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1. 15. 선고 2024가합1764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한국도로공사법에 따라 도로의 설치·관리와 그 밖에 이에 관련된 사업을

하게 함으로써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도로법상 도로관리청의 지위에서 유료도로법에 따른 고속국도 통행료수납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업체 내지 피고에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내지 2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제2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고속국도의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운영자들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고속국도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하였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위 용역계약의 실질은 파견계약에 해당하고 피고는 원고들을 피고가 직접 고용한 근로자와 같이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원고들은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2>

나.

한편,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 그 의무를 불이행하던 상태에서 원고들이 비자발적으로 외주업체를 퇴사하게 되어 피고의 직원으로 전환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므로,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파견법(이하 '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 제3항 본문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이하 위 규정을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고 한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한편,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파견법(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제6조의2 제1항 제4호에서 "사용사업주가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 C은 2007. 9. 20.부터 2009. 12. 31.까지 L에서 근무하였으므로 구 파견법에 따라 피고에게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을 뿐, 피고와 원고 C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는 것이 아니므로, 위 원고의 소 중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다.

살피건대, 피고의 주장은 원고가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그 이행청구권 자체의 존재 확인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그 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 C은 피고에게 고용의무이행청구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닌, 제정 파견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근로자지위확인을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위 원고의 소 중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이 부적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근로자지위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7, 11,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를 별도로 특정하지 않는 한 같다), 제22호증의 4, 5, 제23,2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와 피고 사이에 용역계약이 체결되었고, 그 용역계약이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피고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특히 원고 C은 위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이 시행된 2007. 7. 1. 이후 외주업체라고 주장하는 곳에서 근무를 시작하였고, 위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의하면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청구권을 가진다고 해석될 뿐 직접 고용이 간주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원고의 근로자 지위확인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①

피고가 외주사업체들과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들이 위와 같은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들인지 여부는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들이 제출한 용역계약일반조건, 용역계약특수조건, 과업지시서(갑 제4호증)가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과 관련된 문서인지 여부를 확인할만한 증거는 제출되지 않았다.

②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 중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 기성검사원 제출' 문서(갑 제5호증)는 R회사이 작성한 것이고, '통행료 징수업무 용역대금 청구' 문서(갑 제7호증)는 S회사이 작성한 것이며, 근무편성표(갑 제11호증)는 T회사에서 작성한 것이다. 위 업체들은 일응 피고와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업체들로 보이나,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들이 아닌바 위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들이 피고와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③

원고들은 외주사업체 소속으로 통행료수납업무 등에 종사한 근무자들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된 판결문(갑 제6호증)도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위 관련 소송에서의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들은 이 사건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와 동일한 곳도 아니다(원고 A, B, E이 근무하였던 H의 경우, 위 관련 소송의 U가 근무하였던 H과 업체명은 동일하나, 위 업체가 명칭만 동일한지 실제로 동일한 업체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④

피고는 "원고들이 원용한 관련 소송 판결 내용이나 원고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문서나 자료 등을 근거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건에서 근로자파견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개별 원고별로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였다(2024. 8. 26. 자 준비서면 3면 참조).

피고가 위와 같이 원고들의 입증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이후 'V 영업소 근무편성표' 및 원고들의 근무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고용보험이력 등을 제출하였을 뿐(갑 제14 내지 24호증), 원고들이 근무한 위 업체들이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 등은 제출하지 않았다.<3>

⑤

설령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업체들이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위 업체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하였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원고들은 동료 직원이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으나, 그와 같은 증거만으로 원고들이 그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통행료 수납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원고 A과 원고 E, 원고 B과 원고 D과 원고 C은 각 서로의 근무사실에 대해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갑 제14호증의 1과 제18호증의 3, 제14호증의 1과 제16호증의 2와 제17호증의 5 참조)].

⑥

원고들이 제출한 근무편성표(갑 제21호증)에는 원고 B, C, D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위 자료는 그 기재에 의하더라도 어떤 업체의 어느 영업소에서몇 년도에 작성된 것인지 알 수 없고, 담당자와 사무장의 날인 등 결재가 되어 있지도않으므로, 위 자료만으로 원고들이 원고들 주장과 같은 기간 고속도로 영업소에서 근

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⑦

한편, 원고 A, E, G가 제출한 사진(갑 제22호증의 4, 5, 제23, 24호증)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고속도로 영업소에서 근무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한다. 그러나 위 사진에 의하더라도 위 원고들이 언제 어느 외주사업체에 소속되어 고속도로 영업소에서 근무한 것인지 알 수 없다.

⑧

설령 원고 A, E, G와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 하더라도, 위 원고들은 모두 2010. 7. 15.부터 2013. 11. 10. 사이에 외주사업체에서 퇴사하였고, 위 각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24. 6. 2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원고들의 청구는 실효의 원칙에 위반되어 받아들일 수 없다.<4>

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였거나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설령 원고 A, E, G와 피고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된다고 하더라도 위 원고들은 임금 등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와 관련하여 적용되는 피고 소속 '조무원'의 연도별 임금테이블을 제출하라는 2025. 6. 20. 자 석명준비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실효의 원칙 적용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금액 자체를 계산할 근거가 되는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민(재판장) 김경하 소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