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 생)는 2021. 6. 23. 12:15경 주식회사 C(D 물류센터) 소속 근로자로서 원고 차량을 운전하여 사업장 인근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구매하기 위하여 도로에서 정차중이었는데 지나가는 차량이 원고 차량의 측면을 치고 지나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재해'라고 한다)를 당하였고, 원고는 이로 인하여 상병명 '요추부 염좌 및 긴장'(이하 '이 사건 기승인 상병'이라 한다)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은 후 2021. 7. 28.까지 요양 후 치료 종결하였다.
원고는 2021. 12. 2.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 마비, 마비성 보행, 근근막통증후군 (상세불명 부분), 보행 및 이동의 기타 및 상세불명 이상'을 진단받고 2023. 6. 20. 피고에게 이 사건 재해와 관련하여 추가상병명을 위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 마비, 마비성보행, 근근막통증후군(상세불명 부분), 보행 및 이동의 기타 및 상세불명 이상'(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하여 재요양 및 추가상병 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2023. 7. 11. 열린 자문의사회의에서 이 사건 상병과 이 사건 재해와의 인과관계 인정되지 않고 재요양도 인정되지 않음'이라는 심의결과에 따라 2023. 7. 25. 원고에게 재요양 및 추가상병 불승인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근로복지공단이사장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11월경 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0호증, 을 제1 내지 20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미 발병한 후 추가로 발견된 것이거나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병한 이 사건 기승인 상병을 원인으로 하여 새로 발병한 것 으로서 추가상병 인정 및 재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한 추가상병 요양은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나 그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실시하는 요양이므로, 추가상병과 업무상의 재해 또는 당초 승인받은 상병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이 경우 그 인과관계에 관하여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이 법원의 E협회 의료감정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미 발병한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라거나, 이 사건 기승인 상병으로 인하여 새로 발병하여 재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신청 상병에 대한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 마비(Hereditary Spastic Paraplegia, 이하 'HSP'라 한다)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상염색체 우성 혹은 열성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적으로는 양측 하지의 강직(spasticity)과 그로 인한 보행장애를 특징으로 하며, 질환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직은 대개 양쪽 하지에서 나타나며 유전학적 특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증상이 악화되면 독립적 보행이 어려워지고 빈뇨(urinary frequency) 등의 배뇨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또한 하지 강직 및 보행장애로 나타나는 경우를 '순수형(pure) HSP'라고 하는 반면, 그 이외의 증상으로 시각장애, 감각저하, 인지기능 저하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를 '복합형(complex) HSP'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재해 발생일(2021. 6. 23.) 이후 좌측 하지에서 더 두드러지는 강직 및 이에 따른 보행 불편을 호소하였고 2021. 12. 2. 이후 HSP 등을 의심하여 전기진단학적 검사, MRI 등 영상검사 및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뚜렷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의료기간 진료기록부에서 '강직성 보행'이라는 소견이 확인되고 신체검사상 심부건반사 항진(hyperreflxia)이 공통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병원마다 기술의 차이는 있지만 하지(특히 좌측)에서 심부건반사 항진이 뚜렷하고 상지에서도 부분적으로(심부건반사 항진이) 관찰된다는 기록이 있다. 척수 MRI 등 영상검사에서 강직성 보행을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병변(lesions)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HSP라는 진단명은 임상 증상 및 경과에 근거하여 제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고에게 HSP의 주요 원인 유전자인 SPG4, SPG3A를 포함한 총 58종의 HSP 관련 유전자 변이 검사가 시행되었으나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유전자 검사는 HSP 진단에 도움이 되나 현재 알려진 HSP 관련 원인 유전자는 80종 이상으로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58종 패널검사에서 음성이더라도 HSP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진료기록부를 참고할 때 원고의 보행 불편 및 통증 등은 최소 1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판단되고 만성기(chronic phase)에 접어든 상태로 보인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보행장애의 원인과 무관하게 임상적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판단된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 재해 이전에는 일상생활 및 운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이 사건 재해 이후 수개월 내에 급격한 강직과 보행장애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HSP의 일반적인 임상 경과(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와는 상이한 소견으로 볼 수 있다.
정리하면 본 사안에서 원고에게 HSP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임상 경과 및 발현 양상으로 보아 HSP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원고의 가족력상 큰누나에게 뇌전증이 있고 큰아버지 자녀 3인 중 1인(딸)에게 보행장애가 있다고 기술되어 있으나 뇌전증과 강직성 보행장애 사이에 의학적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부친과 큰 아버지에게서 원고와 같은 보행장애가 관찰되지 않는다면 원고의 보행장애를 유전적 가족력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가족력이 이 사건 상병의 발명과 의학적으로 연관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본 사안은 평소(이 사건 재해 이전) 일상생활 및 운동에 특별한 문제가 없던 원고가 이 사건 재해 이후 강직으로 인한 보행장애를 호소하는 사례로 이 사건 재해와 증상 발생 간 시기적 관련성(temporal relationship)은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 사건 재해는 비교적 경미하였고 척수 또는 그외 MRI 및 전기 진단검사 등에서 강직을 초래할 수 있는 구조적 · 기능적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의학적 · 논리적으로 이 사건 재해(교통사고)가 강직성 보행장애를 직접 초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casual relationship의 부재).
(5 원고는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요추부 염좌 및 긴장 진단 하에 약 37일간 통원 요양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통상적인 요추부 염좌 및 긴장은 연부조직(근육, 인대 등)의 미세 손상에 해당하고 대부분 수주 내에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에 대한 임상경과를 고려할 때 이 사건 재해 이후 수개월이 지나서야 하지의 강직과 보행장애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재해 당시의 손상이 신경학적 후유를 초래할 정도의 수준이었음을 시사하는 영상학적 또는 전기진단학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해로 인한 요추부 염좌 및 긴장이 이후의 강직성 보행장애 또는 HSP의 발병과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본 사안에서 급성 외상(요추부 염좌, 긴장)이 강직성 보행장애 또는 HSP를 유발하였다고 볼 직접적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외상과 이 사건 상병 간 인과관계는 인정되기 어렵다.
피고 자문의사회 심의결과는 이 사건 재해와 이 사건 상병의 인과관계 인정되지 않고 재요양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내용이고,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이 사건 재해 직후 제출된 영상에서 척수손상에 의한 증상은 확인되지 않고, 진단명 자체가 명확하지 않으며, 외상과의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소견으로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재해 및 이 사건 기승인 상병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재요양 인정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감정의는 이러한 피고 자문의사회및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의 판단은 의학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는 소견이다.
위와 같은 이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에 의하면,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자연적인 진행속도를 넘어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이 사건 재해와는 관련이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이 사건 재해로 인하여 이 사건 기승인 상병과 함께 이미 발병하였다거나 이 사건 기승인 상병으로 인하여 새로 발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 자문의와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들 역시 공통적으로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하여, 이 사건 상병이 외상인 이 사건 재해 및 이 사건 기승인 상병과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앞서 본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의 의학적 소견과 일치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태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