청구 등 책임을 추궁하는 소를 제기할 것을 청구하고, 만약 B가 위와 같은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발신인이 직접 E 등을 상대로 상법 제403조 제3항에 근거한 소를 제기할 것임을밝힌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고, 위 내용증명우편은 그 무렵 B에 도달하였다.

2)

원고는 2024. 1. 22. 법무법인 L(이하 'L'라고 한다)와 사이에, B의 E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처리를 위임하는 내용의 소송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은 원고가 L에 지급할 착수보수를110,000,000원으로 정하였고, L가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지대, 송달료, 감정료, 예납금, 보증금, 등사료, 여비 기타 필요한 실비는 그 전액을 원고가 부담하며, 원고가 L에 위 비용에 충당할 110,000,000원을 예치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3)

B는 2024. 1. 22. L 명의의 계좌에 위 착수보수 및 예치금 합계 220,000,000원을 송금하였다.

라.

B의 임원인사위원회 개최

1)

B는 2024. 1. 25. 원고에게 '귀하의 징계(해고)의 건으로 임원인사관리규정 제10조 및 제11조에 의거 2024. 2. 2. 오전 10시에 임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였으니, 귀하는 해당일에 참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기 바란다.'는 취지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2)

B는 2024. 2. 2. 임원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이하 위 임원인사위원회를 '이 사건 인사위원회'라고 한다)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의하였고(이하 '이 사건 결의'라고 한다), 이를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위 서면의 '징계사유'란에는 "원고가 L를 통하여 제기한 소송위임계약은 상법 및 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위법하게 진행되었으며, 또한 내부 규정 및 절차에 따르지 않고 위법하게 거금 2.2억 송금으로 회사에 피해를줌"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마.

B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 등

B는 수원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2025. 3. 24.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위 회생절차에서 B에 대한 임금, 공로금, 퇴직금 명목으로 809,375,000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고, 피고는 위 회생채권 전액에 대하여 이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8호증, 을 제1, 6, 9, 21, 22, 24, 25,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원고는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결의를 통해 B에 고용되었고, B 대표이사의 결재없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B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결의에는 인사위원회 구성 및 소집절차에 관한 임원인사관리규정의 내용을 위반하였고, 2024. 2. 1.까지 원고에게 구체적 징계사유를 통지하지 않았으며, 처음부터 징계결과를 해고로 예정하고 있었던 절차적 하자가 있다. 아울러 원고가 B를 대리하여 체결한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은 적법하고, 그 수임료 또한 적정하여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실체적 하자도 있다. 설령 위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는 이 사건 결의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으로서 무효이다.

2)

설령 원고와 B 사이에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결의에 위임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B의 위임계약 해지에 앞서 본 바와 동일한 절차적 및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결의가 무효라는 결론에 차이가 없다.

3)

따라서 원고는 B에 대하여 공로금, 이 사건 결의일 다음 날인 2024. 2. 3.부터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만료일인 2025. 4. 19.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으로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회생채권을 갖는다.

나.

피고

1)

원고는 B의 부사장이자 지배인으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은 위임계약이라 보아야 한다. 그런데 B는 언제든지 위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에게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서 및 임원인사관리규정에서 정한 위임계약 해지 사유가 인정된다. 또한 위임계약 해지에는 특별한 절차가 요구되지 않고, 설령 요구되더라도 B는 그러한 절차를 충족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과 같은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종료 이후의 기간에 대한 보수 및 퇴직금 채권이 인정될 수 없다.

2)

한편, B는 2025. 3. 24.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으므로 공로금을 지급하기 위한 요건인 '경영 정상화 및 안정'이 충족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과 같은 공로금채권도 인정될 수 없다.

3.

판단

가.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 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0, 15, 16, 18, 28,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B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결의의 통지는 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가 아니라 수임인에 대한 위임계약의 해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가 B와 체결한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서(갑 제1호증)는 그 명칭이 '임원선임계약'일 뿐 아니라, 제2조 제1항에서 원고의 직위를 부사장으로 하고, 제2항에서 B가 원고에게 "경영 및 업무 집행의 일부 권한을 위임"하며, 구체적으로는 "회사의 대내·외경영업무 전반"을 수행할 권한을 부여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B의 조직도(을 제28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부사장이자 경영지배인으로서 대표이사 바로 아래 위치하여 B 전체 부서 및 임직원들의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원고는 2023. 4. 28. 원고의 연봉을 130,000,000원에서 300,000,000원으로 인상하고, 그 사유를 "당사 경영지배인 등기 선임으로 인한 회사의 대내외 경영업무 전반 수행 및 경영 정상화 그리고 사업과 관련된 제반 업무 총괄 담당"으로 하는 내용의 기안서에 전결 처리하는 방법으로 결재를 하였다(을 제10호증).

이와 같이 원고는 대표이사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업무 전반을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②

원고는 B의 이사 및 감사들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속해 있었다. 원고는 위 대화방에서 2023. 9. 26. 대표이사의 이사회 소집통지에 대하여 안건 추가를 요청하였고(을 제15호증), 2023. 10. 6. 직접 이사회 소집을 요청하였으며(을 제18호증), 실제로 B의 2023. 8. 16. 자 및 2023. 10. 11. 자 이사회에 참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원고는 B의 업무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였다.

③

원고는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결의를 통해 B에 고용되었음을 이유로 자신이 근로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등기이사만 회사의 임원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원고가 비등기임원이더라도 등기임원과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으므로(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④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서 제5조 제3항은 "원고가 퇴직시 당사의 경영 정상화 및 안정을 위한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여 공로금 4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일반 직원과는 달리 B의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따라 퇴직금 산정시 재임 매 1년에 대하여 2.5개월분의 지급률이 적용된다(을 제29호증). 이에 따라 원고는등기임원과 동일하게 처우를 받음으로써 일반 직원보다 현저하게 우대한 보수 등의 차별화된 혜택을 받았다.

⑤

회생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등은 공익채권에 해당한다(채무자 회생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 제10호). 그런데 원고는 B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원고에 대한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B의 근로자로서 임금 등 채권을 갖는다는 원고 자신의 주장에 배치된다.

나.

임금 및 퇴직금 채권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민법 제689조는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제1항),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은 임의 규정에 불과하므로 당사자의 약정에 의하여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 그리고 당사자가 위임계약의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하여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과 다른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에게 효력을 미치면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거래의 안전과 이에 대한 각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주의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당사자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에 규정된 바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을 정하였다면, 민법 제689조 제1항, 제2항이 이러한 약정과는 별개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약정에서 정한 해지 사유 및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당사자간 법률관계도 위 약정이 정한 바에 의하여 규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9. 5.30. 선고 2017다5326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7호증, 을 제26, 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B는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이 정한 바에 의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의하여 위 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1)

먼저 해지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제4조 제1항이 원고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맡은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7조 제1항이 원고가 "본 계약사항을 위반하는 경우"(제1호), 원고가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불법행위 또는 횡령 등 비위행위를 저지른 경우"(제4호), 기타 원고가 피고의 "신뢰에 현저하게 위반되는 행위를 하거나 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때(제9호)"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계약 기간 중이라도 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① 원고는 B가 E 등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에 관하여 B를 대표 또는 대리하여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음에도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한 점, ②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 체결 당시 제소청구의 대상이 된 F 등의 이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들이 위 사건에 관하여 소를 제기할지, 소를 제기한다면 소송대리인을 선임할지, 선임한다면 누구를 선임할지 등에 관하여 이사회를 개최하여 결의하는 것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B 경영진 사이에 위와 같은 사항에 관하여 별도로 논의가 이루어진 바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서에는 위임인을 B가 아니라 원고 개인 명의로 하여 원고의 인감이 날인되어 있는 점, ④ B의 계좌에서 L에 지급된 110,000,000원의 착수금은 사건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금액이 과도하고, 인지대, 송달료 등으로 110,000,000원을 예치하기로 하는 약정도 이례적인 점, ⑤ B는 용인시에 본점을 두고 있고, 위 사건에 따른 소가 이 법원에 제기되었는바, B로서는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법무법인인 L를 선임할 만한 이유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 체결 행위는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을 위반하여 B에 손해를 가한 행위 또는 신뢰에 현저히 위반되는 행위로서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이 정한 바에 의한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제10조가 "본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임원인사관리규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B의 임원인사관리규정(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은 임원인사위원회는 간사를 포함하여 7인 이내로 하며, 위원장(대표이사), 위원(이사 이상 임원 중 대표이사가 선임), 간사(대표이사가 별도로 임명한 임직원이 직무 대행)로 구성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는 대표이사 F가 위원장으로, 부사장 M과 상무 N이 위원으로, 경영관리팀장 O이 간사로 참석하였으므로 위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소집절차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10조 제2항은 "위원장은 회의에 부의할 안건을 회의 개최 7일 전에 위원들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B의 대표이사 F가 2024. 1. 25. P, M, O에게 '원고 징계(해고)의 건에 관한 임원인사위원회 개최'를 통지한 사실, 그로부터 7일 이상 지난 2024. 2. 2. 이 사건 인사위원회가 개최된 사실, P이 위 인사위원회에 불참을 통보한 사실, F, M, N, O이 위 인사위원회에 참석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B가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부의할 안건을 회의 개최 7일 전에 위원들에게 통지하였고, 다만 N에게는 P이 위 인사위원회에 불참을 통보하여 대신 참석하게 된 부득이한 사유로 이를 통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소집절차도 적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원고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가 부여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13조는 필요에 따라 관련자를 회의에 출석시켜 충분한 의견 진술이나 증언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B는 2024. 1. 25.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에 따른 참석 요구 및 의견진술 기회 부여 사실을 알렸고, 그 사유를 "귀하의 징계(해고) 건"으로 알린 사실(갑 제5호증), M은 2024. 2. 1. 원고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원고가 L에 220,000,000원을 지급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음'을 이유로 징계한다는 취지를 통보한 사실(갑 제7호증)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B가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린 뒤 인사위원회 이전에 원고에게 구체적인 사유를 통보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해지사유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가 부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한편, 원고는 B의 징계해고의 의사표시에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B는 원고에게 원고와 B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 내지 위임계약을 종료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로서도 그 취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 중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확정을 구하는 부분은 받아들일수 없다.

다.

공로금 채권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청구 중 공로금 채권의 확정을 구하는 부분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는 2023. 1. 1. B와 임원선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을 제6호증), 위 계약은 원고의 업무 범위를 "1. 당사의 신사업 발굴 및 검증, 진행", "2. 신규사업과 기존사업 융합하는 융합사업 발굴 및 검증, 진행", "3. 국책연구과제 수주 및 진행"으로 정하고 있었다(제2조 제2항).

한편, 원고와 B는 위 임원선임계약을 체결한 때로부터 약 4개월 뒤인 2023. 4. 20.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은 "회사의 대내·외 경영업무 전반 수행및 경영 정상화"를 원고의 업무 범위로 정하고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즉, 원고는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체결을 통해 비로소 B의 경영 정상화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원고가 퇴직시 당사의 경영 정상화 및 안정을 위한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여 공로금 40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한다.'라고 정한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제5조 제3항은, 원고가 위 계약을 체결한 뒤 B의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로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B가 2025. 3. 24.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원고가 B의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가 B에 대하여 위와 같은 공로금 채권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②

한편, 이 사건 임원선임계약 제5조 제3항 단서가 '원고의 귀책사유로 B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공로금 400,000,000원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소송위임계약을 체결하여 B에 손해를 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가 B에 대하여 공로금 채권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김경하 소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